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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단독] 목포 '문화거리' 지정 전후, 손혜원측·외지인 37필지 집중 매입

이현주 입력 2019. 01. 22. 04:43 수정 2019. 01. 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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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목포 역사문화공간 등기 전수조사]

602필지 중 112필지가 외지인… 2017~18년 37필지 거래 몰려

손 의원 지인들 소유 12필지 매입시기 일치… 투기의혹 커져

19일 관광객들이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손혜원 의원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고 난 첫 주말, 근대역사관 방문객 숫자는 5배 가량 늘었다. 목포=연합뉴스

‘손혜원 타운’으로 불리는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이하 역사문화공간)이 국내 최초 면(面) 단위 문화재로 등록되기 직전 다수의 외지인과 법인이 이 지역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손혜원 의원의 가족과 지인들이 해당 지역 부동산을 사들인 시기와 일치한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문화의 거리 부동산 매입에 동참한 손 의원의 지인도 추가로 확인되면서 손 의원의 부동산 투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문화재 등록 직전 외지인이 사들인 25필지

21일 한국일보가 2018년 8월 등록문화재 제718호로 지정된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602필지(11만4,038㎡)의 등기부등본을 전수 분석한 결과, 602개 필지 중 112개 필지가 중앙정부ㆍ지역자치단체(전남도ㆍ목포시)ㆍ목포시민 소유가 아닌 외지인 또는 법인의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지인 소유의 112개 필지 중 37개 필지는 문화재 지정 전후인 2017, 18년 집중적으로 거래된 것으로 드러났다. 역사문화공간은 일제강점기 당시 건립된 상가주택, 병원, 교회 등 오래된 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곳으로, 그 이전까지는 부동산 시장 가치도 낮고 매매가 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7개 필지 중 12개 필지는 지금까지 알려진 대로 크로스포인트문화재단, 보좌관 가족, 조카 등 손 의원 측 관계자들이 소유하고 있었다. 이 중 창성동과 50m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1개 필지는 손 의원과 함께 더불어민주당 로고를 제작한 그래픽 디자이너 장모(51)씨로 확인됐다. 나머지 25개 필지는 서울ㆍ인천ㆍ경남ㆍ충남ㆍ제주 등에 거주하는 외지인과 법인이 2017년 3월부터 문화재 등록이 발표된 2018년 8월까지 집중적으로 사들인 곳이다.

손 의원 지인들이 매입한 12개 필지를 제외한 25개 필지의 소유주가 손 의원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인물들이거나, 손 의원의 권유로 부동산을 구입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25개 필지 소유주는 박물관 사업을 하고 있는 법인 1곳, 개인 소유주 17명이다. 이들 중 12명은 1개 필지씩 소유하고 있지만, 충남에 거주하는 40대 조모씨의 경우 4개월간 5개 필지를 집중 매입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한모씨, 인천 남구에 사는 채모씨는 20대의 나이에도 불구, 1개 필지씩 소유하고 있었다. 25개 필지가 손 의원 지인들이 문화재 거리 부동산을 집중적으로 사들인 때에 맞춰 거래됐다는 점에서, 이들이 손 의원처럼 문화재 보존을 위한 순수한 목적으로 부동산 구입에 나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올해 4월 인근에 해상케이블카가 개통되면서 시세가 오를 만한 ‘호재’까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 목포 문화재 거리 일대에 목포시 원주민들도 모르는 ‘개발붐’이 일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저작권 한국일보]목포 근대문화역사공간 ‘손혜원 측ㆍ외지인’ 소유 현황 / 김문중 기자/2019-01-21(한국일보)

올 4월 문화재 거리 인근 해상케이블카 개통

손 의원은 조카, 보좌관, 재단 등을 동원해 역사문화공간 내외 건물, 토지를 사들인 행위가 개발 이익을 기대한 투기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외부 지역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법인까지 나서서 건물과 토지를 매입한 점, 역사문화공간 인근에 관광객을 끌어 모을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고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손 의원이 단순히 ‘문화재 보존’이라는 대의만으로 부동산을 매입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해진다.

특히 외지인들이 문화재 거리에 관심을 보이는 시기가 해상케이블카 사업 추진으로 투자 바람이 불던 때라는 점이 공교롭다. 목포시 상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유달산과 고하도 사이에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선다는 소식에 따라 3, 4년 전부터 인근 지역 부동산이 들썩였다고 전했다. A씨는 “정작 목포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데 해상케이블카 계획이 수립된 뒤로 수도권 손님들이 종종 리모델링이 가능한 상가주택 매물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매물 구하기가 어려워서 인맥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안다”고 A씨는 덧붙였다.

이런 정황이라면 향후 검찰 조사에서는 25필지를 사들인 외지인들의 투자 목적 또한 주요한 수사 대상이 될 공산이 커졌다. 손 의원이 박물관 건립 목적 이외에 개발로 인한 사적 이득을 기대했는지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이들 외지인들과의 연관성이 핵심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혜원 타운’ 권력 주도형 젠트리피케이션?

전문가들은 역사문화공원을 둘러싼 일련의 부동산 매입 과정을 전형적인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으로 해석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낙후된 구도심에 중산층, 외지인들이 몰려들어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들은 쫓겨나는 현상을 일컫는다. 손 의원이 업무 관련 정보를 미리 입수한 다음에 문화재 거리에 투자했다면 ‘권력 주도형’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젠트리피케이션 관련 전문가는 “2010년 중반부터 지자체 등 정부 주도 사업과 정책이 되레 원주민을 밀어내는 ‘관트리피케이션’이 새로운 현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손 의원도 의도는 선할지언정 그 결과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구도심에 투자한 외지인 비율이 높은 걸 보면 문화재 지정 관련 정보가 원주민보다 외지인들에게 더 빨리 퍼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손 의원을 직권남용,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형사 1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손 의원도 목포 역사문화공간 부동산 투기 의혹을 보도한 SBS 등 여러 언론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관련 사건들이 병합 수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오세훈 기자 comingh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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