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한랭전선'.."반도체보다 심각하다"

2019. 1. 1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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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장 이래 첫 수요 감소
전세계 출하량 1년새 5%
중국 업체 급부상 겹쳐
삼성전자 영업이익 30%
LG전자 적자 다시 3천억대 추정

"애플 흔들릴 정도로 레드오션"
압도적 1등 사라져
프리미엄 시장 중 거센 추격
"구조적 문제..반등 쉽지 않아"
5G 폴더블 폰 승부수 전망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심각하다. 엘지전자가 3년여 전부터 어려움을 겪어왔다면, 삼성전자는 최근 1년 새 실적이 급감했다. 최근 부진에 빠진 반도체 사업보다 상황이 어렵다는 진단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지난 8일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0%, 70%씩 줄어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공시했다. 공통점은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실적 부진의 주요 이유 중 하나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례적으로 실적 부진에 관한 설명자료를 따로 냈다. “시장 성장이 둔화된 가운데,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정체되고, 성수기 프로모션 등 마케팅비 증가로 이익이 감소했다.” 줄어드는 수요를 방어하기 위한 마케팅비가 늘면서 이익이 줄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사업 매출액은 22조~23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정도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2조~1.7조원으로 전년 대비 30~40%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엘지전자는 더욱 심각하다. 2015년 시작된 스마트폰 사업 적자가 15분기째 계속되고 있고, 지난해 1분기부터 1천억원대로 줄어든 분기당 적자폭이 4분기 들어 다시 3천억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근근이 유지해오던 2조원대 매출액도 지난해 4분기에는 1조원대 후반으로 내려간 것으로 추산된다. 엘지전자가 지난해 말, 취임 1년이 되지 않은 스마트폰 담당 황정환 전 본부장(부사장)을 교체한 것도 사업 적자가 급격히 확대된 탓으로 보인다.

(※ 그래프를 누르시면 확대됩니다)

문제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이 스마트폰 신규 수요 감소와 화웨이 등 중국 업체의 부상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기반한 것이어서 반등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집계한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을 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4억4000만대로 전년도 15억800만대보다 5%가량 줄었다. 스마트폰 등장 이래 첫 역성장이다.

수요가 줄었지만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19%로 1위, 중국 화웨이(14%) 2위, 미국 애플(12%) 3위였고, 그 뒤를 샤오미(9%), 오포(9%), 비보(8%) 등 중국 업체가 바짝 뒤쫓았다. 앞도적 1등이 사라지고 다수 업체가 줄어든 파이를 놓고 다투는 형국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해온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들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폴더블폰 출시를 놓고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치열하게 다투고 있고, 전면을 꽉 채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은 지난해 오포 등이 먼저 내놨다.

이 때문에 반도체 부진보다 스마트폰 부진이 더욱 심각하다는 의견이 많다. 한 전자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가 당장은 부진해도 경쟁이 덜 치열해 곧 반등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다르다. 애플이 흔들릴 정도로 레드오션이 됐고 중국의 기세가 워낙 세서 엘지는 물론 삼성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방어하면서, 폴더블폰과 5G폰 등 새 제품으로 시장 상황을 반전시킨다는 방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중국 시장용으로 홀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중가폰 갤럭시A8s를 내놓는 등 지역에 특화한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또 올 상반기 폴더블폰을 출시하고, 1분기엔 5G폰을 내놓는 등 새로운 형태와 기능의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엘지전자도 최근 프리미엄 성능에 가격은 49만원대 중저가폰인 엘지 Q9을 내놓는 등 실적 반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엘지전자는 또 폴더블폰보다는 한국,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적인 이동통신 세대 변경에 더 큰 기회가 있다고 보고 5G폰을 통해 승부를 볼 방침이다.

그러나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폰의 경우 화웨이는 물론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업체의 경쟁력이 막강하고, 폴더블폰이나 5G폰도 올해 갓 태동 단계여서 곧바로 실적을 내기가 쉽지 않다. 조성진 엘지전자 부회장은 8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이에스 간담회에서 “휴대폰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우리는 이를 먼저 경험하고 있다. (반등까지는) 2~3년은 걸릴 것이고 지금은 2년차다”라고 말했다. 시장 상황이 여전히 녹록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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