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에 취한 베트남 "마법 지팡이를 쥔 위대한 선생님"

배재성 2019. 1. 21.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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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 베트남과 요르단의 경기에서 미소짓고 있다. 이날 경기는 베트남이 승부차기를 통해 4대 2로 승리했다. [뉴스1]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12년 만에 아시안컵 축구대회 8강에 진출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은 지난 20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요르단을 제압했다. 1-1 무승부 이후 승부차기 끝에 8강 티켓을 손에 쥐었다.

베트남은 수비 때는 5-4-1 전술로 든든하게 벽을 세우고, 공격에서는 빠른 측면 돌파로 상대 수비를 허무는 전술을 썼다.

선수들은 조별리그에서 강호 이란과 이라크를 맞아 90분 내내 지치지 않는 체력을 앞세워 포기하지 않고 뛰어다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4강에 진출한 한국 대표팀의 코치였던 박 감독의 ‘강팀을 상대해본 경험’이 고스란히 묻어난 전술이었다.

베트남 언론들은 “베트남 축구가 아시안컵에서 새로운 업적을 달성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21일 베트남 일간지 ‘더타오반호아’는 “베트남이 요르단을 누르고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긴박한 120분이었다. 베트남의 열정과 노력에 큰 감동을 했다”고 전했다.

박항서 감독을 향한 찬사도 이어졌다. 매체는 “베트남은 항상 승리를 열망한다. 박항서 감독은 정말 위대한 선생님이다. 너무 기쁘다. 마법의 지팡이를 쥔 박항서 감독 지휘로 베트남이 승리했다”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2007년 주장이었던 응우옌 민 프엉은 베트남 징을 통해 “우리 세대에 8강에 오른 적이 있지만, 솔직히 현재가 베트남 축구 최고의 시간”이라며 “2007년에는 예선도 치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항서 감독과 선수들이 UAE로 오기 위해 애를 썼고, 토너먼트 8강도 사실상 처음”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이어 “8강 진출을 대성공”이라면서 “하지만 박항서 감독의 지도력을 믿는다. 베트남을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베트남 축구팬들의 가장 행복한 순간은 지금이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16강전에 끝난 뒤 ‘수비 축구를 펼친다’는 외신 기사에 대해 “우리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있다. 그것을 수비 축구라고 지적을 했지만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실리 축구를 한다”고 항변했다.

베트남은 상대 팀들의 전력이 높아 수비에 치중했지만, 중동식 ‘침대 축구’가 아닌 ‘선 수비 후 역습’의 전형을 보여주며 8강까지 승승장구했다.

운이 좋아 8강에 진출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행운이라는 것은 그냥 오는 게 아니다. 구성원 모두가 각자 맡은 일을 잘해낼 때 나오는 결과”라며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베트남은 일본과 사우디의 16강전 승리 팀과 오는 24일 4강 진출을 다툰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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