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에 진주시-삼성교통노조 서로 '유인물 비난'

윤성효 입력 2019. 1. 25. 21:54 수정 2019. 1. 25. 22: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1일부터 파업.. 진주시 "타 업체보다 임금 많아"-노조 "다른 도시보다 적어"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진주 삼성교통 시내버스 파업과 관련해 진주시가 전세버스 앞(위), 노조가 버스 옆(아래)에 펼침막을 매달아 놓았다.
ⓒ 윤성효
 
진주 '삼성교통' 시내버스 파업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진주시와 노동조합이 서로 양측을 자극하는 내용의 유인물과 펼침막을 제작해 배포·부착해 갈등이 더 깊어지고 있다.
 
삼성교통노동조합은 지난 21일 새벽부터 파업에 들어가, 이 회사 소속 시내버스 91대가 모두 멈추었다. 나머지 진주지역 3개 시내버스는 정상 운행하고 있다.
 
진주시는 삼성교통 노선에 전세버스 100대를 투입해, 무료 운행하고 있다. 그리고 진주시는 전세버스 운행과 관련해 많은 공무원을 투입하고 있다.
 
진주시는 전세버스 운행과 관련한 비용으로 하루 8000만 원을 쓰고 있다. 이에 지역에서는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송업체에 지원하는 표준운송원가 산정을 두고 진주시와 삼성교통(노조)의 입장이 다르다. 지난해 적자에다 임금체불까지 발생한 삼성교통(노조)은 표준운송원가를 더 올려 달라는 것이고, 진주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교통은 노동자자주기업으로, 시내버스 운전기사들이 주주인 셈이다.
 
진주시 "타 업체보다 월 50~60만원 정도 더 받아"
  
 삼성교통노조 파업과 관련한 진주시의 입장을 담은 유인물.
ⓒ 윤성효
 
이런 가운데 진주시와 삼성교통노조는 유인물과 차량 펼침막을 통해 양측을 비난하고 나섰다. 진주시는 파업 이틀째부터 유인물을 제작해 배포하고 전세버스에 펼침막을 부착해 운행하고 있다.
 
진주시는 차량펼침막에 "월급을 제일 많이 받는 삼성교통에서 적자를 이유로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새겨 놓았다.
 
"삼성교통 파업, 실상은 이렇습니다"는 제목의 진주시 유인물에는 "관내 시내버스 4개 업체 중 유독 삼성교통만 경영방식의 차이로 타 운수업체들과는 달리 최저임금을 못 맞추겠다고 주장하면서 파업하고 있다"고 했다.
 
또 진주시는 "삼성교통은 임금 18% 인상 등으로 2018년 상반기 적자가 발생했다"며 "원인을 분석한 결과, 삼성교통은 2018년 최저시급 인상에 맞추어 18%의 임금을 인상시켰으며, 이는 타 업체보다 월 50~60만원 정도가 더 많은 금액이다"고 했다.
 
진주시는 "연간 10억 원 정도의 적자가 뻔히 예상되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임금만 덜컥 인상시켜 돈 잔치를 벌여 놓고 막상 적자가 발생하니 진주시의 표준운송원가만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너무나 무책임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표준운송원가와 관련해, 진주시는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지원금이 맞지 않다"며 "재정자립도가 훨씬 높은 서울, 부산 등의 수준과 같이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주시는 "시내버스를 볼모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하는 어떠한 행동에도 타협하지 않고 원칙과 소신을 지키면서 위법사항에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교통노조 "창원, 김해보다 월 120~110만원 적어" 
 
 진주 삼성교통노조의 파업 관련 유인물.
ⓒ 윤성효
 
삼성교통노조는 24일 "진주시는 삼성교통에서 뺏어간 노선을 돌려달라"는 제목의 유인물을 배포했다. 이는 삼성교통노조가 지난해 8월 파업할 때 냈던 유인물을 수정한 것이다.
 
노조는 차량펼침막에 "삼성교통 최저시급 월 1억 필요, 관광버스 대절료 월 23억 지출"이라 새겨 놓았다.
 
또 노조는 유인물을 통해 "2017년 6월 시내버스 노선개편 당시, 진주시는 '표준운송원가로 보전해 주겠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보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그래서 억울하지만 진주시를 따랐다. 그런데 최저임금이 오르자 진주시는 지금 와서 '그런 적 없다',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노선을 뺏기고 월급 못받은 것도 억울한데 창원보다 120만 원, 김해보다 110만 원 적게 받는 월급을 보고 앞뒤 다 빼고 월급 많이 받는 놈들이 파업한다며 욕을 하고 매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저희들 주 40시간 근무하면 월급 157만 원 받는다. 진주시가 눈이 있으면 진주지역 버스 노동자들이 인근지역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고된 노동에 시달리는지 봐야 한다"며 "지원금이고 뭐고 필요 없고, 그냥 우리 해왔던 대로 최저임금 지켜서 적은 월급이라도 꼬박꼬박 주면서 시민들 모시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진주시가 전세버스 비용(하루 8000여만 원)을 지급하는 것과 관련해, 이들은 "삼성교통 최저임금 지급에 필요한 금액은 1억 원이고, 관광버스 대절에 필요한 금액은 월 23억 원이다"며 "진주시는 1억 원이면 될 것을 23억 원을 투입해서라도 법정 최저시급을 맞출 수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진주시 시민소통위원회(위원장 박영선)는 25일 오후 진주시 담당부서와 삼성교통 양측을 차례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날 저녁 박영선 위원장은 "양쪽 이야기를 들었다. 삼성교통은 돈이 없어 퇴직금도 못 주고 있다며 진주시 보조금의 선지급을 요구한다. 진주시 입장에서 못 들어줄 이유가 아니라고 본다"며 "보조금을 선지급해서 우선 파업이라도 타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파업을 끝내서 전세버스 비용으로 나가는 하루 8000만원이라도 나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