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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前대통령·국민배우.. 올해 줄 잇는 '10주기 추모'

김태훈 입력 2019.01.13. 14:43
2009년 김수환 추기경, 김대중·노무현 前 대통령 등 큰 인물들 사라져 / 올해 10주기 맞아 추모행사 잇따라.. 미국 정치가 에드워드 케네디도

“올해는 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다. 두 분의 뜻을 잘 받들어 더욱 낮은 자세로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 사심없는 개혁에 전념하겠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2009년은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 유독 많은 큰 인물들이 세상을 떠나 국민을 안타깝게 만든 해로 기억되고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1년 내내 ‘○○○ 10주기 추모식’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文 대통령, 10주기 추모식 봉하마을 찾지 않을 듯

이 대표의 말처럼 가장 주목을 받는 건 두 전직 대통령의 10주기 추모행사다. 먼저 오는 5월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10주기 기일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옛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를 받는 도중인 2009년 5월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사저 부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장례 기간에는 국민장의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으로 끝까지 그의 곁을 지켰던 이가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이다.

2017년 5월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오른쪽 5번째)이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23일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8주기 추모식에 직접 참석해 “앞으로 임기 동안 (노 전 대통령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0주기를 기념해 노무현재단(이사장 유시민) 주관으로 예년보다 큰 규모의 추모행사가 열리더라도 문 대통령은 봉하마을을 찾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18일은 2009년 85세를 일기로 타계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10주기 기일이다. 한국인 유일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김 전 대통령 추모식은 여당인 민주당은 물론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당들도 동참한 가운데 성대하게 열릴 전망이다.

2009년 2월17일 김수환 추기경 빈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명동대성당을 찾은 이명박 당시 대통령(오른쪽)이 정진석 추기경과 대화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내달 김수환 추기경 10주기 기일… 벌써 추모 물결

정치인이 아닌 인물로는 단연 김수환 추기경의 10주기 추모행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2009년 87세를 일기로 선종한 김 추기경의 기일은 2월16일로 이제 얼마 안 남았다.

그가 “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을 남긴 채 세상을 떠난 뒤 한국 사회는 그야말로 비통에 잠겼다. 종교와 관계없이 김 추기경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서울 명동성당을 찾은 인파만 무려 40만명에 달했다. 그가 생을 마감하기 전 각막을 기증한 사실이 알려지며 전국에서 각막, 장기 등을 기증하겠다는 서약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오는 5월9일은 수필가이자 영문학자였던 장영희 전 서강대 교수의 10주기 기일이다. 오랫동안 암으로 투병했던 그는 “엄마 미안해… 그래도 난 엄마 딸이라서 참 좋았어”라는 100자짜리 짧은 편지를 남겨 그의 시와 글을 아껴 온 많은 국민을 슬프게 했다.

2009년 7월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산악인 고미영씨가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산을 등정하고 하산하던 중 실족, 목숨을 잃었다. 올해로 꼭 10년이 됐다. 당시 고인의 나이 42세였다.

‘아시아의 물개’로 불린 수영선수 조오련씨(1952년생·2009년 8월4일 별세),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누비며 ‘국민엄마’란 별명을 얻은 배우 여운계씨(1940년생·2009년 5월22일 별세), 30대 한창 나이에 위암으로 숨진 영화 ‘국화꽃 향기’의 배우 장진영씨(1972년생·2009년 9월1일 별세) 등도 올해 10주기 기일을 맞는다.

◆에드워드 케네디, 코라손 아키노, 폴 새뮤얼슨 등도

외국은 어떤가. 미국의 정치 명문가 케네디가(家)를 한때 대표했던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이 2009년 8월25일 별세해 올해가 꼭 10주기 기일이 된다. 당시 고인의 나이 77세였다.

케네디가 4형제 중 막내였던 그는 형 존 피츠제럴드 케네디가 미국 대통령으로 일하던 시절 정계에 입문해 매사추세츠주(州)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무려 46년간 일했다. 한때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으나 대권의 꿈은 끝내 이루지 못했다.

1980년대 필리핀 민주화를 상징하는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2009년 8월1일 76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그는 1972년 필리핀 야당 소속 상원의원이던 남편이 투옥되자 그 옥바라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정계와 인연을 맺었다. 1983년 남편이 암살당한 뒤에는 직접 정치에 뛰어들어 반정부운동을 주도했다. 1986년 대중의 시위로 독재정권이 무너지고 민주화가 된 뒤에는 대통령에 당선, 1992년까지 재직했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 경제학자인 폴 새뮤얼슨도 오는 12월13일 10주기 기일을 맞는다. 2009년 94세를 일기로 타계한 그는 오랫동안 MIT 교수로 일하며 시장 중심의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케인스 경제학을 접목시킨 신고전학파 종합 이론을 확립했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린다.

벨기에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성장하고 활동한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 역시 2009년 100세의 나이로 사망해 올해 10주기 기일을 맞는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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