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번호 알려주는 앱 써봤나요.. "멋지게 사표 던질거야" [출근길]

강영신 기자 2019. 1. 1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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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복권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7년 로또 판매액은 약 3조7948억원으로 추산된다. 하루 평균 104억원어치가 팔려나간 셈이다. 로또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부터는 인터넷으로도 로또 구매가 가능해져 시장 전망이 더 밝다는 분석이 나온다. 머니S는 로또 열풍을 들여다보고 로또 명당과 당첨번호 분석 앱을 통해 ‘인생역전’에 도전해봤다. <편집자주>

[로또의 세계-르포] ③ 로또 번호생성 앱 써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팍팍한 삶의 탈출구를 찾을 때 제일 먼저 떠올리는 건 단연 로또 복권일 것이다. 갈수록 먹고사는 일이 힘들어지면서 로또 구매자도 급증하는 추세, 이에 예상당첨번호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로또는 단순 확률게임이 아니라 ‘당첨패턴’이 존재하는 과학의 영역일까. 번호생성앱은 후자가 맞다는 전제 아래 다양한 분석자료를 토대로 번호를 제공한다. 기자는 로또 번호생성앱을 직접 사용하며 퇴사의 꿈을 키워봤다.

‘마지막 기사’ 다짐하며 로또 번호생성앱 사용
기획회의에서 ‘로또’ 아이템이 나오고 번호생성앱 체험기를 담당하게 됐을 때 '마지막 기사'가 될 것임을 직감했다. 따라서 처음의 기사 제목은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였다. 로또 1등에 당첨된다는 징표는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지만 기자의 믿음은 확고했다.

비장한 마음으로 애플 앱스토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로또번호생성 앱을 4개 내려받았다. 3개의 앱이 ▲당첨번호 확인 ▲예상당첨번호 생성 ▲당첨번호 분석 등 세가지 기능을 기본적으로 제공했다.

처음 실행한 앱은 번호생성 메뉴에 랜덤생성, 직접생성, 사탕뽑기, 구슬넣기 등 4가지 방법이 있었다. 랜덤생성은 말 그대로 무작위로 6개 숫자가 나와 로또판매점에서 ‘자동’ 방식으로 구매하는 것과 똑같다. 다만 고정할 숫자와 제외할 숫자를 설정할 수 있어 행운의 숫자는 포함시키고 저주받은 숫자는 뺄 수 있다. 

직접생성은 본인이 생각하는 번호를 입력하는 것으로 일반 로또 구매와 동일하지만 과거순위보기 기능을 제공해 과거 1등 당첨번호와 얼마만큼 겹치는지를 비교할 수 있다.

사탕뽑기는 실제 로또 추첨과 흡사한 방식이다. 1부터 45까지 적힌 공이 유리통에서 이리저리 튕기고 있고 스마트폰을 터치할 때마다 공이 하나씩 밖으로 나온다. 구슬넣기는 9칸으로 구분된 막대기 6개 사이로 쇠구슬 45개를 쏟아붓는 방식이다. 그중 6개의 구슬만 빨간색인데 빨간구슬이 위치한 칸의 숫자가 추첨번호다.

구슬넣기와 사탕뽑기 방식./사진=애플리케이션 캡처

다음으로 실행한 앱에는 랜덤생성 방식만 있었는데 보다 섬세한 설정이 가능했다. 추출회전 수(최고 450회)를 설정하면 회전하면서 가장 많이 나온 번호를 뽑아준다. 나아가 지난주 당첨번호를 몇 개나 포함할지를 정할 수 있고 최근 5주간 미당첨번호의 포함 여부도 선택 가능하다. 

이외에 필수번호, 제외번호 입력기능과 통계분석, 패턴분석 기능도 제공했다. 통계분석은 무엇을 근거로 삼는지 알 수 없었지만 패턴분석은 로또 번호선택 용지에서 당첨번호가 그리는 패턴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번호선택 용지에는 한줄에 7개의 숫자가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실행한 앱은 당첨번호 확인 등의 기능이 없는 대신 슬롯머신 방식으로 번호를 추첨했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숫자가 빠르게 돌아가다가 서서히 멈췄는데 이 앱의 차별화된 추첨방식에 가장 큰 기대를 걸었다. 라스베이거스가 배경인 영화에 가끔 등장하는, 카지노에서 탈탈 털린 주인공이 마지막 동전으로 슬롯머신을 돌렸다가 대박이 터지곤 하는 장면이 떠올라서일까.

◆근거없는 기대감… 기대보다 큰 허망함

‘로또’ 문외한 입장에서 보면 4종의 앱은 방식만 조금씩 다를 뿐 모두 무작위로 번호를 생성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반복출현번호, 동반출현번호, 번호별 출현횟수, 패턴분석표 등 당첨번호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를 제공하고 이를 이용해 번호도 추첨했다. 그러나 과거 당첨번호를 제외하든 포함하든 당첨확률은 동일하기 때문에 이런 분석이 번호를 맞히는 데 정말 도움을 줄지 미심쩍었다. 
로또를 단순히 확률게임이나 운의 영역으로 본다면 기자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수학적인 확률로 따지면 꿈에서 점지 받은 번호도, 앱을 이용한 추첨번호도 당첨확률은 814만5060의1이다. 그럼에도 앱으로 번호를 추첨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마음이 부푸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난 5일 로또판매점을 방문해 앱에서 추첨받은 번호로 로또를 구매했다. /사진=강영신 기자

4개 앱에서 추첨받은 25가지의 번호조합 중 17가지를 추렸다. 그리고 올해 첫 로또 당첨일인 지난 5일 오후 복권방을 찾아 검정 펜으로 로또용지의 숫자를 꼼꼼하게 채웠다. 앱으로 추첨한 17가지 조합에 기자가 직접 뽑은 행운의 번호를 더해 총 18게임을 샀다. 귀갓길에 마주친 모든 것에서 당첨의 징조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날 밤 희망이 한주 연기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18게임에서 5등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4게임에서 숫자 2개가 일치했고 1개만 맞힌 게임은 8개였다. 번호생성앱의 효과까지는 모르겠지만 12개의 게임에서 미약하게나마 당첨의 징조가 보였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말인즉슨 다음에도 앱을 이용해 로또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는 얘기다.  

◆로또앱 “패턴으로 확률 극복” vs “그냥 업력 길면 장땡”

로또 번호추첨앱에 대해 일부 로또전문가는 빅데이터를 분석하면 패턴이 도출되고 이를 통해 ‘가짓수’를 줄일 만한 근거를 발견할 수 있으므로 이 같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전제를 깔고 데이터를 보면 숫자의 조합별로 등장 확률이 다름을 알게 되고 특정 조건에서 더 많이 등장하는 숫자를 발견하는 등 패턴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814만5060가지 조합의 합을 평균 낼 경우 138이 되는 것도 하나의 패턴이다. 

한편에서는 로또 숫자를 생성하는 데 특별한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다면서 업체가 얼마나 오래됐는지만 중요하다고 말한다.
복권업계 관계자는 “생긴 지 오래된 업체에 1등 당첨자가 많은 게 당연하지 않냐. 그걸 보고 또 가입자가 늘어나는 것”이라며 “그냥 오래하면 장땡인 시장이다”고 설명했다. 오래된 회사일수록 1등 당첨자가 많은 게 당연한데 가입자들이 당첨자 숫자에만 주목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예전에 유료사이트 운영하다 잡혀간 일당도 있는데 그 사람들 무료 (번호생성)앱을 사용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18게임을 샀지만 5등조차 나오지 않았다. /사진=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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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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