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때문에 미세먼지 늘었다" 주장은 거짓
[경향신문] ㆍ석탄화력 발전 2년간 11% 늘 때 미세먼지 25% ↓…저감대책 효과
ㆍ산업부, 미세먼지 많은 날 석탄발전 가동 제한·LNG 대체 더 확대
지난해 석탄화력 발전량은 2년 전보다 11% 늘어난 반면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한 미세먼지는 2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탈원전 정책 때문에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이 늘어난 게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의 원인이라는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정부는 미세먼지가 많은 날 석탄화력발전소 출력제한을 더 확대하고 미세먼지 배출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더 늘려나가기로 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석탄발전량은 238.2TWh로 2016년 213.8TWh에 비해 11.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발전량이 늘어난 것은 지난 정부에서 인허가를 받아 건설이 끝난 신규 석탄발전소 11기가 2016년 하반기~2017년 상반기 사이 새로 가동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반면 석탄화력발전소가 배출한 미세먼지는 2016년 3만679t에서 2018년 2만2869t으로 25.5% 줄어들었다. 석탄발전소 6기를 LNG로 전환하고, 오염물질을 걸러 내보내는 탈황·탈질설비를 개선하는 등 석탄설비 감축·개선 노력이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LNG로 전환된 6기는 가동 중이던 61기 중 4기, 새로 짓던 9기 중 2기로 구성돼 있다.
원전 발전량이 줄면서 석탄발전 가동이 늘었고, 이에 따라 미세먼지가 많아졌다는 주장에 대해 정부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원전발전량 감소는 정비일수의 증감에 따른 것이라 에너지 전환과는 무관하고 감소량 대부분은 석탄이 아닌 LNG가 대체했다”며 “지금은 원전 5기가 건설 중이라 오히려 원전 발전 규모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석탄발전소 미세먼지 감축을 위한 정책을 더 확대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수립할 예정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미세먼지가 많은 날 석탄발전기 출력을 최대 성능의 80%로 제한하는 상한제약을 더 자주 시행하는 방안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지금은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된 다음날 농도가 500㎍/㎥로 예상될 경우에 출력을 제한하는데 이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다. 상한제약 대상인 석탄발전소를 현재 35기에서 49기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금은 전기를 생산할 때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과 석탄발전소를 먼저 가동하고 전력이 부족하면 LNG 등 비싼 발전기를 돌리는데, 앞으로는 환경비용도 감안해 발전기 가동 순위를 정한다. 이를 위해 발전연료 세제개편이 올해 4월 시행되면 유연탄의 개별소비세는 ㎏당 36원에서 46원으로, LNG는 91.4원에서 23원으로 변경돼 LNG 발전 단가가 싸진다.
산업부는 석탄발전을 LNG로 전환하는 정책에 따라 2025년 이후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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