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가이드 폭행, 접대부 요구..예천군의회 국제망신

김정석 입력 2019.01.07. 00:04 수정 2019.01.07. 06:3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연말 미국·캐나다 연수 때 추태
캐나다 경찰 조사까지 받아
7박10일 일정 상당 부분 관광성
부의장 사과·사퇴에도 파문 확산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연수를 떠난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현지에서 가이드를 폭행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자유한국당)은 사과하고 부의장직에서 사퇴했다.

6일 예천군의회 등에 따르면 예천군의회 의원 9명 전원과 의회 사무국 직원 5명 등 14명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29일까지 7박 10일간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해외연수를 떠났다. 미국 볼티모어 시청·시의회와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캐나다 오타와 시청·시의회, 몬트리올 시청·시의회를 방문하는 연수였다. 1명당 442만원씩 총 6188만원의 예산을 썼다.

연수 나흘째인 12월 23일 문제의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오후 6시쯤(현지시각) 캐나다 토론토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다른 장소로 가기 전 버스 안에서 술에 취한 박 부의장이 가이드 A씨를 주먹으로 때려 다치게 했다. 당시 버스 운전기사가 경찰에 신고했고 박 부의장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가이드의 의사에 따라 박 부의장이 연행되지는 않았다. 피해를 본 가이드는 예천군 의원들의 중재로 약 5000달러를 받고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박 부의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4일 예천군의회에서 박 부의장은 “모든 것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고 가이드에게 사죄한다.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당적 관계는 당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형식 예천군의회 의장도 “군민 여러분께 너무나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일부 군의원들이 연수 기간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가 달라’는 등 요구를 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숙소에서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다른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해외연수에 외유성 일정이 다수 들어간 것도 비판을 샀다. 이번 해외연수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자연사 박물관, 나이아가라 폭포,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인 캐나다 퀘벡 쁘띠샹플랭 거리, 아브라함 대평원 등 관광명소를 견학하는 일정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예천군의회 측은 “자연유산과 관광자원 개발과 보존실태, 도심재생, 다양한 복지 운영 정책 등을 파악해 지역 실정에 맞는 운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장단이 사과하고 부의장이 사퇴했지만 비난 여론은 여전히 거세다. 보수성향 시민단체 ‘활빈단’은 6일 논평을 내고 “지방의회의 무늬만 선진 견학인 외유성 의원 해외 연수에 제동을 걸 때”라며 “일부 지방의원들의 품위를 망각한 저질 추태와 청렴위반 등 일탈행위를 암행감시를 통해 적폐청산 차원에서 강력하게 제재하고 사안별로 관할 검찰·경찰에 수사 의뢰·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의 수사 의뢰나 고발이 접수되면 국제적 망신을 산 예천군의회의 가이드 폭행과 여성접대부 논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예천=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