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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의 서재<10>AOA 찬미] 나도 몰랐던 나, 책에 비춰보고 알게 됐죠

연승 기자 입력 2019. 01. 18. 17:20 수정 2019. 01. 21.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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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친구들과 다른 삶 살았으니
비슷한 구석 없을 줄 알았는데
'90년생이 온다' 보니 딱 내 얘기
세대공감에 책만한 도구 없죠
16일 스타의 서재 AOA 찬미./이호재기자.
[서울경제] 걸그룹 AOA의 막내 찬미(23·사진)가 책을 좋아한다는 걸 기자가 알게 된 것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다. 찬미는 읽고 있는 책들과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을 사진으로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이른바 #책스타그램을 하고 있었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1020세대는 책, 그리고 긴 글에는 흥미가 없다고들 하는데 찬미는 그렇지 않았기에 호기심이 생겨 스타의 서재에 초대했고, 찬미는 흔쾌히 응했다. 인터뷰를 위해 지난 16일 서울경제신문을 찾은 찬미는 성큼성큼 씩씩하게 걸어들어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해 정적만이 흐르던 편집국을 단번에 밝고 상쾌하게 환기시켰다.
16일 스타의 서재 AOA 찬미./이호재기자.
뜻밖에도 찬미는 최근 기업들도 공부하기 시작한 ‘90년대 생의 특징’을 분석한 경제경영서 ‘90년생이 온다’를 들고왔다. 경제지와 인터뷰라는 점을 감안했던 것일까? 그 배려의 마음과 세심함이 그저 흐뭇할 뿐이었는데,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찬미는 단순한 배려를 넘어 세대에 대한 공감능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기대했던 대로 ‘매력 포텐’이 가득한 찬미였다. “처음에 이 책을 서점에서 봤을 때는, 90년대 생이기는 하지만 ‘과연 제가 공감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이미 진로가 정해진 상태였기에 다른 90년대 생들과는 다른 생활을 했기 때문이죠. 막상 책을 읽다 보니 ‘아, 그러네, 나도 90년대 생이네’라며 공감을 했어요. 70~80년대 생들에게는 90년대 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 저희도 ‘꼰대’가 될 수 있잖아요. 2000년대 생들이 보기에는 정말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이런 면에서 2000년대 생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아요. 특정 세대만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세대 간 이해가 필요해요.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찬미는 인터뷰를 오면서 너무나 긴장을 해서 “심장이 막 두근두근”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지만, 피티(PT)를 하듯 책에 대한 설명을 똑 부러지게 이어갔다. “책에는 왜 90년대 생들이 영화를 잘 안 보고, 휴대폰을 꺼 놓지 못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는데 정말 공감했어요. 휴대폰을 꺼 놓으면 너무 답답해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영화를 집에서 많이 봐요.” 그러면서 그는 재미있는 부분이라며 ‘직장인 꼰대 체크 리스트’를 읽어주기도 했다. “‘헬조선’이라고 말하는 요즘 세대는 한심하다. 어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요즘 애들은 끈기도 없고 뭐 하나 시작하면 열심히 하는 것도 없고, 불만을 다 그렇게 이야기해서 어떻게 살아. 이런 거에 공감하면 본인은 누구에게 ‘꼰대’일 확률이 높대요.(웃음)”

16일 스타의 서재 AOA 찬미./이호재기자.
이어지는 이야기에서는 찬미의 풍부한 감수성과 어른스러운 내면, 보통 20대 여성의 고민, 솔직함 등을 엿볼 수 있었다. “소설에 ‘꽂혀있을’ 때 일본소설 ‘70세 사망법안, 가결’을 읽었어요. 누구나 70세가 되면 죽어야 한다는 법이 통과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어요. 법안에 대해 20대, 40대, 60대가 느낀 감정이 달라요. 젊은이들은 70세가 아직 멀었으니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고, 70세에 가까워지는 사람들은 그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죠. 저는 70세까지밖에 살 수 없다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했어요. 당장 일을 때려 칠 것 같았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40살까지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더라고요. 이것도 해놓고 저것도 해놔야 할 것 같았어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는데, 아빠가 큰 빚을 엄마 명의로 지셔서 제가 성인이 됐을 때쯤 엄마가 빚을 다 갚으셨어요. 그래서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게 저는 너무 싫었어요. 70살까지 살면 어떻게 살지를 나름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요.”

평소 베스트셀러가 어떤 책들인지 늘 관심을 갖고 있는 찬미는 지난해 2030 여성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았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제목을 정말 잘 지은 것 같아요.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하잖아요. 그런데 또 죽고 싶다고 하면서도 소주도 마시고 싶고, 떡볶이도 먹고 싶고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고요. 저도 어두운 시절이 있던 사람으로서 한없이 공감할 수밖에 없었어요. 저도 한없이 자신이 없을 때가 있었어요. 열아홉 스무 살 때는 그냥 옆에 누가 있든지 그 사람보다 제가 못나 보였어요. 팬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어도 왠지 모르게 그랬어요. 이 책이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마 작가님을 비롯해 저처럼 힘든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16일 스타의 서재 AOA 찬미./이호재기자.
찬미는 책 뿐만 아니라 출판계의 동향에 대해서도 꾀고 있었다. 왜 그런지 들어보니 반려동물 관련 책을 써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책을 내고 있잖아요. 나이에 상관없이요. 독립출판사도 있고요. 요즘 제 나이 또래가 쓴 책들을 읽고 있어요. 저는 애묘인인데 고양이에 관련된 책을 꼭 내고 싶어요. 20살에 처음으로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당시에 많이 외롭고 어두운 시기였는데, 고양이를 키우면서 밝아졌고 정신도 차리게 됐어요. 개보다 손이 덜 가서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키우지 말라고 권하고 싶어요. 개는 아프면 끙끙대고 뭐가 필요하면 신호를 보내는데, 고양이는 독립적이고 혼자 둬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고양이는 그런 표현을 안 해요. 그래서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해요. 고양이랑은 친해지는 데 1년은 걸려요.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데 기다림 그리고 시간이 필요한 거죠.”

드라마 ‘SKY 캐슬’에서 의사가 실수로 머리를 밀어 ‘빡빡이’가 된 아이돌 역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한 찬미는 당장은 아니지만 배우에 대한 꿈을 비롯해 MC 등 다양한 꿈도 키우고 있었다. “연기를 배우고는 있지만 아직은 자신 있게 배우로 나설 자신은 없어요. 그래도 해보고 싶은 역할은 ‘나의 아저씨’의 이지안 역(아이유)을 해보고 싶어요. 제 안에 우울하고 어두운 면이 있는데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MC도 진짜 해보고 싶고, 멤버들과 이제는 ‘쌩얼’도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예능 해보고 싶어요. 이제 7~8년 차 됐는데 다 보여 줄 수 있죠.”(웃음)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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