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맥도날드 패티에서 에폭시 조각 나와, "이미 상당량 판매"

안규영 구자창 기자 입력 2019.01.09. 19:01 수정 2019.01.09. 21:30

맥도날드가 판매한 새우버거 패티에서 길이 1~2㎜의 에폭시 재질 플라스틱 이물질 2개가 발견돼 보건 당국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초 맥도날드의 새우버거 패티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다는 소비자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맥도날드 측은 식약처에 "새우 원재료를 공급하는 태국 공장에서 새우를 바닥에 널고 세척하던 중 에폭시 성분의 바닥재 조각이 혼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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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원료공장 바닥재로 확인
맥도날드 새우버거에서 발견된 에폭시 재질 플라스틱 조각(원 안). 독자 제공

맥도날드가 판매한 새우버거 패티에서 길이 1~2㎜의 에폭시 재질 플라스틱 이물질 2개가 발견돼 보건 당국이 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조사 결과 이물질은 새우 원재료를 제조하는 태국 공장의 바닥재 조각으로 밝혀졌다. 에폭시는 몸에서 녹을 경우 내분비계를 교란시킬 위험이 있다.

맥도날드 측은 같은 공정에서 생산된 햄버거 패티를 이미 상당량 판매한 상태였지만 소비자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다. 문제를 제기한 소비자에게 “선처를 부탁드린다”며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초 맥도날드의 새우버거 패티에서 플라스틱 조각이 나왔다는 소비자 신고를 받고 조사에 나섰다. 맥도날드 측은 식약처에 “새우 원재료를 공급하는 태국 공장에서 새우를 바닥에 널고 세척하던 중 에폭시 성분의 바닥재 조각이 혼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난달 말 맥도날드의 납품업체로부터 이물질 혼입을 인정하는 확인서를 받았다”며 “인체 유해성을 고려해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폭시는 내부 코팅제나 접착제 등에 사용된다. 대부분 비스페놀A라는 내분비계 교란 물질을 포함한다. 인체에 유입된 에폭시 조각이 그대로 빠져나가지 않고 몸 안에서 녹을 경우 생리불순이나 기형아 출산 등 호르몬 이상 문제를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맥도날드는 문제가 된 패티와 같은 날짜에 제조된 다른 패티들이 이미 상당량 팔렸음에도 소비자에게 공지하지 않았다. 사후 대응이 부실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원재료를 대량 제조하는 과정에서 에폭시 조각이 혼입된 만큼 다른 새우버거 패티에도 들어갔을 우려가 있다. 그러나 이물질을 신고한 고객이 “어린 아이도 먹는 음식인데 문제를 공론화해야 하지 않느냐”고 하자 맥도날드 측은 “패티에서 플라스틱이 나왔다는 다른 신고가 들어온 적이 없다. 고객(신고자)님 버거에만 들어갔을 확률이 높아 따로 공지하진 않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사건 축소 시도도 있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신고자에게 “문제가 된 패티와 함께 제조된 다른 패티는 이미 전량 판매돼 회수할 수 없다”며 “고객님이 공론화하지 않는다고 죄책감을 느낄 필요 없다. 선처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신고자를 접촉한 직원이 잘못 알고 있었다. 문제 여지가 있는 패티가 남아 있어 납품업체에 반품했다”고 했다.

식약처가 이물질이 혼입됐다는 결과를 내놓아도 맥도날드는 제재를 받지 않는다. 현행법은 음식 재료에 이물질이 발견됐을 경우 판매자가 아닌 납품업체가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모든 원재료를 납품받아 단순 재가공한 뒤 판매한다. ‘식품 안전 관리의 외주화’로 책임을 회피하는 셈이다.

맥도날드는 2017년 ‘햄버거병 사태’에서도 장출혈성대장균 오염 우려가 있는 소고기 패티를 판매했지만 납품업체 책임으로 돌려 처벌받지 않았다. 햄버거병 피해자 측 황다연 변호사는 “맥도날드는 여러 안전 관리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외국 제조공장부터 납품업체, 배달업체 등 단계를 나눠놨다”며 “판매자에게도 책임을 묻도록 당국이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규영 구자창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