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폭행' 석주일 "죽는 날까지 반성하겠다" (전문+영상)

문지연 기자 2019. 1. 1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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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TV 중계 방송 캡처

과거 농구 코치 시절 선수를 폭행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선 방송인 석주일이 잘못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석주일은 13일 전주 KCC와 부산 KT 경기 인터넷 중계에 앞서 7분30초 가량의 사과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굽혀 인사하며 “여러분들에게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제가)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잘못을 저지르고 난 다음은 그 잘못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이라고 배웠다”며 “그러나 그렇게 살지 못한 저에 대해 반성한다”고 했다.

아프리카TV 중계 방송 캡처

석주일은 평소 인터넷 방송에서 현역 선수들을 비난했던 것과 이날 불거진 과거 폭행 사건을 차례대로 나열하며 사과했다.

먼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고 그만둬야 할 때 그만두지 못한 제 잘못”이라며 “정효근 선수 부모님뿐만 아니라 제가 비난했던 KBL의 모든 관계자분 그리고 심판 선생님과 선수, 선수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혹시라도 저를 아끼신다고 그 선수에게 나쁜 말씀을 하시는 것은 저를 두번 죽이시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변명 아닌 제 진심은 저는 이 방송을 사랑했고 이제는 거짓일지 몰라도 농구팬들이 한분 한분 늘어나는 행복감에 빠져있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제가 코치 시절 폭력을 행사했던 선수들 정말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두번째 사과를 이어갔다. 그는 “그 일로 인해 징계받은 후 학교를 그만두고 방황하고 있을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농구를 봤다”며 “여러분과 함께 즐겼지만 그것도 거짓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저는 언젠가 떠날 날이 올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때가 된 것 같다”며 “제가 저지른 실수, 또 제 말 한마디에 상처받으신 분들에게 갚을 방법을 찾으며 살겠다. 죽는 날까지 반성하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정효근 페이스북 캡처

석주일의 선수 폭행 사실은 12일 프로 농구선수 정효근(인천 전자랜드)의 폭로로 드러났다. 정효근은 페이스북에 석주일이 원색적인 욕설로 자신을 비난하는 영상과 함께 폭로글을 올렸다.

정효근은 “석 전 코치님은 제 기억 속에 휘문고 코치 시절 엄청난 폭력을 가했던 ‘폭력코치님’으로 남아 있을 뿐”이라며 “제 중학교 선배가 잦은 구타로 인해 농구를 관두고 뉴스 인터뷰했던 사실을 기억하시느냐”고 했다.

이어 “휘문고 코치 시절 손은 물론 발로 부위 가릴 것 없이 때렸다”며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에게 먼저 인지시켰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석 전 코치는 연세대 농구부에서 활약하다 프로농구 인천 대우증권, 청주 SK에서 프로 선수로 뛰었다. 2003년 연세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후 2013년 휘문고 코치를 지냈다.

이후 프로농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각종 예능프로그램에도 얼굴을 비췄다. 현재는 인터넷 중계를 하고 있다.

◆ 다음은 석주일 사과 방송 전문

여러분들에게 정말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렇게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 그다음은 그 잘못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게 인간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지 못한 저에 대해 반성합니다. 또, 어제(12일) 정효근 선수의 글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저를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멈춰야 할 때 멈추지 못하고 그만둬야 할 때 그만두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제가 아무리 벌을 받고 징계를 받고 그 시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한 번 저지른 잘못은 되돌릴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정효근 선수 부모님뿐만 아니라 제가 비난했던 KBL의 모든 관계자분 그리고 심판 선생님과 선수, 선수 가족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드립니다.

아프리카TV에서 이렇게 좋은 자리를 내어주시고, 저같이 못난 사람을 사랑해주신 여러분께 정말 잘못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 여러분들의 상처가 아물 때까지 제가 죽는 날까지 제 잘못 깊이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또 반성하겠습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하나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아무런 욕심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스튜디오에 오기 전까지 많은 생각을 했지만, 혹시라도 저를 아끼신다고 혹시라도 그 선수에게 나쁜 말씀을 하시는 것은 저를 두 번 죽이시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변명 아닌 제 진심은 저는 이 방송을 사랑했고, 이제는 거짓일지 몰라도 농구팬들이 한 분 한 분 늘어나는 행복감에 빠져있던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거짓이라고 생각해주시고 저는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주시고. 대한민국의 모든 농구선수를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제가 코치 시절 폭력을 행사했던 선수들, 정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부모님들 관계자분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그 일로 인해 징계를 받고 학교를 그만두고 제가 방황하고 있을 때 아프리카TV에서 다시 농구라는 제가 제일 좋아했던 농구를 봤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즐겼습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거짓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언젠가는 떠날 날이 올 것을 분명히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정말 떠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평생 제가 저지른 실수, 또 제 말 한 마디에 상처를 받으신 분들에게 갚을 방법을 찾으면서 살겠습니다.

정효근 선수, 또 그 이하 KBL의 모든 선수들. 정말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그 가족분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죽는 날까지 반성하면서 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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