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의 아버지' 왓슨 명예직까지 박탈

이새봄,문가영 2019. 1. 1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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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백인 IQ차이는 유전"
또 인종차별 발언 결국 불명예
DNA 나선구조를 규명해 1962년 노벨상을 받은 미국의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 박사(90)가 다시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으로 한때 자신이 이끌었던 연구소에서도 제명을 당했다.

13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왓슨 박사는 지난 2일 방송된 PBS 다큐멘터리 '미국의 거장:왓슨을 해독하다' 편에서 "흑인과 백인의 아이큐 테스트 결과에는 차이가 있으며 그것은 유전적인 차이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확인한 미국 뉴욕 소재 유전학 연구소 겸 교육기관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CSHL)는 11일 성명을 통해 "인종과 유전학에 관한 왓슨 박사의 근거 없는 개인적 견해에 대해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힌다"며 왓슨 박사에게 부여했던 모든 지위와 명예를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CSHL은 왓슨 박사가 1968년 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이후 40여 년 동안 DNA를 연구한 사실상 '친정' 같은 곳이다. 1994년에는 대표, 2004년에는 총장직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구소에는 그의 이름을 딴 '왓슨 스쿨'이 있을 정도로 인연이 깊다.

CSHL 측은 이번 성명을 통해 "왓슨 박사가 휴먼 지놈 프로젝트를 비롯해 과학계에 남긴 유산과 연구소의 교육 분야와 연구 분야를 망라하며 발휘했던 리더십을 인정한다"면서 "그럼에도 최근 다큐멘터리에서의 발언은 우리의 임무, 가치, 정책에 완전히 반하는 것으로 그가 (연구소에) 기여한 흔적들을 완전히 잘라낼 수밖에 없다"고 그의 명예 총장직을 박탈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CSHL은 "편견을 정당화하기 위해 과학을 오용하는 행태를 비판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이 연구소에서 직위를 박탈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이니다. CSHL은 2007년 왓슨 박사가 영국 선데이 타임스 잡지사와 인터뷰에서도 흑인의 지능이 백인보다 낮다고 발언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쓸리자 그의 지위와 권한을 박탈하고 '명예직'만 부여했다. 당시 그는 "아프리카의 전망은 어둡다"며 "사회 정책은 그들(흑인)의 지능이 우리(백인)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데 검사 결과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흑인 직원을 고용해 본 사람은 이것(그들의 지능이 우리와 같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 박사는 이후 CSHL뿐만 아니라 사실상 과학계에서 퇴출됐다. 백인우월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관점을 내세우는 근거로 그의 발언을 인용했으며 과학자들은 주기적으로 그의 주장을 규탄했다. 2014년 왓슨 박사는 과학계에서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노벨상 금메달과 노벨상 수상 연설 연고· 초안을 모두 경매에 내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형편이 어려워져 메달을 경매에 내놓은 게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왓슨 박사의 연구소 퇴출 소식을 접한 그의 아들은 AP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는 지난해 10월 교통사고를 당한 뒤 회복 중"이라며 "다큐멘터리는 유전적 운명에 대한 (그의 많은 연구 중) 다소 좁은 해석만을 전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새봄 기자 /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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