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檢 "김윤옥 여사, 국정원 특활비로 미국서 명품쇼핑" 주장

문창석 기자,박승희 기자 입력 2019.01.22. 16:11 수정 2019.01.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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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최측근 김희중 증인.."내가 특활비 전달" 인정
원세훈 측 "확정되지 않은 주장..망신주기용 불과"
김윤옥 여사.2 016.1.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박승희 기자 = 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건넨 특수활동비에 대해 부인 김윤옥 여사가 미국에서 쇼핑하는 등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검찰이 주장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측은 검찰의 망신주기용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 심리로 22일 열린 원 전 원장에 대한 재판에는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의 정계 입문 때부터 비서로 활동한 김 전 실장은 'MB의 분신'이라 불렸을 정도의 측근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1심에서 김 전 실장을 증인으로 신청하지 않았기에, 그가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조사 결과, 원 전 원장은 2010~2011년 김 전 실장을 통해 10만달러의 특활비를 이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실장은 이날 법정에서 "2010년 설 또는 추석 명절쯤 원 전 원장이 저를 A호텔로 불러 (돈이 든) 쇼핑백을 주시면서 '대통령께 전달해드려라, 드리면 (무엇인지) 아신다'고 했다"며 "제가 받아서 관저로 전달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11년 어느 날에는 원 전 원장이 제게 전화해 '대통령 해외순방이 있으니 달러가 필요할 수 있다, 직원을 통해 보낼 테니 만나서 받아 전달해달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실장은 '원 전 원장이 10만달러의 국정원 자금을 이 전 대통령에게 줄 이유가 있었냐'는 검찰의 질문에 "해외순방에서 혹시 필요하면 쓰시라는 뜻으로 전달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2011년 10월15일 이 전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당시 미주지역 한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아내인 김윤옥 여사가 남녀 경호원과 쇼핑하고 있다'는 목격담이 올라온 바 있다. 김 전 실장도 "당시 비상이 걸려서 사실확인을 하느라 전화를 많이 했다"고 답했다.

2011년 10월11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미국을 국빈 방문하기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며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받은 특활비를) 쇼핑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여사의 해외 명품 쇼핑이 너무 많아 기자들이 보면 문제가 되겠다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한다"고 물었다. 김 전 실장은 "당시 수행했던 몇 분이 그런 걱정을 해 '주의하셔야겠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시인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둘째 딸도 당시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 일가가 국정원 특활비를 개인적으로 썼다는 취지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10만달러를 개인적으로 제공했는지 아닌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원 전 원장 측이 반발했다. 변호인은 "사적인 용도로 지급했다고 생각한다면 검찰은 이걸 당연히 기소했어야 한다"며 "기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말하는 건 망신주기용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경우 그 자체로도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며 김 전 실장의 증인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검찰은 "면박주기인지 필요해서 한 것인지는 국민이 언론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원 전 원장 측은 이 전 대통령에게 특활비 10만달러를 전달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뇌물이 아니라 공적인 목적으로 줬다는 입장이다. 변호인은 반대신문에서 "'해외 쇼핑비로 사용한 것으로 생각한다'는 진술은 김 전 실장의 추측"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실장도 이를 인정했다.

다만 김 전 실장은 '당시 김 여사의 명품쇼핑을 경호한 직원이 누구냐, 있으면 말하라'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그 분들도 일상이 깨질 수 있으니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쇼핑은 사실이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원 전 원장은 재판 말미에 김 전 실장을 향해 "제가 국정원장으로 오랫동안 있으려고 이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주려고 한다고 느낀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며 특활비 지원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도 이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9일 김 여사가 국정원 특활비로 명품 쇼핑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를 검찰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