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철도개량 비용 비싼데..시속 400km 열차 필요하냐"
시속 400km고속철도 도입 방침 명시
이후 별 움직임 없이 사실상 계획 방치
차세대 고속열차 해무도 오갈데 없어
국토부 "아직 이렇다할 방침 안 정해져.
내부적으로 큰 비용 등에 부정적 인식 "
전문가 "철도 경쟁력 위해 도입 해야.
남북, 대륙 철도 연결 대비에도 필요"
제3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정부가 중점을 두고 추진할 철도 관련 사항 등을 정리한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이미 개발을 완료한 해무(HEMU-430X) 열차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무는 지난 2013년 최고 시속 421.4㎞를 기록해 프랑스(575㎞), 중국(486㎞), 일본(443㎞)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의 빠른 속도를 올렸다.
하지만 이 계획은 성사되지 못했고, 이후 제3차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반영됐다. 2017년 고속철도 개선 실행계획을 세우고 향후 10년간 신호설비와 선로 등을 정비해 해무를 실제 운영에 투입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계획은 여태 거의 실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의 철도 관련 부서에서 4세대 통신시스템과 자갈 궤도 개량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게 전부다. 이 사이 해무는 충북 오송의 차량기지에 사실상 방치돼 있다.
익명을 요구한 국토부 관계자는 "개량 사업을 할지 말지 결정이 안 된 상태"라며 "내부적으로 고위 관료들 사이에 현재도 고속인데 여기서 더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겠느냐는 부정론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도 "시속 400㎞대로 개량하려면 신호 시스템과 전차선 정비는 물론 현재의 자갈 궤도를 모두 콘크리트 궤도로 바꿔야 하는 등 막대한 돈이 필요하다"며 "굳이 이런 사업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들이 있다"고 말했다.
해무가 제 속도로 달릴 경우 경부고속철도 1단계 구간(서울~동대구)의 자갈 궤도에서는 자칫 자갈이 튀어 올라 바퀴나 차체를 파손할 가능성이 커 콘크리트 궤도로 바꿔야만 한다. 일부에서는 수조 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한다.
강 교수는 또 "당장 남북 철도와 대륙철도 연결만 놓고 봐도 결국 고속철도 건설이 주요 이슈가 될 텐데 현 상태로는 우리가 고속철도 강국인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위원도 "개량 사업에 예산과 시간이 많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철도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서라도 신호체계 교체, 전차선 정비 등 가능한 부분부터 먼저 단계적으로 개량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내부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한 고위 관계자는 "1000억원가량의 돈을 들여 개발한 첨단 고속열차를 제대로 활용 못 하는 건 문제"라며 "현재 고속철도의 내구연한이 다가오는 만큼 이에 맞춰 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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