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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은 오징어 풍어라는데..왜 '金징어'일까?

조진영 입력 2019.01.24. 05:30
수온 높아지면서 다른 산란군 유입.."일시적 풍어"
총알오징어보다 더 작은 오징어까지 건져올려
해수부 "체장 제한 상향 추진"..어민 반발 이어질듯
최근 들어 동해안 오징어잡이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18일 새벽 양양군 남애항에서 어민들이 잡아 온 오징어를 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췄던 오징어가 줄줄이 올라오고 있다. 강원도 환동해본부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지난 15일까지 보름동안 743t이 잡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93t)에 비해 4배 가까이 많다. 오징어가 풍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가격만 보면 여전히 ‘금징어’다. 정말 오징어가 풍어인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짝 풍어’에 가깝다. 다른 곳에서 서식·산란하던 작은 오징어들이 일시적으로 높아진 수온을 따라 동해안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기존에 많이 잡히던 큰 오징어들은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

◇가을·겨울에 알 낳는 오징어 사라져

그동안 동해에서 잡은 오징어(살오징어)는 알을 낳는 시기에 따라 가을 산란군(10~11월)과 겨울산란군(2~3월)으로 나뉘었다. 어민들은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26~28cm(몸통길이) 내외의 오징어를 잡아왔다. 알을 낳기 직전의 오징어가 30cm라는 점을 감안하면 태어난지 11개월가량 된 오징어를 잡아온 셈이다. 오징어는 수명이 평균 1년 내외인 단년생 동물이다.

동해에서 잡히는 오징어는 동중국해와 대한해협 등에서 태어나 수온에 따라 동해와 러시아 앞바다를 오간다. 다 자란 뒤에는 알을 낳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하다가 한국 어선의 어망에 걸려 올라왔다.

2000년대 초반까지 동해에서 20만t 내외로 잡히던 오징어는 2016년 12만1691t, 2017년 8만7024t으로 급감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연근해 수온이 계속 오르면서 따뜻한 물에서 사는 오징어조차도 비교적 수온이 낮은 동해안 북쪽으로 이동했다.

북한 수역과 울릉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이 마구잡이로 오징어를 잡아들인 점도 영향을 줬다. 불빛과 낚싯바늘을 이용해 오징어를 잡는 채낚기 어선과 그물을 펼쳐 어업을 하는 트롤 어선이 불법 공조어업을 하면서 오징어를 싹쓸이해온 것도 어획량이 줄어든 이유다.

◇수온 변화로 새로운 오징어들 등장

최근 대량으로 잡히고 있는 오징어는 그동안 우리 어민들이 잡아왔던 오징어와 다소 차이가 있다.

김중진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최근 잡힌 오징어들은 몸통 길이가 16~18cm로 태어난지 6~7개월된 오징어로 보인다”며 “가을·겨울 산란군 오징어들과는 다른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수온 변화 등으로 기존의 오징어군이 동해를 떠난 상황에서 새로운 오징어들이 동해로 몰려들었다는 얘기다.

문제는 ‘총알 오징어’라고 불리는 이 오징어들과 함께 몸길이가 10cm 내외인 새끼 오징어들이 함께 잡히고 있다는 점이다.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 따르면 몸통이 12cm 이하인 오징어는 잡을 수 없지만 전체 어획량의 20% 이하인 경우에는 문제삼지 않는다.

오징어 어획량 급감으로 가격이 급등해 새끼 오징어까지 팔리고 있어 그나마 남획을 피해 살아남은 오징어들마저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수부 “체장 제한 12cm→20cm로 확대”

오징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국립수산과학원은 23일 해양수산부에 오징어를 자원회복대상 어종으로 지정하고 보호에 나서야한다고 보고했다.

어획이 가능한 오징어 몸통길이를 12cm에서 20cm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다. 해수부는 이 같은 내용과 함께 그동안 시행해온 금어기(4~5월)를 확대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영신 해수부 수산자원정책과장은 “상반기 중 대책을 확정하고 입법예고와 어민 의견수렴을 거치면 연말쯤 시행령 개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성어가 되기까지 수 년을 기다려야하는 명태와 달리 오징어는 1년만 사는 단년생어서다.

특히 오징어는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앞바다를 오가는 어종인 탓에 어민들은 한국 어선이 잡지 않아도 어차피 다른 나라 어선들이 오징어를 남획하는 걸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체장 제한과 금어기 설정은 물론 국제공조까지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16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생선 판매대에 오징어가 진열돼 있다. 오징어 생산량이 극도로 감소함에 따라 오징어 가격은 평년과 비교하면 최대 93%까지 올랐다. 연합뉴스 제공

조진영 (liste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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