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비핵화 유도할 수조원대 경제패키지 준비"

김인오 2019. 1. 3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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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타임스 보도
"비건, 실무회담서 北에 제안
에스크로 계좌로 보상 보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열릴 것으로 보이는 2차 미·북정상회담 때 북한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수조 원대 경제 인센티브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타임스(WT)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주도하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구체적인 핵(核) 폐기 조치를 취하도록 하기 위해 특별한 경제 패키지를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전했다.

비건 대표를 중심으로 한 미국 측은 이미 미·북 비공개 실무회담에서 이번 계획을 가지고 북한 설득도 시도했다고 WT는 전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실제로 이행하면 미국을 비롯한 미국 동맹국들이 북한에 보상할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차원이며 경제 패키지는 '에스크로 계좌'(Escrow Account)를 활용한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크로는 특정한 조건이 이행되면 상대방에게 일정 액수를 지급할 것을 약속한 후 은행을 포함한 제3자에 해당 규모 금액을 예치해 상대방이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계좌다. 이전까지 미국은 비핵화 대가로 북한에 어떤 경제적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다.

이 신문은 또 다른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은 김 위원장에게 무지개 너머 황금 단지(pot of gold)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보증하기 위해 준비한 것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계획은 한국 외에도 일본과 유럽연합(EU) 등에서 수십억 달러 상당의 현금 분담금 제공 약속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 돈은 북한 사회기반시설과 개발 프로젝트에 사용될 것이라고 WT는 분석했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후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않자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당근' 격으로 북한에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데 따른 준비라는 해석도 나왔다.

과거 미국은 이란에 대해서도 '돈'을 통해 합의를 유도한 적이 있다.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미국은 자국이 주도한 이란 제재로 몰수된 현금 자산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 이상을 가지고 이란 정권이 핵 합의를 하도록 유도하는 데 활용했다. 앞서 미국 의회조사국은 최근 발표한 2차 미·북정상회담 관련 보고서에서 북핵 외교 성과로 김 국무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꼽으면서도 실제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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