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金모씨 "손석희 접촉사고뒤 도주 제보 받아".. 손석희 사장 "사고난줄 몰랐고 150만원 배상"

김정훈 기자 2019. 1. 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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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폭행 의혹' 주요 쟁점
손석희 JTBC 사장이 24일 ‘뉴스룸’ 오프닝에서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 폭행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손 사장은 사실과 주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고 말했다.
손석희 JTBC 대표이사 사장이 프리랜서 기자 김모 씨를 폭행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나게 됐고, 왜 갈등을 빚었는지를 둘러싼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김 씨는 손 사장이 차량 접촉 사고 후 뺑소니를 쳤다는 제보를 입수한 뒤 손 사장을 취재했는데, 그가 제시한 채용 제안 회유를 받아들이지 않자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손 사장 측은 “김 씨가 손 사장에게 ‘뺑소니 사고를 기사화할 수 있다’며 불법 취업 청탁을 했고 거액을 요구하는 등 손 사장을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차량 사고 당시 손 사장의 차량에 동승자가 있었는지 여부도 논란에 휩싸였다.

○ 손석희 “동승자 없었다”…보도 만류

사건의 발단은 2017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손 사장이 경기 과천의 한 주차장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뒤 피해자들에게 150만 원을 배상했다”는 제보를 입수한 김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로 찾아가 손 사장을 직접 만났다고 한다.

김 씨는 이후 손 사장과 전화 통화를 하며 “당시 (피해자들이) 손 사장이 차를 받고 도망갔다고 하는데 사실이냐”라고 물었다. 김 씨가 본보에 제공한 당시 통화 녹취에 따르면 손 사장은 “난 (차를) 받은 줄도 몰랐다. 그래서 경찰을 부르자고 했는데 경찰이 오고 있는 상황에서 ‘보험으로 할 거냐, 현금으로 할 거냐’ 해서 난 그냥 ‘현금으로 해도 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가 손 사장에게서 받은 손 사장 명의 계좌 내역엔 2017년 4월 17일 피해자 중 한 명으로 추정되는 A 씨에게 150만 원을 송금한 것으로 돼 있다.

김 씨는 당시 통화에서 “접촉사고 당시 손 사장 차량의 조수석에 동승자가 있었다”는 제보의 사실 여부를 물었다. 손 사장은 “동승자는 없었다. 그들이 (뺑소니라고) 협박해서 돈을 받았기 때문에 또 다른 약점을 잡으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그마한 거 가지고 침소봉대 돼서 공격당할 수 있고 여러모로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씨가 손 사장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손 사장과의 관계를 진술하면서 차량 사고 당시 동승자가 있었다는 제보 내용을 밝히자 JTBC는 보도자료를 통해 “동승자가 있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며 “이를 증명할 근거도 수사기관에 제출할 것”이라고 했다. 또 “김 씨가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 내기’로 몰고 간다”고 주장했다.

○ 손 사장, 김 씨 회사에 용역 제안 검토

손 사장과 김 씨는 지난해 8월 말부터 4개월간 전화 통화나 텔레그램 메신저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갈등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손 사장과 5, 6차례 만났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그동안 손 사장이 차량 사고 관련 보도가 나가지 못하도록 회유하기 위해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취업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김 씨가 본보에 공개한 손 사장과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보면 손 사장은 지난해 9월 12일 ‘이력서를 하나 받아뒀으면 합니다’라고 했다. 또 김 씨와 손 사장의 지난해 12월 통화 녹취에 따르면 손 사장은 “내가 자기를 도와주기로 약속을 했으면 나는 최적의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게 내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씨가 11일 경찰에 손 사장을 폭행 혐의로 신고한 직후 손 사장은 김 씨와 취업 관련 대화를 나눴다. 손 사장은 김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작가직과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했던 내용을 언급하며 ‘우리 회사는 무조건 공채다. 그건 내가 바꿀 수 없다. 물론 강력 추천할 수는 있고 큰 문제가 없는 한 통과된다’고 했다.

손 사장이 JTBC 계열사를 통해 김 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투자하거나 용역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도 있다. 김 씨가 18일 손 사장과 만나 나눈 대화 녹취에 따르면 손 사장은 “투자든 용역이든 제안한 것은 공식적인 논의하에 나온 얘기다. 계열사 중 의견을 맞춰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용역을 줘서 해결하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사장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씨가 지난해 여름 찾아와 ‘기사화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그 후 직접 찾아오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 정규직 특채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최근에는 거액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김정훈 hun@donga.com·고도예·김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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