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역대최장 '22일 셧다운'..트럼프 "비상사태선언 당장은 안해"(종합)

2019. 1. 1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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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0시부로 23년만에 '불명예' 기록..여야 주말협상 없어 장기화 수순
민주, 예산안 처리 압박 안먹히자 하원 문 닫고 지역구로
80만 공무원 급여 못받아..연방기관 밀집지역 타격 '호텔·식당 텅텅 비어'
'셧다운 반대' 시위 나선 美연방 공무원들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국경장벽 예산 문제로 촉발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20일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앞에서 셧다운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임주영 특파원 =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역대 최장 신기록을 세우며 '2라운드'를 맞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 갈등으로 빚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은 12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22일 차로 접어든다.

이로써 트럼프 정부 셧다운은 1996년 1월 21일간 이어진 빌 클린턴 정부 셧다운을 넘어서며 23년만에 역대 최장 기록을 갈아치우는 오명을 쓰게 됐다.

특히 이번 셧다운 사태 이후 연방정부 첫 급여 지급일인 이날 80만 명의 공무원이 임금을 받지 못해 생활고가 한층 가중됐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도 예산안 처리에 합의하지 못하고 주말까지 협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져, 셧다운 사태는 '4주 차'를 맞을 게 확실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현지시간) 미-멕시코 국경지대인 텍사스주(州) 리오그란데를 찾아 발언하는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국가비상사태 선포 저울질…"당장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지방정부와 각급 커뮤니티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경 안보' 토론회를 열어 장벽 건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멕시코 국경에서 횡행하는 인신매매를 거론하며 "장벽 부재로 인해 유발된 아주 오래된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회의에 앞서 올린 트윗에서도 "남쪽 국경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많은 사람이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장벽은 오래전부터 세워졌어야 했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사태가 초장기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장벽 협상에 실패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다른 예산을 전용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서 장벽을 짓겠다는 것이다.

그와 가까운 마크 메도스(공화·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이 며칠 안에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이미 장벽 건설 비용 조달을 위해 육군 공병단에 재해복구지원 예산을 전용할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또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139억 달러 규모의 재해구호 기금 법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그러나 장벽 예산 문제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에 대해선 여당 내부에서도 "의회 권한 침해"라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화당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그것(국가비상사태 선포)을 해선 안 된다.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토론회에서 "쉬운 해결책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것이지만 그렇게 빨리(so fast) 그것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금 당장 하려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을 향해 "다시 돌아와 투표해야 한다. 우리는 의회가 자기 일을 하길 바란다"라고 압박을 가했다.

당장은 국가비상사태 선포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지만 셧다운 사태 장기화가 그를 어느 방향으로 튀게 할지는 가늠하기 어려워 보인다.

트럼프와 '장벽협상' 직후 기자회견 하는 펠로시·슈머 (워싱턴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오른쪽)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왼쪽 두 번째)가 지난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장벽협상' 직후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가 이날 백악관에서 만나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예산과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사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이날 협상은 30여분 만에 아무 성과 없는 '충돌'로 끝났다. leekm@yna.co.kr

◇민주당도 '마이웨이'…협상 손 놓은 여야

민주당은 이날 하원에서 내무부와 환경보호청(EPA) 예산이 담긴 법안을 찬성 240명, 반대 179명으로 통과시켰다. 일부 부처나 기관이라도 문을 열게 하자는 것이다. 공화당 의원 중 10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그러나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은 아예 표결에 부치지 않았다.

민주당은 표결 압박이 무위로 끝나자 하원 전체회의를 산회하고 퇴장했다. 의원들은 주말을 맞아 일제히 지역구로 향했다.

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셧다운 장기화로) 정치적 압박을 받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노(no)"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내가 원하는대로 하라'는 게 트럼프식 협상"이라며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 가능성에도 무게를 싣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하원을 통과한 법안은 상원에 '도착하자마자 사망했다'(DOA)면서 "주말 내내 여야 협상도 없어 셧다운 사태는 또 다른 한 주를 맞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가 서로 입장을 굽히지 않은 채 극한 대치를 이어감에 따라 셧다운 사태는 최장기 기록을 계속 늘려갈 가능성이 커졌다.

셧다운 20일째…항의 시위 벌이는 美연방 공무원들 (워싱턴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20일째를 맞은 10일(현지시간) 연방정부 공무원들이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앞에서 국경장벽 예산에 대한 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치에 항의하며 셧다운 종료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leekm@yna.co.kr

◇공무원 급여 소급지급 법안 처리

미 의회에서는 급여를 못 받은 공무원에게 소급해서 급여를 주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전날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데 이어 이날 하원 표결에서도 찬성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화당 의원 7명만 반대했다. 셧다운 종료 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하면 즉각 발효한다.

급여를 받지 못한 80만 연방 공무원 중 42만 명은 '필수 직군'으로 분류돼 셧다운 이후에도 계속 출근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 교통안전국(TSA), 법무부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나머지는 '일시 해고' 상태로 아예 일손을 놓고 있다. 15개 정부 부처 가운데 국무, 국토안보, 농림, 교통, 내부, 법무 등 9개 부처가 셧다운 영향을 받고 있다.

수도 워싱턴DC의 상징인 19개 스미스소니언 박물관과 국립동물원도 문을 닫은 지 오래고,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연구원 대부분도 집에 머물고 있다. 2018년도 세금 보고 시작일(28일)을 앞둔 국세청(IRS)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연방기관과 공무원의 소비가 살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방정부도 비명을 지르고 있다. 미 육군의 레드스톤 무기고가 소재한 앨라배마 헌츠빌이 대표적이다. 헌츠빌에는 70개 관련 연방기관이 산재해 있다.

ABC방송은 "셧다운으로 다른 곳에 거주하는 공무원들이 오지 않으면서 호텔과 주차장은 텅텅 비었고 식당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NASA의 마셜우주비행센터도 어둠 속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k02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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