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퀄컴 모뎀칩 판매 거부로 5G 전략 차질"

애플 COO, 퀄컴-FTC 소송 증인으로 출석
"아이폰 1대당 로열티 7.5달러 너무 비싸다"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애플이 최신 아이폰 모델에 인텔 모뎀칩을 독점 사용한 것은 퀄컴이 칩 판매를 거부했기 때문이라는 애플 측 주장이 나왔다. 지난해 애플이 출시한 아이폰 XS와 XS 맥스, XR에 퀄컴 칩을 탑재하지 않자 퀄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관측이 나왔었다.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에 따르면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에서 열린 퀄컴과 연방거래위원회(FTC) 간 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퀄컴이 칩 공급을 거부해 최신 모델에 인텔 LTE 칩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애플은 최신 모뎀 주문을 퀄컴과 인텔 사이에 분배할 계획이었지만 퀄컴이 칩 판매를 거부하자 모든 모뎀을 공급하기 위해 인텔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퀄컴 칩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도 지적됐다. 애플은 퀄컴 모뎀에 대해 7달러50센트의 가격을 제시했다. 이는 애플이 계획했던 대당 1.5달러보다 5배나 더 많은 액수다.

퀄컴 칩 공급 거부로 애플의 5G 전략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월리엄스 COO는 "인텔의 5G칩은 2020년까지 생산이 안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애플이 5G 아이폰을 빨리 출시할 수 있는 기회를 해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인텔의 LTE 모뎀 속도도 퀄컴보다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퀄컴과 인텔 모뎀을 동시에 구입할 때 아이폰 한 대가 다른 제품보다 빠른 속도를 갖지 않도록 퀄컴 모뎀의 속도를 제한해야 했다.

애플과 퀄컴은 2007년부터 아이폰 7 출시까지 10년 간 협력관계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애플이 로열티가 너무 비싸다며 퀄컴을 고소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퀄컴은 애플이 특허권을 침해하고 정보를 경쟁사인 인텔과 공유하는 등 수년 동안 퀄컴을 속이고 기술을 훔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8년 10월 기준 퀄컴은 애플이 70억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