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취재파일] 캐나다 안방 점령한 '김씨네 편의점'..인기 시트콤 비결은?

이창재 기자 입력 2019.01.11. 16:45 수정 2019.01.1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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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콤 '김씨네 편의점'(Kim's Convenience) 시즌3가 캐나다 국영방송 CBC에서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김씨네 편의점'은 캐나다 토론토 시내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국인 이민가족의 삶을 그려낸 시트콤입니다.

김씨 가족은 아빠인 '미스터 킴'과 엄마인 '미시즈 킴', 성인이 된 아들 '김 정' 그리고 딸 '김 자넷'입니다. 캐나다에서 처음으로 주인공들이 모두 아시아인인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시트콤의 인기를 반영하듯 시즌3 시작을 맞아 美 주요언론인 공영방송 NPR이 '김씨네 편의점'을 소개했습니다.

시즌 첫 방송에서 아빠인 미스터 킴은 고객으로부터 동성애 혐오자라는 비난을 받습니다.

(손님) 미스터 킴, 동성애 혐오자입니까?
(미스터 킴) 뭐라고?

이 상황은 미스터 킴이 자신의 가게에 게이 퍼레이드 포스터를 붙이는 것을 거부하면서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미스터 킴은 단지 포스터가 지저분하고 퍼레이드는 짜증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는데, 그는 바로 영리한 꾀를 냈습니다.

(미스터 킴) 이봐, 이봐, 나는 동성애 혐오자가 아니야. 보라고, 내가 동성애혐오자라면 왜 동성애 할인을 해주겠어?

이 에피소드는 고정관념에 대한 유머스러운 관점부터 시작했습니다. '김씨네 편의점' 1,2 시즌의 소재는 편의점 운영에서부터 한인교회의 계층문제, 이민자 부모와 자녀 사이의 세대차 등 다양합니다.

시즌 3의 시작에서는 사진작가 지망생인 딸 자넷(Janet)이 이름을 바꾸길 원합니다.

(아빠) 이 웹사이트가 김의경 것이라고?
(딸) 네, 저예요.
(아빠) 너는 김자넷이야.
(딸) 그건 내 영어 이름이죠. 김의경은 새롭고 독특한 내 한국이름이에요. 정의와 보물이라는 뜻이라고요.
(아빠) 누가 네 이름을 지어줬지?
(딸) 내가 했어요. 튀는 이름이 필요해요. 부모님이 정말 평범한 영어 이름을 지어줬기 때문에요.

'김씨네 편의점'의 창작자인 최인섭(Ins Choi)씨는 어렸을 때 가족이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왔습니다. 최 씨의 아버지는 토론토의 한인 교회 목사였지만 80~90년대에 같이 자란 한인 친구들의 부모님들 대부분은 편의점을 운영했습니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재미있는 소재를 찾아 작품을 쓰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씨네 편의점'의 연극 대본은 2005년에 쓰기 시작했고 대본을 완성하는 데 7년이 걸렸습니다. 마침내 2011년 토론토에서 초연된 연극은 성공을 거뒀고 1년간 장기 공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TV 시트콤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미스터 킴' 역을 연기하는 폴 이선형(Paul Sun-Hyung Lee)씨는 연극과 TV에서 아빠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이 씨도 어린 시절 캐나다로 이민을 왔고 그의 가족도 가게를 운영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이민을 와 한국어 발음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드라마의 첫 두 장면을 읽고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장면은 자신의 아버지와 같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버지가 자신처럼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하자 아버지처럼 말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 가족이 다니던 교회 같은 커뮤니티 등에서 만난 사람들로부터 아버지 역할의 영감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이 씨는 2017년 캐나다 스크린 어워드에서 코미디 부문 남우 주연상을 받았습니다.

(아빠) 코리아 스펠링은 예전에 C-O-R-E-A였어. 그런데 일본이 영국에 코리아 스펠링을 K로 말했기 때문에 영어사전에서 코리아가 일본(Japan)뒤에 나오게 됐다고.
(딸) 그 말은 여태 아버지가 주장한 음모론 가운데 가장 터무니없어요.
(아빠) 이건 음모론이 아니야…음모론이 진실이야.

이를 반영하듯 아빠인 미스터 킴은 편의점 앞에 도요타 차량이 무단 주차돼 있으면 경찰에 신고하지만, 현대차는 눈감아 줍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캐나다도 아시아인이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소수 민족입니다. 최근 캐나다 인구조사에 따르면 아시아인이 전체 인구의 18%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이 씨는 시청자들이 제대로 된 스토리로 만들어진 아시아인의 역할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한국인 이민자들의 원형으로 기대와 희망, 도움, 무서움을 느끼는 입체적 캐릭터라고 합니다.

NPR도 김씨네 편의점'은 아시아 이민자를 다룬 식상한 드라마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사회학자이자 작가인 낸시 왕 위엔 (Nancy Wang Yuen)은 '김씨네 편의점'이 기존 드라마와 달리 신선하다고 했습니다. 때문에 위엔은 '김씨네 편의점' 시즌 1, 2를 한 번에 몰아봤다고 했습니다. 다만 '김씨네 편의점' 1, 2시즌은 몰아볼 수 있지만, 캐나다에 살지 않는다면 시즌 3은 기다려합니다.

(사진=캐나다 국영방송 CBS 홈페이지 캡쳐) 

이창재 기자cjl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