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쏟아진 '4천5백' 세대..집주인이 월세 주기도

강연섭 2019. 1. 16. 20:4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앵커 ▶

서울 동남 지역 전세시장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간에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단지'라는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 얘기인데, 입주를 시작한 9천5백 가구 가운데 무려 2/3가 전세 매물로 쏟아져 나오면서 '헬리오시티 발' 대규모 역전세난이 밀려온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한 헬리오시티입니다.

작년 말 1만세대 가까이 입주를 시작하면서 따로 입주 박람회까지 열렸습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아파트 끝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직접 한번 걸어가보겠습니다.

빠른 발걸음으로 1km에 9분 정도가 걸렸습니다.

세대수가 많다 보니, 주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현재 전세 매물은 약 4천5백 개.

월세 물량을 빼면, 세집 중 두집 꼴로 전세를 내놓은 셈입니다.

대출받아 집 산 사람들이 잔금과 대출 이자를 내려고 앞다퉈 전세를 내놓으면서 세입자 구하기 전쟁이 벌어진 겁니다.

84제곱미터 전세가가 불과 석 달 사이에 적게는 1억, 많게는 2억 가까이 곤두박질쳤습니다.

그래도 집주인 입장에선 두 달 뒤 잔금을 내려면 전세금이 절실한 상황.

[집주인] "(전세보증금으로) 분담금 갚고 다 빼면 마이너스예요. 돈 빌릴 데도 없어요. 그래서 더 후미진 데 싸구려로 가야 돼요."

전세를 구하는 사람들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고.

[김현일/세입자] "입주 시기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세)매물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가격이 낮아진 측면이 있어서요."

이미 비싼값에 계약한 세입자들은 손해봤다며 재계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태은/공인중개사] "지금 시세로 조정해줄 수 있냐? 그래서 조정한 케이스도 있고, 전세기간을 4년으로 늘려서 (조정한 경우도 있어요.)"

주변 전세 시장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잠실과 위례신도시 등에선 기존 세입자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전세값을 낮추거나 거꾸로 세입자에게 다달이 월세를 주는 역월세 현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찬경/공인중개사] "(위례신도시)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내줄 수 없으니까, (월) 30~50만 원 정도 책정해서 이자로 월세를 거꾸로 부담하는 경우도 있죠."

문제는 헬리오시티가 끝이 아니라는 겁니다.

바로 옆 강동구에도 올해 1만여 세대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헬리오시티의 역전세난은 전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MBC뉴스 강연섭입니다.

강연섭 기자 (deepriver@mbc.co.kr)

[저작권자(c) MBC (www.imnews.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