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이영애·고현정 출산 '제일병원'의 몰락, 어쩌다가?

김지산 기자 2019. 1. 3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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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종합)

[편집자주] 우리나라 산부인과의 대명사 제일병원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저출산에 무리한 확장경영, 극심한 노사갈등이 제일병원의 몰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경영권을 둘러싼 미래를 통해 저출산의 그늘과 병원 경영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삼성가 출산 도맡았던 제일병원, 왜 몰락했나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1200억원대 부채상환 능력이 핵심 변수
지난해 3월 확장 오픈한 제일병원 건강증진센터. /사진=민승기 기자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이 지난 28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우리나라 최초 산부인과로 설립된 지 56년만이다. 제일병원은 최근까지 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지부가 추천한 인수 희망자와 경영권 이양에 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인수 희망자와 가격 등 조건에서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일병원은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부터 따지는 보통의 법정관리 절차와 다른 방식을 택했다. 채무조정과 매각협상을 병행하는 자율구조조정지원(Autonomous Restructuring Support·ARS) 프로그램이다.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채권이 동결되고 회사의 자산매각도 금지된다. 이후 3개월간 채권자들과 채권조정 협의와 동시에 인수 희망자와 매각협상을 벌인다.

지금까지 드러난 인수후보는 배우 이영애씨를 비롯해 '서울대 두유'를 개발한 이기원 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바이오 업체, 병원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이영애 컨소시엄'이다. 여기에 최근까지 인수 협상을 벌여온 노조 추천 사업자도 미련을 버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 안팎에선 인수가격이 최소 300억원에서 시작할 것으로 본다. 최근 진행된 매각협상에서 언급된 금액이다. 병원에 따르면 노조가 추천한 인수 희망자는 50억원을 재단에 출연하고 250억원을 분할로 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50억원 출연 시 재단 이사 2명과 행정부원장 지명권을 요구했다. 250억원을 분할 대여할 때는 경영권을 포함한 이사회를 통으로 넘길 것을 전제로 깔았다.

이 사실은 지난 18일 이재곤 이사장이 직원들에게 공개한 담화문을 통해 드러났다. 이 이사장은 50억원에 사실상 병원을 인수하겠다는 심산이라며 적어도 300억원을 순수 출연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300억원 대가를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제일병원 직원들은 경영권 양도 논의 과정에서 금액을 추가하기 위해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300억원은 의료진과 일반 직원들의 밀린 임금과 의약품, 사무용품 등 물품 대금을 지급하는 데 필요한 최소 비용이다. 이중 100억원은 직원들과 물품대금 업체들로부터 건강보험급여 가압류를 푸는 데 들어갈 돈이다.

투자은행(IB)들은 2017년말 현재 제일병원의 금융부채를 795억원으로 추산한다. 총자산 1329억원에 차입금의존도 59.84%에서 산출한 금액이다. 같은 시기 총부채 1268억원의 62.7%에 해당한다. 나머지 부채는 체불임금(약 300억원), 물품대금(약 200억원), 4대 보험 미납(약 20억원) 등이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부채를 일거에 해소할 만큼 가격을 제시하면 좋겠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본다"며 "인수 희망자들이 약 60억원 규모 연간 금융비용을 감당하면서 경영에 부담을 주지 않는 부채비율을 유지하는 선에서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채권자와 인수 희망자 간 채무조정도 큰 변수다. 현재 550억여원을 대여해준 우리은행이 최대 채권자다. IB업계 관계자는 "일반적 기업 인수·합병(M&A)처럼 주식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 매도자에게 대가를 지불하는 방식이 아닌, 재단에 출연한 뒤 이사회를 장악하는 구조"라며 "결국 인수후보가 부채비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경쟁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아시아 최대 산부인과가 어쩌다가…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 삼성그룹서 분리 후 저출산·무리한 투자 영향으로 경영난 심화
폐원 위기를 맞은 제일병원 외래센터 모습. /사진=민승기 기자

매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태어난 '첫둥이' 울음소리가 들리던 제일병원이 개원 55년 만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제일병원은 지난해 11월 입원실과 분만실을 폐쇄하고 외래진료까지 중단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병원 사정으로 인해 당분간 정상적인 진료·검사가 불가능하다는 문자메시지를 환자 등에게 발송했다.

제일병원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한 달에 1000여명의 산모가 입원하고 출산하는 아시아 최대 병원이었다. 하지만 저출산에 따른 환자 감소와 경영진의 무리한 투자 등으로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위기를 맞게 됐다.

◇ 반백년의 역사 가진 국내 첫 여성전문병원 =서울 중구 묵정동에 위치한 제일병원은 1963년 문을 연 국내 첫 산부인과 전문 병원이다.

제일병원은 2000년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산부인과 연간 분만 실적이 약 8000여건에 이르는 국내 최고의 여성전문병원이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 3~4세뿐만 아니라 이영애·고현정 씨 등 유명 연예인들도 이곳에서 출산했다.

제일병원 창업자 고(故) 이동희 박사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사촌이다. 이 박사는 사망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제일병원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결국 이 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이후 제일병원은 2005년 삼성그룹 계열 병원에서 분리됐고, 이 박사의 장남인 이재곤 이사장이 병원 운영을 맡았다. 병원 간판도 삼성제일병원에서 제일병원으로 바꿨다.

이때부터 제일병원의 암흑기가 시작됐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 이후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경영난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실제로 1970년대 신생아 수가 100만명에 육박하던 시절과 달리 출산율은 급속도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제일병원 분만건수도 2012년 6808명에서 2017년 4202명으로 급감했다.

한 제일병원 관계자는 "출산율이 저하되면서 외래진료 환자도 2000명에서 1000여명대로 떨어졌다”며 “분만 건수도 매년 줄어들면서 경영이 점차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 경영난 속 무리한 투자, 폐원 위기 초래 =
제일병원의 폐원 위기는 저출산으로 인한 환자 감소 영향도 있지만 이재곤 이사장 등 병원 경영진의 무리한 확장경영 때문이란 지적도 나온다.

제일병원 경영진은 독립 이후 낙후된 병원 건물을 리모델링하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국내 최초로 여성암센터를 설립했으며, 제일의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초의학과 임상연구에 대한 투자도 진행했다.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계식 주차장도 만들었다. 당시 경영진은 노조원들의 종신보험을 들어주는 조건으로 설득했다. 건물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이사장은 1000억원대 담보대출을 받았다.

강춘호 제일병원 참노동조합 위원장은 "삼성그룹에서 분리 전 제일병원의 실질적인 이익은 100억원이 넘기도 했다"면서 "부채가 없던 병원이 경영진의 무리한 투자로 이자 감당도 힘들게 됐다"고 지적했다.

제일병원 경영진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해 초 임금삭감을 추진했다. 그러나 노조가 반발해 2018년 6월 전면 파업에 들어가면서 경영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같은 달 취임한 신임 병원장은 한 달이 못 돼 사퇴했다.

대부분 의료진과 직원도 퇴직한 상태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제일병원에는 약 50명의 산부인과 교수진 등 1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했지만 현재는 450여명만 남아있는 상태다. 특히 부인암 분야 권위자인 김태진 교수와 소경아 교수가 건국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주요 의사들의 이탈도 잇따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이사장은 현재 횡령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이사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병원 증·개축 공사비 명목 등으로 3차례에 걸쳐 1000억원대 담보대출을 받았고 이중 수백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위원장은 "제일병원 증축부터 암병원, 기계식 주차타워 등을 공사한 건설업자는 모두 동일인물"이라며 "정황상 봤을 때 횡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이 이사장이 그 건설업자로부터 사기를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민승기 기자

국내 첫 산부인과 제일병원, 이영애 품에 안기나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 법정관리 신청으로 매각 협상 본격화 예상
배우 이영애가 지난 20일 오전 아들·딸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한 가운데 23일 자정 서울 묵적동 제일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제일병원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배우 이영애와 이기원 서울대학교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 등이 참여한 인수 컨소시엄(이하 이영애 컨소시엄)과의 매각 협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제일병원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재곤 제일병원 이사장은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이영애 컨소시엄과 사전회생계획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애는 2011년 제일병원에서 쌍둥이 자녀를 출산하면서 해당 병원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출산 이후 해당 병원에 기부금 등을 전달하며, 소외계층과 미숙아 치료를 돕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그녀는 최근 제일병원의 사정이 어렵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이재곤 이사장과 경영진들은 법정관리 신청만은 피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일부 투자자들과 병원 이사회 구성권 매각 협상도 진행해왔다. 하지만 투자자와의 협상이 지지부진해지면서 결국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1000억원 가량의 부채를 해소하고 병원을 정상화하기 위해서 더 이상 회생절차를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강춘호 제일병원 참노동조합 위원장은 "경영진 측은 법정관리를 피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결국 협상을 포기하고 더 늦기 전에 회생절차를 밟기로 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영애 컨소시엄은 처음부터 법정관리 신청이 이뤄지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며 "경영진이 법정관리 신청을 한 만큼 해당 컨소시엄과 회생에 필요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법원이 제일병원의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여 회생절차 개시가 결정될 경우 병원 통장 계좌에 가압류로 묶인 약 100억원의 자금이 풀리게 된다. 이를 통해 밀린 임금지급과 의약품 및 의료물품 구입 등을 통해 외래부터 정상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영애 컨소시엄 측도 이 시기에 맞춰 긴급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과 이영애 컨소시엄간의 회생절차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내부 직원들도 '병원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일병원 관계자는 "최근 많은 인력이 빠져나갔지만 아직도 절반 가까운 직원들은 병원을 살려보기 위해 계속 남아있는 상태"라며
"회생신청은 결국 법원이 판단할 문제이지만 제일병원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민승기 기자

"기계식 주차타워는 제일병원 경영실패 상징"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직원들 이구동성 "주차난 불러온 어이없는 투자"
기계식 주차타워. 제일병원 주차난을 불러온 시설물이다./사진=민승기 기자

2016년 1월, 회사에서 조퇴를 하고 서울 중구 제일병원으로 향하던 김서진(45,가명)씨는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병원을 둘러싼 퇴계로46길과 서애로1길이 온통 제일병원으로 향하는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병원 측으로부터 주차 공간이 없으니 인근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주차장을 이용하라는 안내를 들었다. 김씨는 호텔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출산이 임박한 아내를 만나러 병원으로 뛰어갔다. 김씨는 우리나라 대표 산부인과라는 제일병원이 주차 전쟁터라는 사실이 그저 놀라웠다.

제일병원 주차난은 제일병원 경영실패의 상징으로 꼽힌다. 직원들은 이재곤 이사장의 불투명하면서도 무리한 확장경영 실패의 축소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제일의료재단은 기계식 주차시설과 신관신축 공사를 위해 200억원 대출을 받았다. 2014년 새로 지어진 주차장은 한 출입구로 차 한대를 입장시키면 타워 내 차를 끄집어내 내보내는 기계식 타워다. 차들이 쉼 없이 들어가고 나가는 일반적 병원 주차장보다 입·출차 시간이 몇 배 소요된다. 병원 주변 골목을 온통 차들로 들어찬 건 이런 이유에서다.

상식적이지 않은 주차장은 트로스디엔씨라는 건설사가 시공했다. 트로스는 제일병원 주차장뿐 아니라 병원 내 다수 신축공사를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병원 직원들은 이재곤 이사장과 트로스 오너였던 A씨 친분을 그 배경으로 꼽는다. 트로스는 현재 폐업한 상태다.

제일병원 직원들 다수는 병원 내 트로스의 잇단 공사 과정에서 이 이사장과 트로스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의심한다. 그런데 이면 거래가 틀어져 두 사람 사이 금전적 다툼도 있었다고 알려진다. 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 지부는 지난해 이재곤 이사장을 배임·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제일병원 한 관계자는 "어이없는 주차장은 불투명한 투자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이 주차장 때문에 동네 주민과 환자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결국 다수 환자들이 병원을 재방문하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김지산 기자

노사이어 노노갈등까지…첩첩산중 제일병원
[출산 1번지 제일병원의 몰락]직원들도 양분, 서로 향해 비난
지난해 6월 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 지부 조합원들이 이재곤 이사장 일가 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보건의료노조

제일병원은 노동조합은 2개다.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소속 제일병원 지부(이하 제일지부)와 한국노총 참노동조합(이하 참노조)이 공존한다. 많은 복수노조가 그렇듯이 둘 사이는 좋지 않다.

오래된 노조는 제일지부다. 제일지부는 1987년 설립돼 올해로 32년째다. 거의 모든 직원들이 제일지부 소속이었다가 지난 2017년 참노조가 설립된 이후 다수 직원들이 이탈했다. 현재 두 노조 소속 조합원은 각각 190여명, 170여명 정도다.

참노조는 제일지부가 병원 경영을 사사건건 걸고 넘어져 회생 가능성을 꺾었다고 비난한다. 대표적 사례가 병원 내 건강검진센터를 신세계가 인수하려던 계획을 무산시켜버린 일이다.

참노조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 7월 재단 요청으로 건강검진센터를 1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제일병원 경영이 정상화되면 되사는 조건이 딸렸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제일지부는 소공로 신세계 본점을 찾아가 인수 계획을 철회하라며 1인 시위를 벌였다. 신세계 경영 참여가 아닌 데다 너무 싸게 넘긴다는 게 이유였다. 신세계는 결국 계획을 철회했다.

강춘호 참노조 위원장은 "3개월째 직원들 임금이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세계 등장은 단비 같은 소식이었다"며 "그런데 저쪽(제일지부)에서 무산시켜버렸다"고 말했다.

참노조가 제일지부를 불신하는 이유는 또 있다. 법정관리 돌입을 앞두고 이영필 제일지부장이 스스로 법정관리인이 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직원들이 동의하지 않아 좌절됐지만 참노조는 제일지부의 본색이 드러났다고 맹비난한다.

강 위원장은 "법정관리인은 경영 최상부를 말하는데 결국 노조위원장이 이사장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제일지부가 끌어들인 인수참여자가 행정부원장 자리를 달라고 했는데 그 자리를 달라고 한 저의도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제일지부는 참노조를 '어용'이라고 표현한다. 참노조가 이재곤 이사장을 싸고 돈다는 것이다. 법정관리로 가지 않고 인수자에게 경영권을 넘겨야 이 이사장이 물러나는 데 참노조가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수작업이 지연되거나 무산되면 이 이사장 체제가 유지되고 결국 이 이사장 좋은 일만 시킨다는 주장이다.

법정관리인이 되려고 한 시도 역시 이 이사장이 관리인이 되는 걸 막기 위한 시도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비난하는 참노조야말로 이 이사장을 비호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이영필 제일지부장은 "외부인보다는 병원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이 관리인이 돼야 한다"며 "이재곤 이사장을 비롯한 현 이사진, 경영진은 절대 관리인을 해선 안되기 때문에 직원 대표인 노조위원장이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노갈등은 직원들 목소리를 분산시키고 경영상 중요 의사결정을 지연시키는 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법정관리 중 매각을 병행하는 제일병원 특성상 직원들의 사분오열이 인수후보자의 인수 의지를 꺾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의료업계 관계자는 "병원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업무 특수성 때문에 노조 협조 없이는 제대로 된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복수노조가 서로를 향해 반대 목소리를 내면 인수 작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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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산 기자 san@mt.co.kr, 민승기 기자 a1382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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