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은행이익 90%가 이자이익..행장 수십억 연봉 적절성 논란

입력 2019.01.13. 06:03

하나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3억5천만원을 받았다.

임기를 채우면 회장으로만 9년, 하나은행장 시절까지 더하면 13년간 은행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

국민은행을 거느린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도 같은 해 17억8천만원을 받았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총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72%였지만, 지난해 87%(3분기 누적)로 상승했다.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해마다 "혁신" 입 모으지만..이자이익 비중 갈수록 커져
인사말하는 김정태 회장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기자 = 하나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둔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13억5천만원을 받았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를 채우면 회장으로만 9년, 하나은행장 시절까지 더하면 13년간 은행 최고경영자(CEO)를 맡는다. 누적 급여는 수백억원이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2017년 연봉으로 21억2천만원을 신고했다. 국민은행을 거느린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도 같은 해 17억8천만원을 받았다.

이같은 급여 수준을 앞뒤 재지 않고 '고액'으로 규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경영진이 감당하는 위험, 의사결정에 대한 보상도 있다. 우리나라 금융사 CEO 연봉이 해외에 비해 아주 높은 것은 아니다"고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설명했다.

이들 은행권 CEO는 실제로 수많은 의사결정을 내린다. 그러면서 매년 조직에 '혁신'을 강조하고 독려한다.

김정태 회장은 "판을 바꾸기 위해 기업문화와 영업방식에 있어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2017년 신년사에서 밝혔다.

이듬해 허인 국민은행장은 신년사에서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KB로 거듭나야 하겠다"고 했고,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익숙했던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혁신의 길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강연하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인사말 하는 허인 KB국민은행장

그렇다면 주요 시중은행·금융지주들이 과연 얼마나 처절하게 경쟁하고 혁신하는지, 수치로 증명하기는 어렵다.

다만 은행의 수익구조에서 이른바 '땅 짚고 헤엄친다'는 비판을 받는 이자이익 의존도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총이익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금융위기 전인 2007년 72%였지만, 지난해 87%(3분기 누적)로 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 비이자이익은 2007년 12조1천억원에서 2017년 7조3천억원으로 감소한 반면, 이자이익은 31조2천억원에서 37조3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이자수익에서 이자비용을 뺀 금액이다. 예금금리보다 대출금리를 높게 받는 데서 발생하는 순이자마진(NIM)이 이자이익의 결정적 요인이다.

은행권 NIM은 금융위기 이후 2010년 2.32%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5년 1.55%까지 내렸다가 2017년 1.63%, 지난해 3분기 1.65%로 반등했다.

1997년 외환위기 직전 30개이던 국내은행은 부실은행 구조조정을 거쳐 2000년 20개로 줄었다. 이후 조흥은행·외환은행 매각 등의 일시적 요인이 있었지만, '망한' 은행 없이 인터넷전문은행까지 합쳐 17개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90조원의 공적자금이 부실 해결에 투입됐다.

은행업 인가(인터넷은행 제외)는 1998년 평화은행이 마지막이었다.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위해서지만, 4대 시중은행과 각 지방은행이 비슷한 상품과 영업으로 기득권을 누려온 셈이다.

결국 국민을 상대로 예금이자를 덜 주고, 대출이자를 더 받는 데서 발생하는 이익에 기대는 '전통적 방식'에서 국내은행들은 벗어나지 않았고, CEO들의 연봉은 이런 체제만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보장받는 측면이 크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당국은 규제로 억누르고, CEO는 그 칼날 아래서 몸을 낮춘 채 임기 내 고액 연봉을 챙기고 떠나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