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때려요" 아이 글 부친에 넘긴 日당국..결국 주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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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교육당국이 가정폭력 피해를 알린 10살 여자아이의 글을 가해자인 부친에게 통째로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미아 양은 지난달 초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지만, 학교와 교육 당국은 부친에게서 당분간 학교를 쉬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이유로 주목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아 양이 과거 설문지에 부친의 학대 사실을 적으며 도움을 청했지만, 교육 당국이 오히려 설문지를 가해자인 부친에게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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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어떻게 안될까요" 글로 호소했지만, 부친 고소 위협에 복사해줘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교육당국이 가정폭력 피해를 알린 10살 여자아이의 글을 가해자인 부친에게 통째로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여자아이는 아버지로부터 계속 폭행을 당한 끝에 결국 숨졌고, 교육 당국의 잘못된 대처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지바(千葉)현 거주 미아(여·10) 양은 부친(41)으로부터 학대를 받은 끝에 지난달 24일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고, 경찰은 부친을 체포했다.
미아 양의 온몸에서는 멍 자국이 발견됐고, 경찰 조사 결과 부친이 상습적인 폭행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망 당일 부친은 오전부터 가정교육을 시킨다며 미아 양을 세워놓고 폭행을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숨지기 직전에는 억지로 찬물로 샤워를 시키기도 했다.
미아 양의 억울한 죽음에 일본 사회가 특히 안타까워하는 것은 미아 양이 학대를 당한 정황이 여러 차례 드러났는데도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아 양과 부친이 이전에 살았던 오키나와(沖繩)의 기초지자체는 2017년 8월 친척으로부터 부친이 미아 양을 협박하고 있다고 신고를 받았지만, 부친과 연락이 닿지 않자 협박이 학대에 해당하는지 애매하다는 이유로 격리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았다.
미아 양은 지난달 초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지만, 학교와 교육 당국은 부친에게서 당분간 학교를 쉬겠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이유로 주목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미아 양이 과거 설문지에 부친의 학대 사실을 적으며 도움을 청했지만, 교육 당국이 오히려 설문지를 가해자인 부친에게 넘겨준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미아 양은 2017년 11월 학교에서 실시한 '집단 괴롭힘 설문조사'에 "아버지에게서 폭행을 당하고 있습니다. 밤 중에 일으켜 세워서 발로 차거나 손으로 때리거나 합니다. 선생님 어떻게 안될까요"라고 도움을 청했다.
이에 지역 아동상담소는 부친의 폭력을 우려해 미아 양을 부친에게서 떨어트려 놓는 '일시보호'를 했지만 한달 후 위험도가 떨어졌다고 판단해 미아 양을 다시 부친에게 돌려보냈다.
미아 양이 돌아오자 부친은 학교와 지역 교육위원회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항의하며 설문지를 보여달라고 했고, 학교와 교육위원회는 설문지를 그대로 복사해서 부친에게 넘겼다.
설문지에는 "비밀을 지켜줄테니 솔직히 답해주세요"고 쓰여 있었고, 이에 용기를 낸 미아 양이 학대 피해 사실을 고백했지만 고백 내용이 그대로 가해자인 부친에게 넘겨진 것이다.
시민단체인 아동학대방지협회의 쓰자키 데쓰로 이사장은 "학대에 대한 대응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학대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가 아이를 지키지 않고 자신들을 지키려고만 한 것은 최악의 대응이다"고 비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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