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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단독]현역이 모자란다..산업요원 2000명 축소, 의경 3년 뒤 폐지

이근평 입력 2019.01.07. 16:28 수정 2019.01.08.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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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절벽에 복무기간 단축 겹쳐
2023년부터 병력 부족 예상
전환·대체복무 정원 줄이기로
현역 판정률 높이는 방안도 검토
기찬수 병무청장(왼쪽 네번째)이 지난해 8월 병역지정업체인 ㈜디바이스이엔지를 방문해 근무 중인 산업기능요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군 대체복무 중 하나인 산업기능요원 배정 인원을 지난해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였다. 또 의무경찰 등 모든 전환복무는 2021년까지 단계적 감축을 거쳐 2022년부터 배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산업기능요원, 의무경찰 등 전환ㆍ대체복무 정원을 대폭 줄여나가면서 이들을 현역병으로 돌린다는 의미다. 이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2023년 이후 병력 부족이 예상됨에 따라 마련한 대응책이다.
7일 국방부에 따르면 2017년과 2018년 6000명씩 배정되던 산업기능요원은 올해 4000명 규모로 축소됐다. 산업기능요원은 공익법무관·전문연구요원·승선근무예비역·예술체육요원·공중보건의사·징병전담의사·공중방역수의사와 함께 군의 대체복무에 속한다. 지난해 1만1460명 등 배정인원이 매년 1만명 이상이던 이들을 올해는 9323명으로 줄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매년 4000명이 배정되던 산업기능요원은 지난 2년간 현역병의 입영적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배정인원이 6000명으로 늘어났지만 올해부터는 원래 인원으로 되돌아간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지난해 3월 의경들이 마스크를 낀 채 집회 질서유지 근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무경찰ㆍ의무소방ㆍ해양경찰 등 군의 전환복무는 폐지 수순에 들어간다. 2017년 1만4806명, 2018년 9624명이었던 의경 배정인원은 올해 8328명으로 줄었다. 군 당국은 또 해양경찰과 의무소방의 올해 배정인원은 각각 1300명과 600명으로 2017년, 2018년과 같은 규모이지만 2022년부터는 배정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해양경찰과 의무소방은 행정안전부 등 관계 부처가 대체인력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올해 유예기간을 줬다”며 “3개 전환복무 모두 2022년에는 충원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알렸다. 이로써 기존 인원이 복무를 마치는 2023년이 오면 전환복무는 완전 폐지된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정부가 전환·대체복무 배정인원을 대폭 줄이는 이유는 병력 자원이 부족해지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복무기간 단축까지 겹치면서 2023년 이후엔 병력 유지가 어려워진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조홍용 경남대 교수가 2017년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국방정책연구’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2022년부터는 입영가능한 현역자원 규모가 병사 소요보다 부족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까지 전체 병력을 52만2000명으로 감축해도 그렇다는 결과다. 이 논문에 따르면 한해 병사소요는 20만 2526명인데, 입영가능자원은 2022년 19만3829명으로 급격히 줄어든다. 이후 2023년 17만9265명, 2024년 17만7375명, 2025년 16만3767명으로 ‘병사 소요>입영가능자원’인 상태가 계속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정부가 전환복무 완전 폐지 시점을 2023년으로 잡은 건 이같은 예측 결과들 때문이다. 군 당국은 약 2만9000명에 달하는 전환복무인원을 없애면 그만큼 현역병을 확보할 수 있어 병력 유지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산업기능요원 등 대체복무 인원 2만9000명을 줄이면서 병력 수급에 도움이 될 것으로도 기대한다. 이미 국방부는 지난해 8월 “대체복무자는 필요한 수준에서 최소한으로 유지하도록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기능요원의 경우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우려된다”며 “일시적으로 늘렸던 산업기능요원 배정인원을 올해 기존 규모로 되돌리면서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병력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현역병 판정률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82% 수준인 현역병 판정률을 87%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다. 해당 판정률을 조정해 병력 자원을 관리한 선례도 있다. 2015년부터 현역병들의 입대 적체가 심해지자 군 당국은 신체검사 기준을 높여 현역 자원을 줄였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병 판정률을 높이는 데는 이때 조정한 판정 기준을 정상화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전체 병력 중 유급지원병 등 간부 비율을 높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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