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발 '한진 후폭풍'..투자자 혼란오나

이민재 기자 2019. 1. 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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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연금이 다음 달 초로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 확정을 미뤘지만 사실상 한진그룹이 첫 타깃이 될 것이란 의견이 우세합니다.

양날의 검이란 우려도 있는 만큼, 향후 시나리오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죠. 증권부 이민재 기자 나왔습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주주권을 행사를 결정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확정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는데요.

한진칼과 대한한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 여부 안건을 수탁자 책임전문위원회에 넘기기로 한 건데

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다음 달 초에 결정을 내리기로 한 겁니다.

최종이 아닌 만큼, 반전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여론을 무시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국민연금에 대한 압박이 거세다는 점과 한진그룹이 땅콩회항, 물컵 갑질, 폭언, 밀수 등으로 수 차례 공분을 산 것을 볼 때, 주주권 행사로 기운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앵커>

향후 시나리오가 궁금해지는데요. 국민연금이 경영권 참여나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게 되면 절차상 논란은 없을까요?

<기자>

'경영권 참여'를 공시를 통해 명시하는 것부터 살펴봐야 할 텐데요.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단순 투자 목적은 상관없지만 경영권 참여는 공시 대상입니다.

한진칼, 대한항공 모두 해당되는데요.

지분 공시를 통한 추종 매매, 가격 왜곡 등으로 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10%룰에 따라 6개월간 매매 차익이 발생한 부분을 해당 상장사에 반환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습니다.

수익을 내야 하는 기관 투자가 입장에서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그렇지만 국민연금이 한진 측에 주주 서한을 보내고 면담도 신청했지만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고 알려진 만큼, 강경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단 의견도 나옵니다.

또 배임 혐의 등을 볼 때 경영권 참여를 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단 여론이 거셉니다.

국민연금의 경우 장기 투자를 하고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수익률을 계산하는 만큼, 6개월 차익 반환이 부담스럽지 않단 의견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의결권 행사가 가장 유력한 것 아닌가요?

<기자>

현실적으로 이 부분에 방점이 찍힙니다.

주주총회에서 나온 안들에 대해 주주로서 찬성 또는 반대 의사를 밝히는 건 '경영권 참여'보다 순조롭게 진행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럴 경우, 앞서 지분 확보를 선언한 강성부 펀드, KCGI가 내놓을 안이 중요해지는데요.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배당 확대' 등 각 사안에 대해 검토한 이후, 수익과 스튜어드십 코드 간 균형을 고려해 찬반을 정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국민연금이 적극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까요?

<기자>

일단 '사모펀드 편들기'가 입장과 태생이 전혀 다른 국민연금에게 후 폭풍이 될 수 있단 지적이 나오는데요.

국민의 돈인 국민연금이 사모 펀드와 동조하는 것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단 겁니다.

시장에서는 이 두 기관 간 공식적인 합의나 논의는 일절 없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소위 '연금 사회주의'도 넘어야 할 산입니다.

국민연금과 기금운용본부 수장의 선임 절차 등에 정치 권력의 입김이 닿을 수 있단 점을 고려하면, 완전히 독립적인 기관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는데요.

이해 관계가 국민연금의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 정권의 '기업 길들이기' 의혹도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앵커>

다양한 시나리오가 있는데요. 경영참여, 의결권 행사 등이 완전히 결정될 때까지 한진그룹주 주가도 들썩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자>

한진칼은 지난 11월 KCGI의 지분 확보 선언으로 70% 가까이 주가가 올랐다가, KCGI가 다소 열세라는 분석에 하락한 바 있는데요.

이번에 국민연금의 행보에 따라 주가에 다시 불이 붙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립니다.

시장은 국민연금이 첫 스튜어드십 코드 타깃으로 '한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긍정적일 것이란 풀이가 나옵니다.

한진칼은 오늘(17일) 강세이고 한진은 5거래일, 대한항공은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시장 전반으로 호재라는 인식입니다.

KCGI에 이어 국민연금까지 가세하면 지배구조 개선 명분에 다른 소액주주들의 호응이 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여론이 안 좋아 주가 마저 부정적이었던 한진 그룹에겐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국민연금의 행보에 다른 기업들도 불안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국내 증시의 8%를 차지하는 국민연금의 이런 행보가 전체 기업에 큰 경고가 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효성, 대림산업, 두산 등 관련 지분을 대량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글로비스에 대해서는 모비스와의 분할 합병에 대해, 대림산업은 배당 확대 등에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정권이 대기업 등을 개혁 대상으로만 보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내놓고 있습니다.

파장이 더 커질 수 있단 점에서 여론에 휘둘리기 보다 신중한 결정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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