정치

연초부터 '한국 때리기'..판 키우는 아베 속셈은 [뉴스+]

김청중 입력 2019.01.06. 18:17 수정 2019.01.06. 22:05

새해 벽두부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 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베 총리는 6일 신년 대담 성격의 'NHK 일요토론 프로그램'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기업 자산 압류 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제법에 비춰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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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기 사건에 강제징용까지 / 한·일 '강제징용 갈등' 재점화 / 초계기 사건 진실게임 양상 번지자..강제징용자 문제로 공격 루트 바꿔 / 외국 판결 비판 내정간섭 부담 불구..직접 갈등 부추기며 국내정치 이용
새해 벽두부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한국 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악화일로인 한·일 관계의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4일 일본 보수의 성지로 알려진 이세(伊勢)신궁을 참배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아베 총리는 6일 신년 대담 성격의 ‘NHK 일요토론 프로그램’에서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기업 자산 압류 문제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한국 대법원의) 판결은 국제법에 비춰 있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의 우리 광개토대왕함 근접위협 정찰비행 사건을 둘러싼 한·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강제징용 문제를 재점화한 것이다.

일본 정상이 외국의 사법부 판결을 비판하면 내정간섭의 소지가 있는 부담에도 아베 총리는 대법 판결을 직접 거론함으로써 한·일 마찰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초계기 사건이 양국의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갈등 확대가 여의치 않자 주공(主攻) 루트를 강제징용 문제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정권은 북·미 대화 이전에는 북한 위협을 국난(國難)으로 규정하면서 일본 국민을 뭉치려 했다. 올해 강력한 개헌 드라이브를 위해서는 지지층의 확대·결집이 필요하지만 지난달 오히려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이다. 2012년 취임 후 특유의 한국 경시(輕視) 외교를 전개해온 아베 총리는 국난의 주체를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꿔 국내 정치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앞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및 가족들이 미쓰비시 중공업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승소한 뒤 기자회견을 하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관련해 일본 신일철주금(新日鐵住金) 관련 피해자들의 변호인단이 지난해 12월31일 신일철주금과 포스코의 합작회사인 PNR의 한국 내 자산에 대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미쓰비시(三菱)중공업 관련 피해자 측도 기업 측이 협의에 불응하면 압류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이와 관련해 NHK 방송에서 국제법에 근거해 의연한 대응을 취하기 위해 구체적 조치에 대한 검토를 관계 성청(省廳·부처)에 지시했다고 밝혀 일본 대응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본 측은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절차에 앞서 1965년 한·일 청구권·경제협력협정에 따른 중재위원회 회부를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협정은 이 협정과 관련한 분쟁이 외교 경로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양국 합의 절차에 따라 중립적인 중재위에 회부해 논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우리 법원이 압류절차에 따라 일본 기업에 자산보전 조치를 통보할 경우 정부 간 협의를 요청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ICJ 제소는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아 국제적으로 한국 흠집 내기 이외에는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개토대왕함 근접 비행한 日 초계기 일본 방위성이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한 영상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가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 주변에서 근접 비행하고 있다. 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처,연합뉴스
조난 선박 구조작전 중인 광개토대왕함 모습(위). 잠시 후 저고도로 진입한 일본 초계기(아래, 노란 원). 국방부 유튜브 캡처
독도, 일본군위안부, 강제징용 문제에 초계기 사태가 얽히고설키면서 한·일 관계 호전은 당분간 어렵게 됐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3·1 독립만세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한국 내에서도 일본의 압박에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일본의 초계기 문제 도발이 한·일 국방 당국 간 감정 대결로 이어지면서 안보협력 복원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특히 오는 8월 말 1년 재연장 여부를 결정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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