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우려에 막혔다, 미세먼지 해법 못찾는 정부

세종=신준섭 기자 입력 2019. 1. 2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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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불청객'이 되어 버린 미세먼지 때문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 문제를 풀어낼 해법이 마땅찮은 탓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논란에도 석탄화력발전을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밖에 없는 이면에는 경제 논리가 존재한다.

20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석탄화력발전의 주 연료인 유연탄은 전력을 생산할 때 ㎾h당 59.49원의 연료비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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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사용 줄이자니 비용이 문제

겨울철 ‘불청객’이 되어 버린 미세먼지 때문에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석탄화력발전 문제를 풀어낼 해법이 마땅찮은 탓이다. 가동률을 대폭 줄이고 대체재인 액화석유가스(LNG)나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선택지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우려로 선뜻 나서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렇다고 원자력발전으로 선회하기도 어렵다. 미래에 감당해야 할 핵연료 처리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만만찮다. 얽히고설킨 이 문제를 풀어내려면 ‘특단’의 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정부가 미세먼지 논란에도 석탄화력발전을 지속적으로 가동할 수밖에 없는 이면에는 경제 논리가 존재한다. 20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석탄화력발전의 주 연료인 유연탄은 전력을 생산할 때 ㎾h당 59.49원의 연료비가 든다. 대체 연료로 꼽히는 LNG의 경우 113.94원이 들어간다. 단가 면에서 유연탄이 LNG보다 배 가까이 높다. 정부가 정한 가격표에 맞춰 전력을 판매해야 하는 한전 입장에선 연료비가 조금이라도 적게 드는 연료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연료비가 들어가지 않는 재생에너지가 값싼 것도 아니다. 한전이 실제 지급한 금액인 정산 단가를 보면 태양광이나 풍력 모두 ㎾h당 100원이 넘어간다. 재생에너지에 부여하는 가중치를 고려하면 실제 가격은 더 비싸다. 정부는 재생에너지별로 0.5~5.0배의 가중치를 주고 전력을 구매한다. 실제 전력 생산량보다 가격을 더 쳐줘 재생에너지 확대를 돕기 위한 정책이다. 일례로 가중치가 1.2인 소규모 태양광의 경우 1000㎾h를 생산했을 때 1200㎾h를 생산한 것으로 인정하고 그만큼의 가격을 더 쳐주는 식이다.

석탄화력발전보다 훨씬 저렴한 연료인 원전이 있다. 하지만 숨은 ‘세금 폭탄’을 고려하면 결코 싸다고 보기 힘들다. 원전의 연료비는 ㎾h당 5.86원으로 유연탄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엄청난 처리비용이다.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따르면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하는 데 2053년까지 64조1301억원이 든다. 현재 모아둔 재원은 5조원이 채 안 된다. 처리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미세먼지를 해결하려면 전기요금이 더 드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하지만 ‘키’를 쥔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 나오면 가슴이 철렁한다”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2017년 7월 당정협의를 통해 향후 5년간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21일 발표할 예정인 미세먼지 대책 역시 전기요금과는 동떨어진 대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지난해 에너지 워킹그룹이 제출한 권고안처럼 전기요금을 인상해 석탄화력발전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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