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스토리]공연·대출·펀드투자까지..4강 vs 후발주자 불붙은 '페이전쟁'

양사록 기자 2019. 1. 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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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액 60조..판 커진 간편 결제
서비스 2년만에..시장 5배 껑충
기존업체 고객맞춤서비스 강화 속
후발주자는 무이자 대출 등 꺼내
"올 모바일 결제 새 전기 맞을 듯"
[서울경제] 지난 2014년 9월 카카오페이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만 해도 서비스 이용자의 반응은 엇갈렸다. 대부분 이용자들은 서비스의 편리함에 쾌재를 불렀다. PC에서 온라인 결제를 하기 위해 웹 브라우저별로 결제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수차례 에러와 다운을 겪으며 속을 끓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의심 많은 이용자는 이렇게 쉽게 결제가 될 리 없다며 서비스의 보안에 의문을 품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4년여가 지난 지금,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누구나 쓰는 일반적인 결제수단이 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액은 2016년 11조8,000억원에서 2017년 39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관련 업계는 지난해 이용액이 60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2년 만에 시장이 5배 이상으로 커진 셈이다. 1일 평균 결제 건수도 2016년 85만9,000건에서 2017년 212만4,000건, 2018년 2·4분기에는 362만7,000건으로 늘었다.

시장이 커지면서 여러 업체가 야심 차게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에 뛰어들었지만 4개 업체(삼성페이·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페이코) 정도만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뚜렷한 강점과 이용자 유입 경로를 가진 이들 업체는 각각 1,000만명을 훌쩍 넘는 이용자와 수십조원에 달하는 누적 거래액을 확보한 상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돼 접근성에서 강점을 가진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가맹점 수를 무기로 누적 거래액 면에서 경쟁업체를 압도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며 쌓은 안정적인 서비스 노하우와 간편한 사용자환경으로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중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5월에는 카드를 등록해 단말기에 대는 방식 외에도 QR코드를 이용하는 오프라인 결제 방식을 도입해 오프라인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네이버는 대부분의 국민이 이용하는 검색엔진에 입점한 네이버 쇼핑몰에서 별도의 회원가입 없이 네이버 계정으로 접속해 결제하고 한눈에 배송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기능으로 온라인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네이버 뮤직과 영화·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와 공연·식당·숙박 등 예약 서비스로 적용 영역을 넓히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결제의 편리성과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이용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끊임없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 P2P(개인 간 대출) 업체와 손잡고 카카오톡을 통해 부동산·대출 채권 등 상품을 중개하는 ‘투자’ 기능을 선보였다. 별도의 예치금 계좌 없이 카카오페이 머니로 바로 투자할 수 있고 1만원부터 소액투자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페이코 앱 안에 별도의 금융 코너를 신설하고 송금이나 카드 발급과 페이코 결제 시 쓸 수 있는 페이코포인트를 빌려주는 소액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페이도 펀드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이들 업체가 거액의 프로모션 비용을 감수해 가며 이 시장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이용자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이 결제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는 마케팅 등의 분야에서 활용가치가 높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로 불릴 만큼 귀하게 여겨진다. 페이코가 앱을 통해 최근 이용자의 소비 패턴에 맞춤형 프로모션을 제공하기 시작하는 등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을 시작하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 커지자 새로운 업체도 뛰어들고 있다. 케이뱅크는 후발주자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수수료 ‘제로(0)’와 소액 무이자 대출 등 기존 업체보다 훨씬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케이뱅크페이’를 내놓았고 신한·비씨·롯데 등 일부 신용카드사들은 공동으로 ‘QR페이’를 내놓았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까지 뛰어들었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줄이겠다며 서울시가 은행·민간결제사업자와 협력해 제공하는 제로페이가 대표적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존 업체들의 진화 방향, 후발업체의 파급력에 따라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올해 또 한 번의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상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올해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확대와 간편결제 업체의 마케팅 강화로 간편결제 시장에 큰 폭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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