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의원 박종철 '무차별 폭행' 확인.."동료 의원도 말리지 않아"

백경열 기자 2019. 1. 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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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54)이 국외연수 중 가이드를 폭행할 당시 다른 의원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54)에게 폭행을 당한 가이드 ㄱ씨가 언론에 공개한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안동MBC 보도 영상 갈무리

9일 안동MBC가 입수해 공개한 버스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박 의원이 지난달 23일 오후 6시14분(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의 한 도로에 정차하고 있던 버스 안에서 50대 한국인 가이드 ㄱ씨의 얼굴 등을 주먹으로 때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당시 버스 뒷자리에 누워 있던 박 의원은 일어나자 마자 버스 앞쪽에 앉아 있던 ㄱ씨에게 다가갔다. 이어 오른손 주먹으로 가이드의 얼굴을 때렸다. ㄱ씨는 고통스러워하며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지만, 박 의원은 다시 ㄱ씨에게 주먹을 날리고 팔을 비틀었다.

하지만 이형식 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다른 의원들은 이러한 상황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 현지 버스기사가 나서서 박 의원을 말리자, 이 의장도 나섰다. 이후 박 의원은 이 의장도 밀어서 넘어뜨렸다. 박 의원은 폭행 논란이 처음 불거지자 “손사래를 쳤는데 이에 ㄱ씨가 맞았다”고 해명한 바있다.

폭행을 당해 안경이 부서지고 얼굴에서 피를 흘리게 된 ㄱ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911에 신고했다.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ㄱ씨는 얼굴에서 안경 파편을 끄집어내는 등 2~3주가량 치료가 필요한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 출마할 당시 박종철 의원의 선거벽보. 그는 자유한국당 신분으로 선거에 나가 당선됐으며, 폭행 사건이 불거지자 최근 탈당했다.|홈페이지 갈무리

경찰은 지난 8일 ㄱ씨에게 사건 정황을 묻는 e메일을 보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수를 다녀온 의원 중 8명과 사무국 직원 5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ㄱ씨에게서 미국 현지 진료기록이 적힌 서류를 확보했다. 다만 한국의 ‘진단서’ 개념은 아니다”면서 “또 피해 모습이 찍힌 사진 등을 근거로 국내 의료진에게 별도의 소견서를 받아 피해 정도를 확인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폭행치상’ 또는 ‘상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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