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인수 전격 추진

강계만,이승윤 입력 2019. 1. 30. 23:57 수정 2019. 1. 31.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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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과 인수협의 진행
압도적 글로벌 1위 굳히기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전격 추진하고 나섰다. 한국 조선 '빅3' 과열 경쟁체제를 종식시키고 중장기적으로 '빅2'로 재편하기 위한 민간 주도 구조조정 수순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업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타진하고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보유 지분가치는 현재 주가 기준 2조1500억원에 달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방식은 산업은행과의 '주식 맞교환' 형태로 이뤄진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현대중공업지주의 주식과 맞바꾸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최대 주주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으로 전체 지분의 약 25.8%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해 산업은행과 협의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31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안건에 대해 논의하고 공적자금 회수 규모를 검토한다.

현대중공업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의 한국 조선 빅3 출혈경쟁 체제로는 지속가능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산업은행도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현대오일뱅크 보유 지분 19.9%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1조8000억원의 인수·합병(M&A) 실탄을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압도적인 글로벌 1위 조선사로 거듭나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현대중공업 수주 잔량은 1145만CGT(표준화물환산톤수)로 1위, 대우조선해양은 584만CGT로 2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두 회사 수주 잔량을 더하면 1698만CGT로 3위인 일본 이마바리(525만CGT)를 두 배 이상 웃돌게 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완전히 겹치는 방산 부문을 하나로 줄이는 효율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저가 수주가 불가피했던 상선 부문 공급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 특히 두 회사가 전 세계 수주를 싹쓸이하고 있는 고부가 LNG운반선 분야에서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입장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실질적으로 유리할지는 치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두 회사 모두 강성 노조가 자리 잡고 있기에 M&A 과정에서 상당한 출혈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국내 조선업계 1위와 2위 업체의 인수가 진행되면 독과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만 조선업계 공급 과잉에 따라 빅2 체제 개편 목소리는 계속 제기됐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1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과의 경쟁 등을 고려할 때 빅2 체제로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계만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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