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주부들의 우렁각시, 설 한상차림.."휘어지는 상다리 배달왔네"(종합)

조목인 입력 2019.01.3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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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라운드키친7 명철 상차림세트 1호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최신혜 기자] #주부 김미숙(65)씨는 설을 맞아 딸과 사위, 손녀와 함께 집에서 저녁식사를 할 계획이다. 김 씨는 오랜만에 방문하는 가족들을 위해 설 상을 차리고 싶지만 지난해의 악몽이 떠오른다. 작년 추석 당시 찜갈비와 동태전, 잡채 등 7~8가지 음식을 하다가 그만 병이 나고 만 것. 올해는 딸의 추천을 받아 백화점의 설 한상차림 서비스로 명절 음식을 배달해 먹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떨어져있던 가족들과 재회도 좋지만 명절 연휴기간 내내 식구들과 친지들의 식사를 준비할 생각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가족들과 상의해 아예 상차림을 배달시키기로 하니 이제 명절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이면서 새내기 주부인 이나라(35)씨는 설을 앞두고 음식 마련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평소 맞벌이 부부인 탓에 배달음식을 주로 시켜먹어 명절 음식을 준비할 시간도, 능력도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이 씨는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한 반찬 사이트에서 차례음식을 원하는 기간 배송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매번 명절 때마다 즐겨 먹던 음식 다섯 종을 7만원대에 주문하기로 결심했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주부들을 대신해 줄 유통업체의 가정간편식(HMR) 설 한상차림 서비스 경쟁이 치열하다. 주요 백화점을 비롯해 식품업체, 홈쇼핑은 물론 호텔까지 너도나도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고객 유인에 나서고 있다. 나물이나 전 등의 대표적 명절 음식은 물론 한우 불고기에서부터 전복, 버섯전골, 샤브샤브에 이르기까지 손이 많이가는 음식을 통째로 배달해주는 서비스까지 나왔다. 1인가구 및 맞벌이가구 증가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는 HMR이 명절기간 주부들의 설 음식 준비와 차례상 차림의 번거로움을 덜어주는 1등 공신으로 변하고 있는 것.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명절기간 간편한 상차림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한상차림' 서비스를 준비했다. 대표적인 메뉴는 '라운드키친7 명철 상차림세트' 1호와 2호. 완자전, 깻잎전 등 7가지 전과 5가지 나물, 소갈비찜, 나박김치, 소고기무국 등으로 구성된 1호는 5~6인이 먹어도 거뜬한 양으로 가격은 24만6000원이다. 상차림세트 2호는 같은 구성에 양을 줄여 2~3인용으로 구성했다. 가격은 16만원. 라운드키친7 한상차림 세트는 지난해 설에 처음 선보여 500세트가 주문됐다. 이어 추석에는 주문건이 10%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아직 명절 시작 전이지만 지난해보다 주문이 많다"면서 "직접 요리하는 것보다 20% 정도 비용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마이셰프 전통 상차림 세트'

신세계백화점은 '마이셰프 전통 상차림 세트'를 14만9000원에 내놨다. 한우와 전복, 새우무침, 능이버슷 모듬전골, 새우선, 훈제오리 무쌈 등 일품요리로 구성되며 4~6인 가족의 한끼 식사로 충분한 양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 주문하면 전국 배송이 가능하다. 신세계 백화점의 설 선물세트 중 가정간편식 상품의 매출은 지난해 설 대비 24% 신장했다. 현대백화점은 한우 소불고기와 양구펀치볼 시래기밥, 육개장 등 10종으로 구성된 '원테이블 가정식사 세트'를 8만3900원에, 떡갈비, 모짜렐라김치, 서울만두 등 7종으로 이뤄진 '원테이블 명절간식세트'를 8만8800원에 내놨다. 원테이블 선물세트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40% 이상 늘었다.


식품, 호텔업계도 발빠르게 주부들의 편의를 돕는 설 음식 한상차림을 준비했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신선 가정간편식 온라인몰 더반찬은 25만원짜리 '프리미엄 차례상'을 선보였다. 수제 모듬전, 갈비찜, 잡채, 소고기뭇국, 명절나물 등 총 24종의 제수 음식들이 4~5인 기준으로 풍성하게 구성됐다. 명절한정 '시그니처 세트'는 싱글족 세트 2만5400원부터 대가족 세트 7만3100원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수제 모듬전, LA갈비, 갈비찜, 잡채 등 명절 대표음식들을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기획세트다.


더반찬 '프리미엄 차례상'

동원 더반찬 관계자는 "프리미엄 차례상은 첫 선을 보인 지난해 추석 완판을 기록했으며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만족도가 높아 이번 설 시즌에는 준비 물량을 2배 이상 늘렸다"고 설명했다.


홈쇼핑들은 명절 맞춤형 간편식 제품으로 주부들을 공략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명절 연휴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정간편식 방송을 확대했다. 손이 많이 가는 양념육과 국 종류를 대거 준비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요석궁 경부 최부자 반가 한정식 갈비탕(10팩, 6만9900원)'은 27일 방송에서 6000세트 가까이 판매됐다. 롯데홈쇼핑의 '하이랜드 LA갈비 원육세트(7만원)는 방송 3회동안 14억원의 주문금액을 기록했다. 26일 방송에서는 80분동안 1만2000세트가 팔렸다.


호텔들도 가세했다.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 호텔은 업계 최초로 명절 한상차림을 마련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명절 음식 케이터링' 서비스인 '명절 투 고'를 선보인 것. 가격은 18만원(세금 포함)이다. 명절 투 고는 오미산적, 깻잎전, 새우 튀김 등 총 11가지 메뉴로 구성돼있으며 성인 10명이 즐기기 좋은 양이다.


유통업계 관게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제수음식과 반찬의 단품위주였던 간편식 설 음식이 한상차림, 차례상세트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라면서 "여기에 유통업계의 배송서비스 강화 등이 더해지면서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고객들의 시간과 비용이 크게 절약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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