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차, 전기차와 뭐가 다르냐고요? [더(The)친절한 기자들]

최하얀 2019. 1. 1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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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The) 친절한 기자들][더(the) 친절한 기자들]
전기로 수소 얻고, 수소로 전기 만들어 구동
'수소+산소' 화학반응하는 '연료전지'가 핵심
전기차보다 충전 속도·주행 거리 좋지만
차·연료 가격 비싸고 수소 생산 땐 온실가스
수소 전기차 구동 방식.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울산 남구 울산시청에서 열린 전국경제투어 '수소경제와 미래에너지
울산에서 시작됩니다\

정부가 17일 수소를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내놓은 뒤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가솔린과 디젤을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차에 익숙하다 보니 수소전기차는 어떻게 구동되는지, 수소는 어디서 구하는 것인지, 전기차와는 무엇이 다른 것인지 낯선 것 투성이입니다. 환경에 유해한 물질은 정말 나오지 않는 것인지, 가격은 언제쯤 낮아질지도 관심사입니다. 수소전기차와 관련한 기본적인 것들을 알아봤습니다.

b span수소전기차란?…수소+공기→연료전지→전기→모터구동/span/b

흔히 말하는 ‘수소차’의 정확한 이름은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입니다. 이걸 줄여서 수소전기차라고 부릅니다. 영어 이름에 전기(Electric)가 포함돼 있듯, 수소전기차도 전기차의 한 종류입니다. 리튬 이온 전기차(BEV)가 배터리에서 전기를 얻는다면,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 반응에서 생긴 전기를 사용해 모터를 구동합니다.

개발 초기에는 수소전기차가 아닌 ‘수소연료차’’(Hydrogen Fueled Car)를 만들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수소 연료차는 수소를 엔진에서 직접 연소해 생기는 열로 모터를 구동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열을 역학 에너지로 전환하려다 보면 효율이 낮아지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소+산소’로 전기를 만드는 ‘연료 전지’를 자동차에 탑재하는 쪽으로 개발이 진척된 것입니다.

수소 전기차의 핵심 부품은 연료 전지 스택입니다. 연료 전지를 여럿 묶어 자동차를 움직일 정도의 충분한 전기를 생산하도록 만든 부품입니다. 연료 전지 스택과 수소 공급 장치, 공기 공급 장치, 열 관리 장치 등이 연료 전지 시스템으로 묶여 하나의 소형 발전기처럼 기능합니다.

수소 전기차의 구동 방식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우선 공기를 흡입해야 하는데, 이때 불순물을 제거하는 에어필터로 공기가 여과되기 때문에 수소 전기차는 공기 청정기 같은 역할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 뒤 수소 탱크에 있던 수소와 산소가 연료전지에서 만나 화학 반응을 거칩니다. 수소(H2)와 산소(O2)가 백금촉매를 거치며 이온으로 분리되고, 분리된 전자가 이동하면서 전기가 발생되는 방식입니다. 생산된 전기는 모터를 굴리는 데 쓰고 물은 차 밖으로 배출됩니다.

img src='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00/344/imgdb/resize/2019/0118/00502194_20190118.JPG' alt='수소 전기차 구동 방식.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

b span수소전기차 vs. 배터리전기차/span/b

현재로선 ㎞당 연료비 면에서는 전기차가 월등히 유리합니다. 케이티비(KTB) 투자증권의 이현준 분석가와 김영준 연구원이 작성한 ‘수소차 산업의 현재와 미래’ 보고서를 보면,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의 연료비는 ㎞당 73원입니다. 반면 테슬라의 모델3 전기차의 연료비는 ㎞당 25원이 들어갑니다. 둘다 내연기관의 연료비(연비 15㎞/ℓ, 휘발유 1600원/ℓ, 디젤 1400원/ℓ 가정시 ㎞당 107원, 93원) 보다는 저렴합니다.

주행 거리와 충전 시간 면에서는 수소전기차가 우위에 있습니다. 넥소는 수소 용량 6.33㎏을 완충하는 데 3∼5분이 걸리고 609㎞ 주행할 수 있는데, 모델3은 배터리 용량 50㎾h를 20분간 급속 충전해 350㎞를 달릴 수 있습니다. 차 구매 가격은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급을 적용해 넥소는 3300∼3900만원이고 모델 3는 2천만원대로 예상됩니다.

정리하면 수소차의 가장 큰 단점은 가격, 전기차는 주행거리 등 성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 주행거리는 냉·난방을 사용하면 20∼30%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거기다 자율주행 시스템이 상용화되면 전기 소모량은 더 많을 테므로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유리해집니다. 다만 전기차의 배터리 기술(무게)과 가격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이미 양산 단계라 규모의 경제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수소전기차가 확산되려면 전기차에 견줄 가격 경쟁력이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img src='http://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90/369/imgdb/resize/2019/0118/00502195_20190118.JPG' alt='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울산 남구 울산시청에서 열린 전국경제투어 \'수소경제와 미래에너지' />

수소차 확대되려면…가격 낮추고 친환경 수소 생산 체계 만들어야

일단 중요한 것은 수소차 생산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약 40%)을 차지하는 것은 연료전지 스택의 가격 하락 속도입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에스에이(SA·Strategic Analysis)는 2017년 기준 연료전지 스택이 1000개 팔릴 때의 가격을 ㎾당 180달러로 추산했습니다. 현대차 넥소에는 연료전지가 95㎾ 용량으로 탑재되니, 총 1만7100달러(약 1900만원)가 투입됩니다. 만약 스택 생산량의 연간 50만개로 늘어나면, 추가적인 기술 개발 없이도 스택 가격은 ㎾당 45달러가 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결국 많이 만들고, 많이 팔아야 가격이 낮아진다는 것이라 정부는 ‘양산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려고 합니다. 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보면 정부는 2025년까지 수소차 10만대의 양산 체계를 갖춰 현재의 반값이 3천만원대의 수소차를 구매할 수 있게 한다고 했습니다. 이론적으로 아주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닌 셈입니다.

다만 연료인 수소 가격 하락과 안정적인 공급망도 뒷받침돼야 합니다. 전기를 이용해 수소를 구하고, 그 수소로 전기를 만들어 모터를 굴리는 두 번의 변환 과정에서 생기는 에너지 손실 문제도 확산의 장애물입니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에너지손실 문제를 지적하며 “수소전기차는 엄청나게 멍청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더욱이 산업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석유화학 공정에서 생기는 수소, 2016년 기준 164만톤 생산)의 상당부분을 정유화학사들이 다시 원료로 사용하고 수소차로 쓸 규모는 약 5만톤(25만대 1년치)에 불과한 등 수소 공급이 원활한 것도 아닙니다.

정부는 초기에는 부생수소와 추출수소를 늘리는 방식으로 가다가 향후 신재생에너지가 확충되면 남는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얻거나 해외거점 수소 생산기지에서 대량의 수소를 수입할 계획입니다. 수소 추출 과정에서 생기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는 기술(CCS) 상용화도 시급해 보입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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