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폐기물 1500톤 실은 화물차 70여대 나흘째 도로 위 떠돌이 생활

노정은 기자 입력 2019.01.24. 14:09 수정 2019.01.24. 14:28

지난 21일 음성과 원주에서 발생한 폐기물 하역 소동 이후 수십대의 화물 운전자들이 4일째 폐기물과 함께 오갈 데 없이 길 위를 떠돌고 있다.

화물 운전자 A씨(46)는 21일 '화물맨'이라는 어플을 통해 인천에서 음성까지 가는 '사각 빠레트' 운송건을 접수했다.

결국 의도치 않게 폐기물을 운송하게된 수십여대의 화물 운전자들은 폐기물과 함께 정처 없이 도로 위를 떠도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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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운전자가 말하는 '원주·음성 폐기물 소동' 전말
환경청 '폐기물은 군산처리장으로..대책 논의 중'
화물 운전자들은 '화물맨'이라는 어플을 통해 인천에서 음성으로 가는 폐기물 운송건을 접수했다. 어플에는 폐기물이 아닌 '사각빠렛트'라고 적혀있다. © News1 노정은 기자

(원주=뉴스1) 노정은 기자 = 지난 21일 음성과 원주에서 발생한 폐기물 하역 소동 이후 수십대의 화물 운전자들이 4일째 폐기물과 함께 오갈 데 없이 길 위를 떠돌고 있다.

화물 운전자 A씨(46)는 21일 ‘화물맨’이라는 어플을 통해 인천에서 음성까지 가는 '사각 빠레트' 운송건을 접수했다. 운송비는 28만원이었다.

짐을 싣고 음성에 도착했을 때 창고 앞에는 A씨와 같은 수많은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저 '짐이 많은가보다' 생각했던 A씨는 하역 순서를 기다리던 중 갑자기 창고 주인이 '물건을 못받겠다'며 군청에 신고하러 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까지 A씨는 자신의 차에 실린 물건이 폐기물인지 몰랐다. 하지만 직감적으로 ‘통 안에 들은 게 운송하면 안되는 물건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 소속된 화물연대에 상황을 전하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잠시 뒤 출동한 군청 직원과 경찰은 화물차에 실린 것이 신고 되지 않은 폐기물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운전자들이 하역을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A씨는 "창고 주인은 보관 계약을 할 때 해당 짐들을 폐기물이 아닌 가구, 주방기구로 알고 있었다. 폐기물 통을 보니 주유소 통도 보이고 다양해 여러 군데에서 온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 화물차에 적재된 폐기물은 드럼통에 담겨져 나무목재로 겉포장까지 해 주방·건설자재로 보이도록 했다.

A씨는 "폐기물 생산 업체가 돈 아끼려고 중간 브로커에게 물건을 넘기고 브로커는 폐기물 받아 폐기물 보관이 불가능한 일반 물류창고 주인들에게 주방 용품이라 속이며 물건을 돌리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A씨는 짐을 내리지도 못한 채 브로커와의 연락 두절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일부 운전자들은 브로커가 부동산을 통해 급하게 섭외한 원주 둔둔리 창고에 하역을 시도했지만 첩보를 받은 민주노총 원주시지부와 원주시에 의해 저지를 당했다.

결국 의도치 않게 폐기물을 운송하게된 수십여대의 화물 운전자들은 폐기물과 함께 정처 없이 도로 위를 떠도는 신세가 됐다.

환경청에 따르면 현재 폐기물을 실은 도로 위의 차량은 70여대 정도로 천 여톤의 폐기물이 실려 있다.

수 백여 톤의 폐기물을 실은 화물차들이 충북 음성 감곡IC 앞 국도변 양옆에 줄을 지어 정차 해 있다.© 뉴스1

A씨는 “금요일(19일)이나 토요일(20일)에 상차한 사람도 있는데 집에도 못가고 차에서 잔다. 집에서는 몇 번씩 전화가 오고 있는데...”라고 말했다.

이어 “하루 50만 원 정도 벌어야 생계가 유지되는데 4일 동안 아무 일도 못하고 있다. 폐기물 생산업체도 어딘지 나와야 되고, 배차인도 나와야 보상을 받을 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환경청은 폐기물의 출처와 관련자를 찾아 조사하고 있지만 화물 운전자들이 받은 피해에 대한 보상과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보상을 받을 수는 있는지 미지수다.

A씨는 "법을 지키려고 폐기물인지 확인해 달라 신고를 했는데 관청은 결론 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하고 해결을 위해 나서는 사람 없다. 당장 폐기물 내려놓을 장소도 없어 일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하소연했다.

환경청 관계자는 “폐기물을 군산 폐기물 처리장으로 이동 조치할 계획이며 본부(환경부)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nohjun2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