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을 어디까지 던지나..쏟아지는 이해충돌, 법이 없는데

박종진, 백지수 기자 2019. 1. 28.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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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야당까지 번진 이해충돌 논란..'정의'조차 없어, "다함께 고민할때"
국회의사당 전경 /머니투데이 데이터베이스

손혜원(전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장제원, 송언석(이상 자유한국당)까지 국회의원들의 이해충돌 의혹이 계속된다.

딱히 연고가 없던 목포에 조카 등이 집 수십 채를 사들인 게 논란(손 의원)이 된 와중에 가족이 운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도록 상임위 활동을 한 의혹(장 의원)도 도마에 올랐다.

자기 지역구 기차역 앞에 집안의 부동산이 있는 까닭에 지역 사업 추진의 배경도 의심(송 의원)받는 처지다.

물론 손 의원과 장 의원, 송 의원의 사례는 각각 구체적 정황이 다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8일 장·송 의원 의혹에 “사실 조사를 하겠다”면서도 “손혜원 의원의 직권 남용 범죄행위를 묻어버리려는 물타기”라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는다. 고향인 지역구에 경제적 토대를 두고 이런저런 이해관계가 상당할 수밖에 없는 의원들이 많고 지역 사업에 필요한 민원을 전방위적으로 해야 하는 게 이들의 ‘임무’인 만큼 이해충돌 사례를 찾자면 한둘이 아니다.

당장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수조사를 주장하고 나섰다. 표 의원은 “이 기회에 모든 국회의원, 그 친인척의 재산과 상임위 발언 등 의정 활동 간의 이익 충돌 여부에 대한 전수 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패가 의심되는 청탁 질의 발언도 마찬가지”라며 “후안무치·내로남불 정쟁 구습을 타파하고 깨끗한 정치혁신·‘물갈이’ 하자”라고 밝혔다.

표 의원의 말은 시원시원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우선 공직자의 이해 충돌에 대한 법 규정이 명확히 없다. 이해관계를 어디까지 볼지, 충돌한다는 판단을 어떻게 내릴지 정의 자체가 없다는 얘기다.

전수조사를 한다 치더라도 입법활동, 상임위 발언의 어떤 부분을 이해충돌로 문제 삼을지 기준이 없다. 가령 특정 지역의 개발사업에 예산 투입을 위해 A 의원이 노력 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수위의 행위가 문제가 되는가.

또 문제가 되더라도 해당 지역의 반경 몇 ㎞ 내에 부동산을 갖고 있으면 이해충돌이 되는가에 대한 아무런 답이 없다는 소리다.

관련 법 체계도 두서가 없었다. 헌법 46조에는 국회의원 청렴의 의무를 말하며 본인의 재산상 이익뿐만 아니라 타인을 위해서도 지위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그러나 하위법인 공직자윤리법 제2조의2에서는 선언적 ‘이해충돌 방지 의무’를 규정하면서 타인에게도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내용이 2011년에야 신설됐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공직자의 이해충돌 문제를 제도적으로 막는데 무관심했다는 방증이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오히려 헌법이 더 구체적이었다”며 “국회의원의 적극적 의정활동도 살리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남용하는 부분을 규제할 수 있는 어법으로 (법체계를) 적극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넘어야 할 산은 많다. 2016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을 만들 때 부정청탁 금지와 함께 또 다른 한 축으로 이해 상충 방지가 논의됐지만 이 같은 현실성이 문제가 돼 도입이 무산됐다.

안철수 전 의원(바른미래당)이 2016년 8월,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이 지난해 4월 각각 이해 충돌 방지를 담은 청탁금지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소관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난제인 만큼 국회와 함께 시민사회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가별로 상황이 달라 특정 모델을 따라 하기도 힘들다. 예컨대 미국은 로비를 폭넓게 인정하는 나라라서 이해충돌을 금전적 이해관계 정도로만 국한해 좁게 규정한다.

전문가들은 백지신탁제도와 동시에 이익충돌 여부를 스스로 공개토록 하는 공시제도 등을 제안한다. 또 절대 허용할 수 없는 행위, 가능하면 하지 말아야 할 행위 등으로 구체적 기준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의원은 개별 이익을 대변해야 할 의무도 있어서 이해관계가 계속 충돌할 수밖에 없다”며 “국회의원이 관련 법안을 만들 게 아니라 시민사회가 틀을 만들고 국민적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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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백지수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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