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펜실베이니아 호텔에서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CBS노컷뉴스 이재기 기자 2019. 1. 24.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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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벽에 난 구멍에서 쥐가 나오고 있다. (사진=제보자 제공)
대한항공의 대표적인 황금노선으로 분류되는 인천~뉴욕노선은 이 회사에 커다란 수익을 안겨주고 있지만 직원들은 뉴욕 스케줄이 걸리면 걱정이 앞선다며 숙박환경개선을 강력 요구했다.

일부 여승무원들은 뉴욕의 숙소가 워낙 낡은데다 쥐나 바퀴벌레가 나오기 일쑤이고 호텔이 노후된 상태라 아예 병가를 내고 뉴욕 비행 일정에서 빠지려고 하는 경우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한 고참 직원은 최근 직원 소통공간에 올린 글을 통해 "월초 펜실베니아를 다녀온 후 극심한 스트레스와 분노에 시달립니다. 여태 일하며 조건이 별로인 호텔에서도 잘자고 잘 먹었습니다. 무슨 5성급 호텔바라는게 아닙니다. 맘놓고 푹 쉴수있는 안전하고 깨끗한 호텔 원합니다. 요새 같아선 정말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네요"라고 토로했다.

최근 뉴욕 비행을 다녀온 A승무원은 23일 CBS와 가진 인터뷰에서 '회사가 제공하는 호텔이 너무 낡아 힘들다'는 경험담을 털어높으며 직원들의 많은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펜실베이니아호텔을 숙소로 선정한 이면에 또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쥐가 나올까봐 대한항공 직원들이 호텔방문 아랫부분을 수건으로 막아뒀다 (사진= 제보자 제공)
국제선을 탑승하는 B사무장은 "지금도 많은 수의 여승무원들이 뉴욕비행을 나오면 개인적으로 침낭을 구입해 갖고가서 침낭안에서 잔다"고 말할 정도로 호텔의 수준은 열악하다.

(이하 일문일답)

◇ 기자 : 뉴욕 숙소의 상태에 대한 불만이 많던데 실상이 어떤가?

◆ 여승무원 : 맨 처음에 호텔 선정 시 다들 반대했다. 두 번째 들어오게 된건데 위치는 맨해튼의 중심부로 진짜 좋은데 한인타운도 쇼핑센터도 타임스퀘어도 가깝고.. 근데 호텔이 100년 넘어 노후화될 수밖에 없다. 10년 전쯤 조종사 한분이 호텔에서 운동을 하다 떨어져 숨진 적도 있었다. 동료들은 자살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타살로 봤지만 자살로 마무리된 적도 있다.

이런 거 포함해서 흉흉한 소문이 많이 돌았던 호텔이었고 그때도 쥐와 바퀴벌레가 나와서 옮긴 걸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 다시 가면서도 과거 그런 일이 있었는데 '또 가나' 이런 말들이 많았다.

◇ 기자 : 펜실베이니아 호텔 재계약 시점은?

◆ 여승무원 : 지난해 국정감사가 10월이었으니. 국정감사 바로 직전이었다. 8월말에 계약했고 9월달부터 들어간 걸로 알고 있다. 8월29일날 계약했다고 했던가 그렇게 기억한다.

◇ 기자 : 다시 계약이 이뤄진데 어떤 이유가 있었나?

◆ 여승무원 : 들은 바로는 일반노조에서 여기를 그렇게 막 추천해서 부득이하게 여기에서 묵게된 것이다. 굉장히 반대 많이 했는데 아마도 무슨 뒷거래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다.

◇ 기자 : 당시 회사에서는 무슨 말을 했었나?

◆ 여승무원 : 그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두 번이상 바퀴벌레가 나오든가 하고 문제가 생기면 호텔을 교체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승무원들을 위해 리모델링을 삭 해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이런 식으로 얘기했는데 가자마자 다시 바퀴가 나오고 승무원 옷 위로 쥐가 출몰하고 했고.. 불편을 견디다 못한 직원들이 블라인드에 사실을 올리면서 문제가 외부로까지 퍼진 것 같다.

◇ 기자 : 회사의 조치는?

◆ 여승무원 : 직원들이 피해를 호소하니까 객실본부장이 호텔로 실사를 나왔었다.

◇ 기자 : 언제 호텔에서 묵었었나?

◆ 여승무원 : 저는 두 번 여기에서 묵었다. 지난달에는 방에 들어갔더니 소독약 냄새가 너무 심해서 머리가 아파서 방에서 잠을 잘수가 없더라 너무 화가나서 욕을 엄청 했었다. 침대시트도 진드기 바퀴가 나와서 그랬는지 축축할 정도로 상태가 안좋고 문도 낡아서 모서리 아랫부분에 가루가 떨어져 있었다. 그나마 엊그제 갔을 때 걸린 방은 리모델링해서 그런지 상태가 그나마 괜찮았다. 방 컨디션에 따라 달라지는게 있는데 지난 번 묵은 방은 수돗물도 안나와서 불편했는데 이번은 좀 괜찮았다 방마다 너무 다르다.

거기가 100년이 넘다보니까 배관이 다 낡아서 S자형이 아니고 직수관이어서 배수관으로 쥐가 다니고 바퀴벌레가 나오고 그러는 것 같다. 일반 여행자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서 별점이 1.4점으로 낮고 많이 낡았다.

◇ 기자 : 평소 동료들은 호텔에 대해 뭐라고 하나?

◆ 여승무원 : 블라인드를 봐도 죽을 거 같다는 반응 나오고 막 두 번 다시 나오면.. 거두절미하고 이번에 뉴욕 스케쥴이 나오면 20명 정도가 병가를 냈거나 내려는 동료가 많았다. 왜냐면 뉴욕으로 가게 되는 스케쥴을 빼려고 그러는 거다.

◇ 기자 : 펜실베이니아호텔 이전은 어디였나?

◆ 여승무원 : 과거 펜실베이니아호텔 사건 때문에 롱아일랜드에 있는 라과디아 호텔로 옮긴 적이 있다. 공항 근처인데 거기서도 사고가 좀있었고 도난 폭력사건이 벌어졌고 상태가 좀 안좋은 곳이다.

공항근처인 외곽지 호텔로 50~60불정도 싼 호텔을 계약했고 그래서 지점에서 버스를 2대 구입했다는 얘기도 있었다. 그러니까 제가 보기엔 뉴욕은 단순히 직원을 위해 호텔을 정하는게 아니고 회사와 무슨 금전적이익을 내는 뭔가가 있는 것 같다.

◇ 기자 : 그렇게 보는 이유는 뭔가?

◆ 여승무원 : 왜냐하면 뉴욕노선은 대한항공 내에서도 수익을 엄청내는 곳이다. 지금껏 거의 A380이 다녔고 400명 가까운 좌석이 거의 만석이어서 수익이 많은데 호텔은 동남아 호텔만도 못한 가격에 묵게하고 있는 현실이다. 많은 직원들이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득부득 우겨서 여기 묵게 하는 이유는 뭔가 결탁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더 분노하는 것이다.

B사무장은 펜실베이니아 호텔 장기계약과 관련해 "(문제가 생길 경우)시정요구를 해서 반영이되지 않으면 3개월전에 통보하고 계약해지하는 조건으로 (계약)한걸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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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재기 기자] dlworll@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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