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줄이기 역행하는 쿠팡 '로켓프레시'

대형 스티로폼 박스 사용비중↑
자체 수거 시스템도 도입 안해

쿠팡 로켓프레시를 이용해 주문한 신선식품 김아름기자

쿠팡의 신선식품 새벽배송 '로켓프레시'가 플라스틱·일회용품 줄이기 정책에 역행하고 있다. 주문량에 비해 과도하게 큰 스티로폼 박스를 사용하는데다 회수 시스템도 갖추지 못해 택배 쓰레기가 지나치게 많이 나온다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부터 '쿠팡 로켓와우 로켓프레시' 서비스를 시작했다. 로켓프레시는 채소·고기·계란 등의 신선식품을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배송해 주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로켓와우 클럽 가입자를 대상으로 서울·경기·인천 지역에서 서비스 중이다. 주문 후 몇 시간 내로 제품을 받아볼 수 있어 1인 가구와 가정주부를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일부 사용자를 중심으로 소량의 제품을 주문할 때에도 대형 스티로폼 박스에 담겨 와 택배 쓰레기가 지나치게 나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티로폼은 분리수거가 가장 까다로운 용기 중 하나다. 지난해 '분리수거 대란' 때는 분리수거 업체들이 "스티로폼은 수거할수록 손해"라며 수거를 거부하기도 했다.

실제 로켓프레시를 이용해 신선식품을 주문했더니 스티로폼 박스의 90%가 완충 비닐과 아이스팩으로 채워져 있었다. 반면 티몬 슈퍼마트를 이용해 주문한 제품들은 스티로폼 박스 대신 은박 보냉팩에 포장돼 있었다.

당일 배송이 가능한 슈퍼마트를 운영 중인 티몬의 경우 스티로폼 박스 대신 냉장차량과 은박보냉팩을 이용해 신선식품을 배송하고 있다. 쿠팡도 일부 제품에 은박보냉팩을 사용하고 있지만 스티로폼 박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신선도와 안정성 문제로 스티로폼 용기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다른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스티로폼·아이스팩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부터 아이스팩을 자체적으로 수거하는 '북극곰은 아이스팩을 좋아해' 캠페인을 진행, 지난 5개월간 18만5000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했다. 로켓프레시와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마켓컬리는 배송 때 사용한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을 다음 주문 시 수거한다.

업계에서는 스티로폼 용기를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주문량을 고려해 소형 박스를 이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배송되는 제품과 포장 박스를 보면 포장 편의를 더 고려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특성상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을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며 "현재로서는 스티로폼 박스 수거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아름기자 armi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