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만원" 전국서 가장 비싼 거가대교 통행료 시끌
경남도와 부산시, 2월 초쯤 통행료 인하 용역 발주 예정
전국에서 가장 비싼 도로로 불리는 거가대교 통행료를 인하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거가대교 통행료 인하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 등 시민단체가 1인 시위를 하는 가운데 거제시의회와 경남도의회에서도 잇따라 통행료 인하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해서다. 경남도와 부산시도 통행료 인하를 위한 용역을 다음 달 초쯤 발주해 6개월쯤 뒤 거가대교 관리운영권자인 ‘GK해상도로’와 협의를 할 방침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다리가 개통하면서 부산~거제 운행구간이 기존 140㎞에서 60㎞로 줄어 통행 시간이 승용차 기준으로 2시간 10분에서 50분으로 1시간 20분 줄었다. 그래서 개통 초기만 해도 기름값 등 물류비 절감 효과가 기대됐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비싼 통행료로 인해 운전자 부담이 커졌다.
통행료는 편도 기준으로 경차 5000원, 소형차 1만원, 중형차 1만5000원, 대형차 2만5000원, 특대형차 3만원이다. 개통 이듬해인 2011년 1월부터 통행료를 징수했는데 요금은 현재까지 8년째 그대로다. 차량 통행량은 지난해 920만대에서 올해 11월 말 기준으로 768만대가 이용했다. 11톤 트럭으로 부산에서 거제로 자재 납품을 다니는 진모(50)씨는 “제 차가 특대형차에 속하는데 하루 2차례 거가대교를 지나면서 한 달 통행료만 300만원을 지불하고 있다”며 “고작 8.2㎞를 오가는 비용(6만원)이 서울까지 400㎞를 가는 고속도로 비용(4만원)보다 많이 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통행료 외에 거가대교는 ‘세금 먹는 하마’라는 논란도 빚었다. 거가대교는 당초 대우건설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GK해상도로가 민간자본을 댔다. 대신 GK해상도로는 40년간 통행료를 받기로 했다. ‘수익보전 조항’도 있었다. 교통량이 예상치에 못 미쳐 통행료 수입이 일정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부산과 경남도가 이를 보조해 주는 것이다.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방식이다. 이게 문제가 됐다. 개통 이후 통행량이 애초 추정치(하루 평균 3만 3000대)의 65% 정도였다. 결국 부산과 경남도는 한 해 수백억 원을 GK해상도로에 줬다. 40년간 계산하면 5조원이 넘는 금액을 물어줘야 할 판이었다.
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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