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새·국가이념 연일 부각.. '국가' 만들기 나선 북한

권경성 2019. 1. 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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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정권이 '정상(正常)국가' 만들기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이름인 '참매'가 국조(國鳥)라는 사실을 부쩍 자주 상기시키는가 하면, 대내 관영 매체를 동원해 연일 '국가제일주의'를 부각하고 있다.

국가제일주의라는 표현이 북한 매체에 나타난 건 2017년 11월이지만 본격 쓰이는 건 김 위원장의 외교 행보로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급격히 바뀐 지난해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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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용기 명칭 國鳥 ‘참매’ 소개 늘고

하루 한 번꼴로 北신문에 ‘국가제일주의’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보이려는 의도”

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가 개최됐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정권이 ‘정상(正常)국가’ 만들기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전용기 이름인 ‘참매’가 국조(國鳥)라는 사실을 부쩍 자주 상기시키는가 하면, 대내 관영 매체를 동원해 연일 ‘국가제일주의’를 부각하고 있다.

28일 조선중앙통신은 ‘역사 기록을 통해 본 조선의 국조’ 제하 기사를 통해 “조선의 국조인 참매는 강의하고 용맹한 조선 사람의 기질을 그대로 닮은 새”라고 소개했다. 앞서 24일에는 북한 주민이 주로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평양 중앙동물원 ‘참매관리공’의 일화를 전하며 “훌륭한 직업이 아무리 많은들 국조를 관리하는 직업에야 비기겠는가”라고 했다.

북한 매체가 참매를 국조로 소개한 것은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때로 알려진 2009년 1월 대외 선전 매체 ‘통일신보’가 처음이었지만, 중앙통신 등 공식 매체들까지 가세한 건 김 위원장 집권 이듬해인 2013년부터다. 2015년쯤부터는 김 위원장 전용기 명칭에도 참매가 등장했다. 국조와 함께 최근에는 국견(풍산개)과 국화(모란)도 등장 빈도가 높아졌다.

국가가 각인되는 건 상징물에서만이 아니다. 올 들어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의 국가제일주의 언급이 하루 한 번꼴로 잦다. “국가제일주의의 기치 높이 올해에 이룩할 보다 큰 승리들을 힘있게 증명해야 한다”(28일 ‘사회주의 조국의 더 밝은 앞날을 향하여’)는 식이다.

국가제일주의라는 표현이 북한 매체에 나타난 건 2017년 11월이지만 본격 쓰이는 건 김 위원장의 외교 행보로 한반도 정세가 대화 국면으로 급격히 바뀐 지난해부터다. 요란한 홍보는 올해 시작됐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정세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신념으로 간직하라”고 주문한 새해 첫날, 이념 설파 의도가 노골적으로 드러난 노래 ‘우리의 국기’를 발표했다.

김정은 정권이 기존 ‘수령’을 대신할 북한 체제의 구심점으로 선택한 게 국가인 듯하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장마당(시장)에서 시장경제를 경험하며 개인주의를 체화한 주민들을 결속하려면 선대가 충성의 대상으로 강조한 수령보다 더 그럴듯한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김 위원장이 판단했으리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이 국가성(性)을 강화하는 쪽으로 담론 방향을 잡아가는 추세”라며 “김 위원장의 대외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국제사회에 정상국가로 보이기 위한 다방면의 작업들이 필요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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