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할당제 왜 하나" 민주당에 불만 쏟아낸 이남자들

윤성민 2019. 1. 3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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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창원, 국회서 청년층과 간담회
"3D 직업은 왜 할당제 안 하나"
"여성폭력방지법도 남성 역차별"
"여성·기성세대·정치권 우릴 배척"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각종 통계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가장 부정적인 그룹은 20대 남성이다. 리얼미터의 지난달 17일 조사를 보면 20대 남성의 문 대통령 지지율은 29.4%로 가장 낮다. ‘이남자’라는 별칭까지 생긴 이들 사이에선 “‘페미니즘 대통령’ 때문에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의 표창원 의원이 30일 간담회를 열었다. ‘국회에서 20대 남성들의 이야기를 듣겠습니다’는 타이틀이다. ‘이남자’를 지지층으로 다시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간담회에 참석한 20대 남성 20~30명은 정부·여당의 여성 정책, 특히 여성할당제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여성가족부는 2019년도 업무계획을 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여성 고위관리직 목표제를 언급했는데, 이 제도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이러니 ‘페미당’(페미니즘 정당) 소리를 듣는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2013년 미국 미시건대에서 노르웨이를 사례로 연구한 결과가 있다.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기업에 오히려 손실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부작용을 검토하지 않고 유리한 자료만 취사선택해서 여성할당제를 적용하려는 것 아닌가.”

▶“교육 등 차별적 혜택을 주는 것은 여성을 약하게 만든다. 여성할당제를 통해 (할당제를 통하지 않은) 능력 있는 여성은 또 차별을 받는다.”

▶“남성이 다수인 3D 직업은 할당제를 안 하는데 왜 고위직에만 할당제를 하는가.”

표 의원은 “여가부의 정책 제안”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등 경제 부처와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여성폭력방지 기본법과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이 발의한 가정폭력범죄 특례법도 타깃이 됐다. 남성을 잠재적 가해자로 본다는 점(여성폭력방지 기본법)과, 여성이 악용할 수 있다는 점(가정폭력범죄 특례법) 등이 지적됐다. 한 20대 남성은 “젠더 폭력을 다루는 법이라면 왜 피해자를 여성으로만 한정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가정폭력범죄 특례법에 대해선 “공권력이 사적인 보복을 위해 쓰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논란이 인 최근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가해자에게 1심에서 징역 6개월형이 내려진 ‘곰탕집 성추행 사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 ‘박진성 시인 성추행 사건’ 등을 거론하며 “피해자 증언만으로 성추행이 인정되다 보니 남성들은 무력감을 느낀다”, “성범죄 무고죄 처벌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한 참석자는 “여성 차별은 기성세대가 했는데 우리가 왜 똥을 치워야 하느냐. 차별은 어머니 세대가 받았는데 현 정부는 그 차별받은 고통을 20대 여성에게 보상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20대 남성들이 억울하게 역차별을 받다는 얘기다. 부모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에서는 성차별이 심각하지 않은데도, 최근 정책과 법은 여성에게 과하게 혜택을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 남성은 “현재 20대 남성은 완전히 고립됐다. 여성에게 배척당하고, 기성세대로부터 배척당하고, 정치권에 배척받았다”고 강조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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