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해외 연수 간다더니..CCTV에 드러난 지방의회 출장의 민낯

최창봉 2019. 1. 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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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며칠 째 논란인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 모습입니다.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는 장면이 버스 CCTV에 그대로 담겼습니다.

"손사래를 치다가 손톱으로 긁은 정도"라는 게 박종철 의원의 해명이었는데, 더 들을 필요가 없겠죠.

예천군의회는 오늘(9일), 박 의원을 제명하기로 했고,

경찰도 이르면 주말에 박 의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입니다.

연수 비용 6천여만 원도 반납 조치됐습니다.

이런 사례까진 아니더라도 지방의회 의원의 외유성 출장 문제, 새삼스러운 일은 아닙니다.

올해 관련 예산은 2년 전보다 30% 가까이, 1인당 평균 출장비도 27%나 늘었습니다.

선진지역 시찰 등이 명목인데 과연 그럴까요?

지금 이 시각, 해외 연수를 나가 있는 한 지방의회 의원들이 현지에서 뭘 하고 있는지, 보시고 판단해보시죠.

먼저 최창봉 기자입니다.

[리포트]

중년 남성 여러 명이 관광용 전차에 올라탑니다.

성곽 주변을 둘러보며 사진을 찍고, 모형 선박에 올라 카메라 앞에서 자세를 잡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관광객 모습입니다.

6박 8일 일정으로 태국과 미얀마를 찾은 전남 화순군 의회 의원 5명이 태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늘(9일) 이곳을 찾았습니다.

[정명조/화순군의회 부의장 : "(관광지인데 어떻게 연수 일정에 들어가 있는 거죠?) 저희들 일정에 들어가 있으니까 소화를 시키고 있죠...관광지화 돼 있는 걸 벤치마킹하기 위해서."]

이들이 제출한 계획서를 살펴봤습니다.

방콕과 양곤의 지방의회 제도를 파악하고 주민소통 관련 자료를 모으겠다, 관광자원 관리 실태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해 뒀습니다.

그런데 단 두 곳을 빼고 6박 8일 일정 대부분이 관광지였습니다.

화순군의회 다른 의원 4명은 지금 터키에 가 있습니다.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를 돌아보는데, 업무 관련 일정은 찾아보기 힙듭니다.

이들은 석 달 전에는 홍콩과 타이완을 다녀왔습니다.

이때 작성된 연수보고서입니다.

"다양한 먹을거리가 야시장의 가장 큰 매력", "한국과 타이완이 과거엔 매우 가까운 관계" 등 단순한 감상 수준에 그칩니다.

이들 의원들이 취임 후 6개월간 두 차례 국외출장에 들인 경비는 모두 7000만 원.

10억 원이 조금 넘는 화순군 의회 예산 가운데 7% 가량이 외유성 출장에 쓰인 겁니다.

KBS 뉴스 최창봉입니다.

* 지방의회 해외 출장비(자료:중앙일보)

최창봉 기자 (ceric@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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