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대표의 프리랜서 기자 고소도 함께 수사, 진실공방은 경찰에서..

고희진 기자 2019. 1. 25. 09: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검찰이 손석희 JTBC 대표가 자신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프리랜서 기자 김모씨(49)를 고소한 사건을 폭행 사건과 함께 경찰이 수사토록 지휘키로 했다.

25일 서울서부지검에 따르면 전날 손 대표 측이 김씨를 고소한 사건을 형사1부에 배당했고, 경찰에 수사지휘를 내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 측은 김씨를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손 대표를 폭행 혐의로 신고한 사건을 수사 중인 마포경찰서에서 고소 사건과 병합해 수사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손 대표를 피혐의자 신분으로 내사 중이다.

ㄱ씨는 “손 대표가 연루된 교통사고에 관한 제보를 받고 취재를 하면서 입장을 듣기 위해 그를 수차례 만난 적 있다”며 “사건 당일 손 대표가 저에게 JTBC 일자리를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했더니 폭행했다”고 했다. ㄱ씨는 또 “폭행을 당한 직후 손 대표와 나눈 대화 내용을 녹음했다”며 “손 대표가 폭행을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이날 폭행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뒤 JTBC를 통해 입장을 내고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ㄱ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 이번 사안의 본질”이라고 했다. 손 사장은 “(다른) 방송사를 그만둔 ㄱ씨는 오랫동안 정규직, 또는 그에 준하는 조건으로 취업하게 해달라는 청탁을 집요하게 해왔다”면서 “이번 사안 당일에도 같은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절하자 갑자기 화를 내며 지나치게 흥분했다. ‘정신 좀 차리라’고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했다.

손 사장은 2017년 4월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견인차량과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고 자비로 배상한 적이 있는데, ㄱ씨가 지난해 여름 이 사실을 듣고 손 사장을 찾아 기사화를 빌미로 협박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ㄱ씨가 ‘아무것도 아닌 사고지만 선배님이 관련되면 커진다’며 ‘기사화할 수도 있다’고 협박했다”고 했다.

손 사장은 그 이후 ㄱ씨가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했고, “정규직이든 계약직이든 특채는 회사 규정에 따라야 한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하자 거액까지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손 사장은 이날 8시 JTBC 뉴스를 시작하면서 “뉴스 시작 전에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저에 대한 기사로 많이 놀라셨을 줄 압니다. 저로서는 드릴 말씀이 많으나, 사실과 주장은 다르다는 말씀만 드립니다. 사법당국에서 모든 것을 밝혀주시리라 믿고, 저는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뉴스룸을 진행해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했다.

ㄱ씨는 JTBC 뉴스 후 인터뷰를 시도한 경향신문 등 몇몇 언론사 기자들을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으로 불러 손 사장과의 만남 때 녹음한 파일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 자신의 핵심 주장을 담은 한글 파일을 공유했다. ㄱ씨는 “(손 사장이) 접촉사고를 내고 현장을 이탈하여 도주한 것이 이 사건의 발단”이라며 “저는 프리랜서 기자로서 손 사장 사건이 위법성 여부를 떠나, 사회 지도층 인사의 도덕성에 경종을 울릴 만한 사안이라 판단했고, 이에 JTBC 사옥에서 손 사장을 직접 인터뷰했다”고 했다.

ㄱ씨는 “손 사장은 업무용 차량을 직접 운행하며 비업무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동승자 신원과 차량 운행 사유, 접촉사고 인지 여부와 관련해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을 내놨다”고 했다.

ㄱ씨는 손 사장이 그 이후 자신에게 JTBC 보도국 내 앵커 브리핑 작가직을 제안했다며 “손 사장이 지난 5개월 동안 기사 생산을 저지하기 위한 회유를 이어온 것”이라고 했다. 그는 “(손 사장이 자신에게) 폭행을 행사했던 지난 10일 ‘상암동 회동’도 이 같은 ‘강압적 회유’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했다.

ㄱ씨가 공개한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손석희 사장님, 방금 저한테 폭력을 행사하셨죠? 주먹으로 얼굴을 두 번 가격하셨네요”라고 묻자, 손 사장은 웃으며 “그게 폭력이야?”라고 답한다. ㄱ씨가 “인정하십니까? 사과하십쇼”라고 하자 손 사장이 “미안해. 설사 내가 널 살짝 건드렸더라도, 네가 아팠으면”이라고 하는 등 대화가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 상으로 사실 관계를 파악할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손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했다”며 “현재까지 내사 상황이며 우선 당사자들로부터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