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삼성 총수 일가,회삿돈으로 자택에 수영장·자동차 경기장 공사

김한솔 기자 2019. 1.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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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정의당, 제보자와 함께 기자회견 열어 공개
ㆍ삼성물산 측 "전혀 사실 아냐...하자 발생해 보수한 것"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뿐 아니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택 공사비도 대납했다는 시공업체 대표의 증언이 나왔다. 삼성물산이 이 회장의 자택 공사비 33억원을 대납한 사실은 검·경 수사로 확인돼 관련 임직원이 기소됐지만 이 사장의 자택 공사비도 삼성물산이 대납했다는 폭로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오른쪽 두번째)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물산의 이건희 회장 일가 자택 공사 비용 대납에 관한 기자회견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건희 회장의 자택 뿐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의 자택에서도 삼성물산과 에버랜드의 자금으로 개축 및 증축 공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왼쪽 세번째)가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물산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일가 자택 공사 비용 대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는 정의당 이혁재 공정경제민생본부 집행위원장, 가장 오른쪽이 정의당에 이 내용을 제보한 ㈜지스톤엔지니어링의 곽상운 대표다. 연합뉴스

정의당에 이 내용을 제보한 이는 ㈜지스톤엔지니어링의 곽상운 대표다. 곽 대표는 2005년부터 삼성물산과 거래 관계를 맺고 30여건의 공사를 진행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스톤엔지니어링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한남동 총수 일가 자택의 방수와 콘크리트 결함 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공사의 재료 개발 실험에 동원됐다”며 “㈜지스톤엔지니어링이 처리한 공사비용 전액은 삼성에버랜드와 삼성물산, 또는 ㈜계선을 통해 정산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계선은 삼성물산의 공사비 대납으로 문제가 된 이 회장 자택 인테리어를 진행한 업체다.

곽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세금계산서, 자신이 공사를 맡은 이부진 사장 자택의 실내 연못 사진, 이 사장 자택 내 수영장 신축과 관련한 방수 실험 사진, 방수 실험을 진행해 달라는 삼성물산의 메일 전문, 삼성물산 사장이 직접 검토했다는 수영장 도면 등을 공개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택에 있는 실내 연못 공사 사진. 정의당 제공

곽 대표는 사진과 세금계산서를 하나하나 직접 살펴보며 내용을 설명했다. 곽 대표는 이 사장 자택 실내 연못 공사 사진에 대해 “면적이 한 25미터가 되는데, 그 방수공사를 잘못한 것을 제가 처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속 창문의 유리 등에 대해서는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1.2㎝짜리 특수 강판이고, 이것은 3중 방탄 유리, 문은 유압으로 작동되는 특수문”이라며 “시공에는 일본 기술자들이 상당 부분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수영장 공사를 위해 실험을 하는 과정을 찍은 사진. 정의당 제공

곽 대표는 “이부진 사장 자택에 수영장을 신축했는데, 지상 4층·지하 2층 중 지하 2층에 수영장을 만들었고 제가 그 수영장 방수 관련 실험에 동원됐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모든 (방수 관련) 실험 항목이 특정되어서 한 3페이지 정도 된다”며 “리움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코너에 있는 빌딩 지하에서 한 3개월간 이렇게 실험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스톤엔지니어링의 곽상운 대표가 “삼성물산 사장이 직접 검토했다”고 주장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수영장 도면. 정의당 제공

곽 대표는 수영장 도면에 대해 “도면 검토자는 삼성물산 사장”이라고 말했다.

곽 대표가 2013년 이 사장의 수영장 공사를 하고 같은 해 2월25일자로 삼성물산에서 발급받은 전자세금계산서에는 공급가액과 세액을 합해 770만원이 기재돼 있다.

㈜지스톤엔지니어링의 곽상운 대표가 8일 공개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자택 수영장 공사를 한 뒤 받은 전자세금계산서. 정의당 제공
㈜지스톤엔지니어링의 곽상운 대표가 8일 공개한 삼성 이건희 회장 전용 자동차 경기장에서 기 시공된 교량의 외관 및 방수 공사를 진행한 뒤 받은 전자세금계산서. 정의당 제공.

정의당 이혁재 공정경제민생본부 집행위원장은 “정의당은 삼성 총수 일가의 자택 공사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측은 “정상적으로 수주해 공사를 했는데, 하자가 발생해 보수를 한 것 뿐”이라며 “공사비를 대납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삼성물산 측은 “이 사장 자택 연못의 경우 하자가 발생해 보수를 했고, 다른 경우에도 하자 발생시 당연히 시공사가 보수를 한다”고 말했다. 또 “제보자가 주장하는 수영장 시공의 경우 수영장 리모델링 공사 수주를 받기 위해 방수 관련 실험을 진행했지만, (이 사장이) 수영장을 짓지 않겠다고 해 공사 자체가 없었던 일이 되었다”고 했다. 이 회장의 자동차 경기장에 대해서도 “공사를 완료했는데 하자가 발생해 보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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