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를 비판했을까

홍주형 2019. 1. 2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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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으로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다양한 외교 무대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지난 1974년 가입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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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으로 국제사회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다양한 외교 무대를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북한이 지난 1974년 가입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도 그 중 하나다.

지난 1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새해 첫날 이뤄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유네스코 동반 탈퇴를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독선적인 유네스코 탈퇴행위’라는 제목의 정세해설에서 “외신들은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를 버릇처럼 굳어진 습관성 탈퇴, 불리한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묘사하고 있다”며 미국을 비판했다. 이스라엘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의 기구 탈퇴는 상전의 위신을 돋구어(돋우어) 주려는 발라맞추기 탈퇴, 상전을 뒤따른 본따기(본뜨기) 탈퇴라고 야유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모리셔스에서 개최된 제13차 유네스코 무형유산 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우리 측과 함께 씨름을 남북공동유산으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도 했다. 씨름 포함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북한 유산은 세 가지다. 지난해에는 금강산이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등재됐다.

북한이 유산 등재를 통한 대(對)유네스코 외교 뿐만 아니라 노동신문 정세해설을 통해 적극적으로 유네스코의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자국의 영역을 넓혀가는 활동 중 하나로 보인다. 특히 교육, 문화, 과학 등 안보·경제와는 한 발 떨어진 영역을 다루는 유네스코는 핵협상을 진행 중인 북한이 상대적으로 두드리기 쉬운 문이다. 일각에선 미국과 그 우방인 이스라엘을 비판하는 것이 현재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사전 협상이 진행되는 점을 의식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지만, 그보다는 북한이 유네스코의 핵심 현안에 대한 자국 입장을 밝히면서 스스로의 국제적 역량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1일 통화에서 “유네스코와 북한은 상당히 가까운 편”이라며 “유산 등재 뿐만 아니라 북한이 교육을 통한 유네스코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자국의 인적 자원과 관련해 활용했던 사례도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한은 꾸준히 유네스코가 주관하는 여러 프로그램 대상국이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 소통에 유네스코의 네트워크가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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