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캐슬' 염정아의 우아한 진주목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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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8)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보다 더 진주목걸이가 잘 어울린다.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황실의 왕비 못지않다.’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주인공 한서진(염정아 분)을 설명하는 공식 홈페이지의 인물소개 첫 문장입니다.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주인공 한서진(염정아 분).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에는 그녀를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보다 진주목걸이가 더 잘 어울린다.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황실의 왕비 못지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Y캐슬 홈페이지]

한서진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에서도 누군가의 롤모델입니다. 흠잡을 데 없는 살림 솜씨에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는 딸을 기워낸 프로 주부입니다. 다른 여자로부터 남편을 가로채고, 자신을 사람취급도 하지 않던 시어머니를 끝내 굴복시켜 결혼에 골인하고, 아무도 몰래 ‘곽미향’이라는 본명을 숨겨온 인물이기도 합니다.

“욕망 덩어리 엄마이자 아이와 남편의 성공이 곧 나의 성공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절실한 자세로 생활하는 여자이니 야망이 크고 극과 극을 보여주는 역할이에요. 이 드라마를 시작하면서 대본을 보고 상당히 충격받고 놀랐던 사건들이 많이 있고, 미쳐 날뛰는 부모와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져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한서진을 연기하는 배우 염정아가 말한 내용입니다.

극 중 우아하고 기품이 넘치는 한서진을 더 우아하고 기품 넘치게 만들어 주는 주얼리가 있습니다. 바로 진주목걸이와 진주 귀걸이입니다. 많은 종류의 보석 중에서 왜 진주일까요? 아마도 다른 보석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특별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진주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1. 진주, 대표적인 유기질 보석

욕망 덩어리 엄마인 한서진이 착용한 진주 목걸이와 진주 귀걸이. [사진 SKY캐슬 홈페이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보석은 무기질(광물)로 거대한 암석 속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생성되는 것입니다. 그에 반해 진주는 살아있는 생명체에서 잉태된 유기질 보석입니다. 크게 천연 진주, 양식 진주, 모조 진주로 구분합니다.

천연 진주는 바닷물(해수) 또는 민물(담수)에 사는 조개류 속에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 생깁니다. 조개가 이물질을 미처 걸러내지 못하면, 이물질이 조개의 몸속을 돌아다니다가 조개껍데기를 만드는 물질에 천천히 둘러싸이면서 커지게 되고, 그렇게 생긴 결정체가 진주입니다.

1947년 한 선원이 일주일간 3만5000개의 진주조개를 채취한 적이 있는데, 그중 21개(0.06%)만이 진주를 가지고 있었으며 상품 가치가 있는 것은 단 3개뿐이었다는 기록에서도 진주가 얼마나 귀하고 희소성이 있는 보석인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상위 0.1%보다 더 희귀한 셈입니다.

2. 은은한 광택의 기품있는 아름다움

한서진이 착용한 잠금장치는 실버소재인 진주목걸이. [사진 SKY캐슬 홈페이지]

흔히 보석은 투명할수록 가치가 높아집니다. 다이아몬드의 경우, 4C, 즉 중량(Carat), 투명도(Clarity), 색상(Color), 그리고 연마(Cut)를 기준으로 감정하여 평가합니다. 하지만 진주는 기준이 다릅니다. 진주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은 5S인데 크기(Size), 광택(Shine), 표면(Surface), 형태(Shape), 색상(Shade)을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영롱하고 은은한 광택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주가 알알이 엮인 목걸이를 착용하면 얼굴이 화사해진다고 느끼는 분들이 많은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서진이 착용한 진주목걸이, 진주 귀걸이는 진주의 특성대로 그녀를 우아하고 기품있게 만들어주고 있을 뿐 아니라 동시에 그녀의 강한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3. 진주는 조개의 눈물, 인고 끝에 보석이 되다

한서진이 착용한 진주 스터드귀걸이. [사진 SKY캐슬 홈페이지]

하나의 진주가 탄생하기까지 조개는 많은 고통을 감내해야 합니다. 고대 로마인들은 그래서 진주를 ‘조개의 눈물’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신의 눈물’이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고대 문명에서는 진주란 ‘눈물’이라고 본 것입니다.

드라마 속 곽미향이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지금은 스카이캐슬에 사는 한서진으로 변신한 것과 진주의 탄생이 흡사한 점이 있는 대목이죠?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진주목걸이를 한서진의 대표 주얼리로 선택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천연진주는 현재 남획과 환경오염으로 거의 고갈된 상태라 희귀하여 일반적으로 구할 수 없는 보석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조개 안에 이물질을 인공적으로 주입하여 진주를 만드는 양식기술의 발달로 우수한 질의 양식 진주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며 현재 유통되고 있는 진주의 대부분이 양식 진주입니다.

한서진은 의상과 전체적인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를 착용하는데 그 중 목걸이는 68,000원, 귀걸이는 17,000원의 가격으로 알려진 제품도 있습니다.

주얼리, 특히 진주 목걸이를 사랑했던 모나코 왕비 그레이스 켈리. [사진 pixabay]

진주목걸이를 사랑했던, 진주목걸이가 잘 어울리는 셀럽은 너무나 많습니다. 한서진을 인물 소개한 드라마 공식 홈페이지의 첫 문장에 그레이스 켈리를 인용했듯 미국의 영화배우였던 그레이스 켈리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셀럽입니다.

완전무결한 미모라는 평을 받았던 그레이스 켈리는 1956년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와 동화 같은 결혼으로 신분 상승의 상징적인 인물입니다. 그레이스 켈리 또한 주얼리 중에서도 진주 목걸이를 특히 사랑했다고 합니다. 스카이캐슬과 그레이스 켈리의 삶, 드라마의 결말을 상상해 보며 오랜만에 서랍 안에서 잠자고 있던 진주목걸이를 꺼내 봅니다.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