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면설' 지지자들, 둥근 지구 바닷길 찾는 항법장치로 세계 여행

조승한 기자 입력 2019. 1. 13. 09:00 수정 2019. 1. 13.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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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축제가 호화 크루즈선 위에서 열린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평평한 지구 국제 컨퍼런스'(FEIC)라는 단체가 오는 2020년 지구는 평평하다는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을 태우고 세계를 항해하는 크루즈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3년간 크루즈선 선장으로 일해 온 헹크 케이저는 "24개에 달하는 GPS 위성의 존재가 지구가 평평한 원반이 아니라 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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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축제가 호화 크루즈선 위에서 열린다. 그들이 주장하는 ′지구 평면설′에 근거한 평평한 원반형의 지구 모습. -평평한 지구 학회 제공

2020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의 축제가 호화 크루즈선 위에서 열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승선하는 크루즈선은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대표적 사례인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 의존해 항해할 예정이다.

영국 가디언은 10일  ‘평평한 지구 국제 컨퍼런스’(FEIC)라는 단체가 오는 2020년 지구는 평평하다는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을 태우고 세계를 항해하는 크루즈선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구는 구(球)라는 것이 과학적 정설임에도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은 세를 점차 키워가고 있다. 참여자만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진 ‘평평한 지구학회’가 대표적이다. 이 학회는 온라인을 통해 지구 평평설을 알리고 있다. 이론에 따르면 지구는 평평한 원반형으로 그 중심에 북극이 있다. 남극대륙은 원반의 테두리로 45m 높이의 얼음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평평한 지구학회는 홈페이지상에 ‘세계 우주기관이 우주여행과 탐사를 날조하고 있다’거나 ‘냉전때 시작한 구소련과 미국의 우주 경쟁은 서로의 페이스를 맞추기 위해 성과를 날조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펴고 있다.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의 학회도 결성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017년 처음 시작된 FEIC는 올해 11월에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호주, 캐나다 등지에서도 열린 이 학회는 서울에서도 3월에 열렸다. 여기에는 주최측 추산 국내외 250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평평한 지구 국제 컨퍼런스가 공개한 크루즈 사진. 수영장과 놀이기구로 가득찬 호화 크루즈 뒤로 수평선의 모습이 보인다. 지구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은 지구 어디에서나 수평선과 지평선이 평행하게 보이므로 지구는 평평하다고 주장한다. 지구의 둘레는 약 4만㎞로 수평선이 1도 휘어지게 보이기 위해선 한 번에 100㎞ 이상의 수평선을 볼 수 있어야 한다. -평평한 지구 국제 컨퍼런스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크루즈선을 타고 항해를 떠나면서 지구 평면설 신봉자들은 모순에 빠지게 된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선박 항해 시스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GPS 시스템이 지구가 둥글다는 이론하에 설정돼있기 때문이다. 23년간 크루즈선 선장으로 일해 온 헹크 케이저는 “24개에 달하는 GPS 위성의 존재가 지구가 평평한 원반이 아니라 구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GPS는 위성에서 보낸 신호를 바탕으로 자신의 위치를 추적한다. 위성을 기준으로 원을 그려 여러 개의 위성이 그리는 원이 겹치는 지점을 위치로 특정하기에 삼차원 공간에서 위치를 정하려면 최소 세 개의 위성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구는 둥글기 때문에 위성의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이 생긴다. 이 때문에 전 세계에 위치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24개의 위성이 상시 지구 궤도를 돌고 있다. 케이저는 “만약 지구가 평평했다면 세 개의 위성이면 지구상 모두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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