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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제친 틱톡 '아싸'가 '인싸' 되는 15초

입력 2019.01.23. 11:58 수정 2019.01.24. 10:48

[한겨레21] 허윤희 기자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입문기

‘틱톡’ 영상편집 기능을 활용해 동영상을 만들었다. 손가락댄스 등 제작영상 중에서 아이들이 피아노 치는 모습을 담은 게 조회수 180회로 가장 많았다. 김진수 기자

“오 나나나, 오 나나나, 오나나 오나나 오오오오∼.”

15초 동안 음악에 맞춰 발을 좌우로 왔다 갔다 한다. 이 영상 뭐지? 광고인가? 뮤직비디오인가? 초등학생 딸아이가 알려준다. “요즘 틱톡 모르면 아싸(아웃사이더의 줄임말)”란다. “아, 이게 틱톡이구나!” 그래서 알았다. 요즘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들은 다 안다는 틱톡(TikTok)을. 그곳에서 인기 있는 ‘오나나나춤’도. 이 춤은 틱톡에서 인기를 끌며 ‘인싸춤’으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쇼트폼’ 이동 두드러지는 1020세대

틱톡은 15초 영상을 제작해 공유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중국의 스타트업 바이트댄스가 개발했다. 2016년 9월 150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한국에선 2017년 11월부터 선보였다. 바이트댄스는 지난해 6월 틱톡(중국 서비스명 ‘더우인’)의 월간활성이용자(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한 이용자 수·MAU)가 5억 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센서타워가 발표한 애플 앱스토어 글로벌 다운로드 자료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 1분기에만 4500만 회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해, 유튜브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유튜브를 위협한 틱톡에는 어떤 영상이 있을까. 틱톡에 올라온 영상을 살펴봤다. 립싱크를 하거나 춤추는 모습을 담은 게 가장 많았다. 친구, 가족과 함께 춤추며 찍은 영상도 많다. 이외에 화장 전후 모습, 여행지에서 찍은 영상, 음식 만드는 모습, 반려동물 모습, 얼굴을 웃기게 변형한 영상 등이 있었다. 대체로 비트가 강한 경쾌한 음악에 밝은 분위기의 영상이다.

틱톡에서 인기 있는 크리에이터들의 영상도 봤다. 리나대장님, 옐언니, 댄서 소나, 신사장 등. 예쁘고 귀여운 외모에 현란한 댄스 동작을 담은 영상을 뽐냈다. 틱톡 고수답게 영상 분할 등 다양한 촬영 기법을 활용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다른 동영상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틱톡의 가장 차별화된 점은 15초라는 짧은 길이다. 스마트폰은 특성상 짧은 동영상 시청에 더 적합하다. 틱톡은 하나하나의 영상을 15초로 제한하는 대신 계속 이어서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음악과 특수효과를 내는 편집 도구들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10대와 20대 젊은층의 소비가 두드러진다.

‘인터넷 트렌드 리포트’로 유명한 메리 미커의 ‘인터넷 트렌드 2018’에서도 틱톡을 주목한다. 인터넷 트렌드로 재생 시간이 짧은 ‘쇼트폼 비디오’(Short-Form Video)를 꼽았다. 메리 미커는 이 보고서에서 “최근 전세계적으로 짧은 영상의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며 “중국의 틱톡, 중국의 콰이쇼우 등이 짧은 영상 확대에 큰 기여를 했다”고 분석했다.

메조미디어의 ‘2019년 트렌드 보고서’에서도 콘텐츠 분야 트렌드 중 하나로 쇼트폼 비디오를 꼽았다. 이 보고서에서는 “1020세대가 1분 미만의 짧고 가벼운 동영상을 선호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며 “동영상을 제작·편집, 공유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하트 200개 넘게 받고 싶다”

실제 1020세대는 틱톡을 어떻게 쓰고 있을까. 중학생인 이진주(15)양은 “요즘 유행하는 손가락댄스 영상을 보고 동생들과 따라 했다”며 “그 영상을 틱톡에 올렸다”고 말했다. 이양은 ‘주작댄스’ ‘차차댄스’ 등 사람들이 올린 재미있는 춤을 보려고 시간 날 때마다 틱톡을 본다. 무엇보다 유튜브와 달리 영상을 재생할 때 광고가 나오지 않아서 좋다고 한다.

박예주(11)양은 학원 차를 기다리거나 잠자기 전에 틱톡을 본다. 요즘 자신의 틱톡 영상에 달린 ‘하트’(좋아요)가 느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지난달에 ‘와리가리댄스’ 영상 올려서 하트 120개를 받아 기분이 좋았다. 틱톡 하는 친구들 중에서 제일 많이 받았다. 다음에는 하트를 200개 넘게 받고 싶다.” 박양의 친구 이민희(11)양은 심심할 때 틱톡 영상을 찍어 올린다고 한다. “머리 색깔을 바꾸고, 귀여운 고양이 이모티콘을 얼굴에 넣을 수도 있어 재미있다.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넣을 수 있어 좋다.”

틱톡 코리아쪽은 “한국에서 주요 틱톡 사용자층은 10·20대”라며 “그들은 손가락댄스의 배경음악 ‘핑거템포’와 귀여운 음색이 특징인 ‘고양이송’ 등을 가장 많이 썼다”고 말했다.

‘영알못’도 5분이면 크리에이터

틱톡이 10·20대에게 인기 있는 요인은 또 있다. 바로 다양한 특수효과와 영상편집 기능으로 손쉽게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영상편집 앱이 필요 없다. 바로 영상을 찍어 틱톡 안에서 편집할 수 있다. ‘영알못’(영상편집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할 수 있다.

그래서 기자도 도전했다. 일단 쉬운 것부터 찍었다. 첫 영상 모델은 집에 있는 수족관 속 물고기다. 물고기 영상을 찍어 올리니 아래 필터 기능이 나왔다. 화면 색을 조정하는 것이다. 그 옆에는 스티커 기능이 떴다. ‘스티커’를 누르니 다양한 모양이 나왔다. 하트, 별, 꽃…. 그중에서 하트를 선택했다. 위쪽에는 사운드 선택 메뉴가 나온다. 영상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음악도 케이팝, 중국 가요, 일본 가요 등 다양하다. 스티커를 넣고 음악을 입힌 영상을 올렸다. 제작 시간은 3∼5분밖에 안 걸렸다. 틱톡에 올리는 영상 길이가 짧으니 편집하는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두 번째로는 휴대전화에 저장된 영상을 올렸다. 지난해 휴가 때 여행지에서 찍은 해 지는 영상을 불러온 뒤 ‘해피뉴이어’ 스티커를 달고 음악을 넣었다. 화면 나누기, 흔들리는 효과 등 편집 기능이 다양하니 취향껏 선택하면 된다. 그다음에는 아이들이 피아노를 치는 손가락을 찍었다. 밋밋한 영상에 하트와 별 스티커를 달고 경쾌한 음악인 ‘치킨송’을 입혔다. 틱톡에서는 15초라는 짧은 영상에 담아야 하니 더더욱 독특한 아이디어로 만든 영상이 주목받는다. 웃기거나 강렬해야 한다.

다음 타깃은 ‘오나나나춤’

다음으로 틈나는 대로 연습한 인싸춤 ‘손가락댄스’ 영상을 찍었다. 이 춤을 위해 만든 ‘핑거템포’ 음악을 재생하고 거기에 맞춰 손가락을 움직였다. 초등학생 아이는 10번 정도 영상을 보고 거의 완벽하게 따라했다. 그러나 내 손가락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춤추는 데 부적합한 몹쓸 손이다. 보기와 달리 쉽지 않았다. 15초 안에 손가락을 이용한 20여 개 동작을 해야 한다. 아이들은 놀이처럼 즐기며 배우는 것과 달리, ‘이거 치매 예방에 좋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 다음 동작을 까먹고 손가락 스텝이 꼬였다. 그래도 엉성한 손가락댄스 영상을 찍어 올렸다. ‘손가락댄스 처음 했어요’라는 제목을 달았다.

1월14일부터 사흘 동안 틱톡 동영상 5개를 만들었다. 틱톡 입문자라는 티가 팍팍 나는 영상에 틱톡 사용자들이 ‘좋아요’ 37개를 보내고 댓글을 6개 썼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본 것은 피아노 치는 손가락 영상이다. 영상 조회수는 180회이다. 댓글은 다행히도 악플이 아니고 모두 선플(선한 댓글)이다. “참 재미있습니다. 어메이징!” “최고예요.” “재미있어요.” “오지다.” 선플은 선플을 부른다. ‘좋아요’와 댓글을 남긴 틱톡 사용자들에게 ‘좋아요’를 눌렀다.

손가락댄스에 이어 고난도의 오나나나춤, 와리가리댄스는 언제일지 모르는 다음 영상 후보로 남겨뒀다. 그런데 마감하는 이 시각에도 자꾸 머릿속에 “오 나나나∼” 구절이 맴돈다. 중독성이 강하다. 어제 꿈속에서는 잘 안 되는 손가락댄스도 연습한 것 같다. 틱톡 알림이 뜬다. ‘또 무슨 영상이 올라왔나.’ 나도 모르게 틱톡에 손이 간다. 15초의 유혹은 강렬하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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