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황교안 '한국당 당권' 도전에 도로 친박당·계파 갈등 우려

박순봉 기자 2019. 1. 13.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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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황, 15일 입당 ‘친박 구심’으로…‘탄핵 총리’ 등장에 비판도
ㆍ여야 “탄핵 사태 반성이 우선”…비박 중심은 오세훈 될 듯

“위기가 기회” 15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4일 강원 동해 현진관광호텔에서 열린 제49회 극동포럼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차기 전당대회(2월27일)가 계파전 양상으로 흐르게 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권한대행을 지낸 황교안 전 국무총리(62)가 한국당에 입당하고,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전 총리 중심으로 친박계가 뭉치면, 역으로 비박계가 결집하면서 해묵은 계파갈등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농단에 공동책임을 져야 할 ‘탄핵 총리’가 반성과 사과 없이 전면에 등장한 것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황 전 총리는 15일 국회에서 입당식 및 기자간담회를 열 예정이라고 한국당이 13일 밝혔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 당내 당권주자들이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 등이 그가 당권 도전을 결심한 원동력으로 보인다.

황 전 총리가 그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할 정도로 보수진영의 지지를 받아왔던 만큼 출마 선언과 동시에 유력주자로 매김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의 출마가 전대에 미칠 파장은 막대하다. 친박계색이 뚜렷한 황 전 총리 등장으로 전대는 계파대결의 장으로 변하게 됐다.

현재 친박계 주자로는 심재철·정우택·김진태 의원,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지지도가 높은 황 전 총리가 나서면 친박계는 그를 중심으로 빠르게 결집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태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황교안 전 총리 한국당 입당을 환영한다. 전당대회에서 선수끼리 제대로 경쟁해보자”고 밝히기도 했다.

반면 비박계나 중립지대 의원들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58·사진)을 중심으로 뭉칠 가능성이 높다. 오 전 시장은 이미 의원회관을 돌며 한국당 의원들을 한 차례씩 만났으며, 또다시 회관을 돌며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홍준표 전 대표도 비박계 당권주자로 거론된다. 그러나 막말 등으로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참패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는 홍 전 대표로 비박계가 결집할 가능성은 낮다.

그러다보니 이번 전대가 황 전 총리를 지지하는 친박계, 오 전 시장을 지지하는 비박계 간 계파 대결 구도로 치러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패배의 원인으로 해묵은 계파갈등을 꼽은 바 있는데, 다시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황 전 총리가 승리할 경우 ‘도로 친박당’이 된다는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지지를 등에 업고 복당파이자 비박계인 김학용 의원을 꺾은 바 있다. 황 전 총리가 대표가 될 경우 당의 ‘투톱’을 친박계가 장악하게 되는 것이다. 이 경우 한국당은 ‘탄핵 찬성이냐, 반대냐’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

“새로운 100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관계자는 “입당을 해서 당원들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황 전 총리는 너무 뚜렷한 친박계가 아닌가”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도 “반성부터 하라”며 황 전 총리의 정치 입당을 비판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지난 12일 구두 논평에서 “정당 가입은 헌법상 자유지만, 당권 도전을 하려면 박근혜 정부 때 자신이 한 일에 대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황 전 총리는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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