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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정의 '뉴라밸'] 손혜원 판권 쥔 '조약돌', 국립박물관은 왜 가격을 알아봤을까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입력 2019.01.24. 06:03 수정 2019.02.13. 16:21
국립중앙박물관 지난해 10월 손혜원 의원이 판권을 쥔 '조약돌' 가격 알아봐
박물관 기존 전례 깨고 최초로 현대 작품 4점 구입, '조약돌'도 후보군에 있어
조약돌, 나전칠기 장인들이 만들었지만 판권은 손 의원에게 있어
국립 기관이 미술품 사들이는 순간 시장에 엄청난 영향력
국립중앙박물관 연 40억, 국립현대미술관 연 60억 규모 작품 구매
혈세 쓰이는 만큼 작품 구매 신중을 기해야
법조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 해당할 가능성도 있어"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조은정 기자 <조은정의 '뉴라밸'>

◇ 임미현 > 문화 트랜드를 읽는 '뉴스 라이프 밸런스', 조은정의 '뉴라밸' 시간입니다. 문화부 조은정 기자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 조은정 > 네. 반갑습니다. 조은정입니다.

◇ 임미현 >오늘은 어떤 얘기를 해볼까요.

◆ 조은정 > 손혜원 의원의 각종 의혹으로 연일 시끄러운데요. 저희가 문화계 소식을 다루는 코너인만큼 오늘은 손 의원의 나전칠기 작품 구입 강요 의혹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손 의원의 의혹,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 튀었습니다.

◇ 임미현 > 지금 목포 근대문화거리와 관련해 여러 의혹들이 있는데 오늘은 목포가 아닌 나전칠기 작품과 관련한 관련 의혹인거네요.

손혜원 의원이 판권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황삼용 장인의 작품 '조약돌'
◆ 조은정 > 네. 발단은 바로 이 2016년 6월 2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서 비롯됩니다. 이 회의록은 다 녹화도 됐고, 속기록도 남아있는데요. 손 의원은 자신이 현대 나전칠기 작품들을 소장하기 시작한 이유가 판로가 없기 때문이었다면서 해외에서 나전칠기 작품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서 PPT를 띄워 작품하나를 보여줍니다. 나전칠기 장인 황삼용 작가의 '조약돌'이라는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게 해외 유명 박물관에 소장됐는데 우리 박물관이 관심을 가져줄 줄 알았는데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혹시 우리나라는 법으로 근현대 작품을 못사게 돼 있느냐? 이렇게 질문을 합니다.

국회 회의를 잠깐 들어보시죠. (2016년 6월 29일 국회 교문위 속기록)

손혜원 : PPT 잠깐 보여 주세요. (영상자료를 보며)
이 작품이, 이 작가가 대영박물관 그리고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뮤지엄에 전부 다 이분의 작품이 소장되었어요, 68세 되신 선생님. 저는 적어도 이 작품이 대영박물관이랑 빅토리아 앤드 알버트 뮤지엄에 소장이 되었다라는 얘기를 들으면 한국의 박물관이 관심 가질 줄 알았어요. 아무도 갖지 않았습니다.
다음, 이 작품은 2014년에 나갔던 작품들 시리즈인데 얼마 전에 필라델피아 뮤지엄에 소장되었고요, 그리고 지금 이것이 현재 전시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아시안아트 뮤지엄입니다. 여기는 고려시대 나전부터 시작해서 한국의 나전칠기 전체가 전시가 되고 있는데 아까 그 황삼용 작가의 작품 세 작품을 출품을 했습니다. 고려시대의 작품들하고 함께 전시가 되었는데 가장 최고의 인기가 있어서 이 세 작품을 1억 1000만 원에 소장을 하기로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박물관에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중략)…혹시 우리나라에서는 법으로 근현대 것 못 사게 되어 있습니까?

◆ 조은정 > 손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내가 여러번 얘기했다"면서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에게 현대 작품을 사라는 얘기를 다시한번 합니다. 끈질긴 손 의원의 요구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해 12월에 기존에 관례를 깨고 최초로 작가가 생존해있는 현대 공예 작품 4점을 구매했습니다.

◇ 임미현 > 국립중앙박물관은 주로 유물을 소장하고 전시했던 것 같은데 현대 작품들도 사기로 한 건가요?

◆ 조은정 > 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은 주로 1910년 이전 유물을 전시해왔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나 국립민속박물관도 있기 때문에 국립중앙박물관은 주로 옛 문화재를 전시하는 형식이었고, 구매하는 작품도 고대, 중세 문화재 위주로 구매를 했었는데요. 손 의원은 작가가 생존해있는 현대 작품들도 적극 수집해야 한다고 주장한 거죠.

현대 작품을 돈을 주고 구입한 경우가 한번도 없었던 국립중앙박물관이 국정감사가 끝나고 얼마안된 작년 12월에 현대 공예 작품 4점을 6천만원을 들여 처음 샀습니다. 박물관은 그제 해명자료를 냈는데요. 박물관측은 "근현대품으로 수집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것은 배기동 관장의 소신이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즉 박물관 자체의 정책적인 판단일 뿐이라는 겁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해 연말 최초로 구매한 현대 공예 작품인 정광호, 서도식 작품
◇ 임미현 > 박물관 얘기도 설득력이 있는 것 같은데요. 아무리 주변에서 조언을 했어도 자체적으로 판단을 했을 수 있는거잖아요.

◆ 조은정 > 그렇죠. 물론 한정된 예산이긴 하지만 현대 작품도 의미 있는 작품은 이제는 사야겠다고 판단했을 수는 있죠. 그런데 문제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손 의원이 판권을 가지고 있는 나전칠기 작품 '조약돌'도 구매 후보에 올려 놓고 '조사'를 했다는 겁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취재해보니까 조약돌의 작품 가격까지 사전에 알아봤더라구요.

박물관 유물관리 담당자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그 돌모양으로 생긴 것도 있었죠. 나전칠기가 죄가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백지상태에서 10여 작가를 대상으로 한 중에 (조약돌이) 분명히 있었던 것이고요. 가격은 알아봐야 되잖아요. 그래서 아주 기초적인 자료, 지면 자료 검토하고 더 전화해서 가격은 대체 얼마냐 그정도 조사했어요"

손 의원도 지난 19일 본인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비슷한 정황을 얘기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황 장인이 제작하고 자신이 판권을 가진 '조약돌'이라는 작품을 사겠다고 했던 것 같다. 직원한테 전화가 왔길래 '국립박물관은 중간중간 비어있는 걸 채워넣는 게 맞는 것이지, 이걸 갖다놔서 어떻게 감당해요' 그렇게 말하고 본인이 거절을 했다고 주장합니다.

◇ 임미현 > 정리해보면 그럼 박물관에서 황 장인의 나전칠기 작품인 '조약돌'을 사지는 않았지만, 가격 조사까지 한거는 맞는거네요.

◆ 조은정 > 그렇죠. 사실 국립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구매를 하게 되면 이게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현대 작품들은 더 그런게 민감한데요. 예를 들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 작가에 대한 기획전시나 회고전을 한번 한다고 하면 미술학계에서 재조명을 받고 작가의 작품 가격도 크게 뜁니다.

꼭 전시를 하지 않더라도 이 작가의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이 최근에 구입했다고 입소문이 나면 작품성을 보장받는 거라서 주변 작품 가격도 뛰게 됩니다.

◇ 임미현 > 시장에서도 국립미술관이 인정한 작품이니까 마치 케이에스 마크를 다는 것 같은 효과가 있는거네요. 만약 국립중앙박물관이 그 나전칠기 작품을 샀다면 시장 가격도 뛰었겠네요.

◆ 조은정 > 그렇게 볼 수 있죠. 특히 황삼용, 이익종 장인이 참여한 '조약돌'의 경우에는 손혜원 의원은 자신이 판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거든요. 자신이 기획, 디자인한 작품으로 총 4명이 분업을 해서 만든 공동작품이라는 겁니다. 이 '조약돌'은 영국 데미안 허스트에게 각각 1억 2000만원, 7000만원에 2점이 팔렸습니다. 판매 금액도 모두 손 의원 측이 가져간 것으로 알려졌구요. 손 의원은 대신 장인들에게 재료비와 생활비를 지급했다고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임미현 > 아 그럼 자칫하면 현직 국회의원이 판권을 가지고 있는 작품을 국립중앙박물관이 혈세로 사들일뻔하게 된거네요.

◆ 조은정 > 사실 박물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분명히 있었습니다. 유물 관리는 학예연구실장이 총괄을 하게 되는데요. 지난해 9월까지 학예연구실장이었던 민병찬 국립경주박물관장은 "현대 작품 구입은 구설이 나올 수 있고 이권이 많이 개입돼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충고했다고 합니다.

민병찬 관장(전 학예연구실장)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저는 당시 유물관리 담당 직원들에게 '현대 작품은 작가가 생존한 경우도 많고 가격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구설수에 오를 수 있으니 엄청 신중하게 구입해야 한다. 자칫하면 구설수에 휘말린다' 이렇게 얘기를 했었죠 직원들에게"

◇ 임미현 > 이게 이권이 워낙 큰 문제군요.

◆ 조은정 > 그래서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에는 작품 구매의 공정성에 아주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총 3번의 위원회를 거치게 되는데요. '작품 수집 위원회-가격평가위원회-최종수집위원회' 이렇게 세번의 위원회를 거칩니다. 그리고 작품을 구입하는 돈이 다 국민의 혈세잖아요. 국립중앙박물관은 한해 40억 정도의 규모이고, 국립현대미술관은 한해 평균 60억 정도를 작품을 구매하는데 쓰고 있거든요. 당연히 신중을 기해서 작품 선택을 해야하는 겁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으로 현대 작품을 사면서 손 의원이 판권을 쥔 작품도 가격조사를 했다는 부분은 좀 석연치 않은 부분인거죠.

◇ 임미현 > 지금 검찰 조사가 들어갔는데 법적으로도 이게 문제가 될까요?

◆ 조은정 > 문제의 소지는 있다고 법조계는 보고 있었습니다. 바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인데요. 형법 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죄는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하급자 등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됩니다.

손 의원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서 손 의원의 판권 작품에 대해 가격 조사까지 했다면, 직권을 남용해 하급자에게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거죠. 법조계에서도 검찰 수사에서 이 부분에 대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얘기를 합니다.

또 손 의원이 나전칠기 수리 전문인 학예사 A씨를 중앙박물관에 채용하라고 추천한 것도 드러났잖아요. 박물관이 채용을 안하기는 했지만 채용 여부를 검토를 하긴 했기때문에 '의무없는 일을 하게 만든'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에 해당할수도 있습니다.

특히 작품 구매의 경우는 앞으로 국립기관의 작품 선정에 관해서 선례가 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명백히 조사가 이뤄져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임미현 > 검찰 수사에서 밝혀져야 할 부분인 것 같네요. 잘 들었습니다. 조은정 기자였습니다.

[CBS노컷뉴스 조은정 기자] aor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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