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두환측 "골프친 것 맞다, 알츠하이머와 운동 무관"

김호 입력 2019. 1. 17. 09:39 수정 2019. 1. 1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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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자 "골프는 신체 운동. 알츠하이머 앓아도 할 수 있다"
"이순자 여사 측 부부모임 참석해 함께 골프 치기도 한다"
'구인영장 발부' 3월 광주지법 법정 출석 여부는 불투명
전두환 전 대통령이 여름 휴가를 떠나 낚시와 골프를 즐기고 있다. [사진 국가기록원]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며 법정 출석을 거부했으나 최근 골프를 쳤다는 의혹으로 논란이 되는 전두환(88) 전 대통령 측은 17일 “운동과 법정 진술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최근 골프장을 찾아 골프를 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다.

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강원 홍천 지역 골프장은 현재 동절기 휴장 중이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2017년 언론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이 한 달에 한 번 정도 골프를 치러 온다. 부인 이순자(80) 여사와 함께 오기도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외부 골프장뿐만 아니라 자택에서도 때때로 건강 관리 차원에서 운동 삼아 골프 연습을 한다고 한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집 정원 뒤쪽에 골프공이 튀는 것을 막아줄 작은 그물망이 설치돼 있는데 이곳에서 스윙 연습 등을 한다는 것이다.

2008년 6월 3일 오후 강원도 춘천의 모 골프장을 찾은 전두환 전 대통령. [연합뉴스]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연세가 있으니 (무리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고) 한번 운동할 때 30분에서 1시간 정도 한다”고 했다. 또 특별한 운동 기구를 활용하는 것은 아니고 집 안에서 맨손 체조를 하며 신체 건강을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골프를 친다는 건 신체 운동을 한다는 것 아닌가. 이와 달리 법정 진술은 (정신 건강이 확보된 상태에서) 정확하게 사고할 수 있고 인지할 수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골프를 칠 수 없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전 전 대통령은 요즘도 부부동반 모임에서 종종 골프를 친다고 한다. 때때로 부인 이 여사도 함께 라운딩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이 여사의 학교 동창 모임 등이 있다. 그런 모임에서 운동도 하고 여행도 간다. 이 여사와 여행은 함께 못하지만, 골프는 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중앙포토]

또 “골프는 (신체 건강 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고 외출하는 거다. 식사하려 외출도 가끔 한다”며 골프를 치는 것을 이상하게 볼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법정 출석 자체를 거부하는 것과 관련, “지난번에는 (변호사가 밝혔듯) 독감으로 못 나간 것이다. 법정 진술이 어렵다는 건 (여러 차례 얘기했듯) 6년째 알츠하이머 약을 드시는 등 (정신) 건강 문제”라고 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향후 법정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재판에 출석할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 재판부는 이번 재판의 첫 공판기일에 이어 두 번째 공판기일에도 전 전 대통령이 출석하지 않자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다음 재판 기일은 3월 11일로 잡았다. 형사 재판의 피고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법정에 직접 출석해야 한다.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광주지법에서 재판 중인 전 전 대통령은 건강상 이유로 법정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강원 지역 골프장 등지에서 잇따라 목격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번 재판은 전 전 대통령이 2017년 4월 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출발했다. 이 책에서 그는 1980년 5월 광주에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생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했다. 헬기 사격 자체가 없었다며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 검찰은 헬기 사격이 있었고 조비오 신부의 생전 증언이 사실에 부합한다며 전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광주광역시ㆍ홍천=김호ㆍ박진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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